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새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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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새머루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20.01.1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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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새머루

 

고려시대 지어진 작자 미상(未詳)의 가요가 있다.

 

<청산별곡(靑山別曲)>이다.

청산별곡(靑山別曲)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이하 생략)

 

가요를 현대식으로 풀이를 해 보면 다음과 같이 풀이를 할 수 있다.

 

[살겠노라 살겠노라 청산에서 살겠노라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서 살겠노라]

산과 들에 지천으로 쌓인 머루랑 다래를 먹으면서 맘 편히 살고 싶어 하던 서민들의 애환을 그린 고려시대 가요의 한 구절이다.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현포리와 평리에 전해져 내려오는 「머루와 지네 이야기」 가 있다.

이야기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옛날 평리 어느 곳에 가난한 부부와 젖먹이 아들이 살고 있었다.

가을이 되면 아내는 산에 올라가서 머루를 따다가 그것을 팔아서 끼니를 잇고 살았다.

하루는 젖먹이 아들을 데리고 높은 곳으로 머루를 따러 갔는데 길옆에 큰 지네가 누워 있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네를 밟고 말았다.

깜짝 놀란 지네는 여인을 물어 버렸고 여인은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젖먹이 아들은 배가 고파 울어 대었다.

한편 바다에 고기잡이 갔다가 돌아온 남편은 고단해서 깜빡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아내의 목소리를 듣고 허둥지둥 산으로 올라가 보니 길옆에는 지네가 누워있고 그 옆에는 아내가 이미 싸늘하게 누워 있었다.

그리고 젖먹이 아들은 죽은 엄마의 젖을 빨다가 죽어 있었다.

남편은 아내와 아들을 잃고 자신도 바닷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결국 지네 때문에 몰살당한 일가족의 불행을 이야기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에게 큰 피해를 입히면 사람도 해를 당한다고 했는데 「머루와 지네 이야기」에서는 모르고 밟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지네가 직, 간접적으로 그 식구를 다 죽인다는 것이다.

울릉도에는 다른 지역보다 지네의 피해가 많아서인지 지네와 관련된 이야기가 여러 편 전해 온다.

이 이야기는 1971년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현포리 평리의 박전희에게서 채록한 내용을 2007년 울릉군지편찬위원회에서 편찬한 『울릉군지』에 수록되어 있다.[참고문헌, 『울릉군지』(울릉군지편찬위원회, 2007)]

 

머루는 예부터 먹을 것이 부족한 서민들이 즐겨 따먹었던 열매중 하나다.

그래서 고려가요에도 나오고 지역 설화도 나온다.

산과 들에 지천으로 열리는 열매중 하나인 머루가 일상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주고 먹을거리가 되어 주었다는 것은 우리조상들에게 산과 들이 주는 축복인 셈이다.

머루는 포도과에 속하는 식물로 개머루속, 거지덩굴속, 담쟁이덩굴속, 포도속등 4개의 속으로 나뉘는데 이중에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인 머루들은 포도속에 속하거나 개머루속에 속하는 머루들이다.

포도속에는 까마귀머루, 청까마귀머루, 머루, 섬머루, 새머루, 왕머루, 포도가 속하고 개머루속에는 개머루, 가새잎개머루, 털개머루가 속한다.

 

새머루.

새머루는 포도과 포도속의 덩굴성 낙엽 활엽 만경목이다.

머루를 닮았으나 머루보다 못하다고 하여 새머루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 산포도, 조왜자(鳥娃子)라고도 부른다.

 

습한 땅이나 마른 땅 모두에서 잘 자라는데 제주도에서는 해안가에서 잘 자란다.

꽃은 암수가 딴꽃으로 연한황록색 꽃이 6월초에 원뿔모양의 꽃차례로 핀다.

꽃대에서 덩굴손이 자라서 다른 물체를 감아서 몸을 지탱한다.

 

잎은 덩굴손과 마주나기를 하고 달걀모양과 삼각형모양인 원형으로 잎 주맥에는 갈색 털이 나 있고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드문드문 나있다.

어린 줄기에는 털이 없으나 전년도에 자란 줄기에는 털이 있으며 3m ~ 5m 정도로 줄기가 길게 자란다.

열매는 익으면 검은색을 띄고 둥그런 모양이며 가을철에 익는다.

열매는 생식을 하거나 술을 담가서 먹기도 한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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