『한라생태숲』 수북하게 쌓인 낙엽 위로 불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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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쪼개진 커다란 바위틈으로 뿌리를 내리고 그 위로 줄기를 뻗어낸 나무들이 떨어뜨린 낙엽들이 바위 위에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그 틈에서 간혹 모습을 드러내는 키 작은 상록식물들이 마치 이불을 덮고 있는 것 같군요.
그런데 가까이서 낙엽 위를 바라보면 높이가 10cm도 되어 보이지 않는 작은 식물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자금우’입니다.
자금우는 높이 15-20cm로 자라는 상록활엽관목입니다. 줄기가 옆으로 기면서 자라지요. 땅속줄기 끝이 지상으로 올라와서 지상경이 되고, 땅속줄기에 뿌리가 내립니다. 꽃은 암수한꽃으로 6월에 피어나지요. 잎겨드랑이에 2-3개의 흰 꽃이 매달려 밑을 향해 피는 모습이 아주 어여쁩니다. 열매는 9월 이후 빨갛게 익는데, 다음해 꽃이 필 때까지 매달려 있기도 합니다.
얼핏 보아서 빨간 자루 끝에 동그랗게 맺힌 것이 열매인 것처럼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서보니 빨간 포 안쪽에서 녹색 열매가 동그랗게 부풀어 오르고 있더군요. 보통 이 시기에는 빨갛게 익은 열매가 매달려있기 마련인데 이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근처에 빨갛게 익은 열매를 매달고 있는 나무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힘에 겨웠는지 수북하게 쌓인 낙엽 위로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더군요. 그럼에도 빨갛게 반짝이는 열매가 인상적입니다.
올봄에는 이 주변에서 꽃과 함께 빨갛게 매달린 열매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 위로 불쑥 고개 내민 자금우가 곱습니다. |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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