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자연의 역사에 민속의 역사가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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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자연의 역사에 민속의 역사가 함께 하고 있다.."
  • 고현준
  • 승인 2020.01.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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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제돌이 바다로 돌려보낸 노정래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장에게 듣는 새해 설계
노정래 제주도민속사박물관장은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낸 장본인이다

 

 

"제주도에는 우리나라 다른 지역보다 맹금류가 많습니다. 4면이 바다로 된 제주도에 먹이 자원이 많아서입니다. 또한 먹이 사슬이 안정화 되어 있어서 먹이 사슬의 최상위 층에 있는 맹금류가 많습니다. 이런 측면을 담아서 제주도 전역에 서식하고 있는 맹금류에 대해서 편찬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수년전 제주바다로 다시 돌아간 귀여운 남방돌고래 ‘제돌이’를 기억하고 있다.

당시 이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낸 장본인이 노정래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장이다.

노 관장이 서울대공원 서울동물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 서울시(시장 박원순)의 결정에 따라 그의 주도로 불법포획된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게 된 것이다.

당시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는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던 큰 환경이슈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생태전문가인 그가 지난 해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장으로 오게 되면서 제주도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다.

특히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의 발전방향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해를 맞아 제주도 환경문제와 함께 그가 추진하는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의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노정래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장

 

다음은 노정래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에 대한 제주도민이나 관광객들의 관심과 사랑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제주를 찾는 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 박물관은 제주도의 탄생, 민속, 자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축소판입니다. 사회교육프로그램, 특별전시회를 통해 제주의 가치를 한껏 끌어 올리고 있어서 이 의미를 알아줘 많은 분들이 발걸음을 하는 것으로 봅니다.

우리 박물관을 찾는 사람 중에 도민은 20%, 관광객은 80%에 이릅니다. 특히 관광객에게 인기가 있는 곳 중 한 곳입니다. 제주도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우리 박물관에 발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도심에 자리잡고 있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점 또한 장점이라고 봅니다.”

 

-다른 박물관과 차별화되거나 소개하고 싶은 특별한 공간이나 내용이 있다면..

“첫째 다른 박물관들은 귀족이나 왕을 중심으로 전시 되어 있으나 우리 박물관은 서민의 삶을 소개 해 놨습니다. 그래서 더 정겹고 친근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이런 점이 다른 박물관과 크게 다른 점입니다.

둘째 해양생물 부분입니다. 제주도는 4면이 바다입니다. 제주도 주위에서 서식하고 있는 생물들을 전시해 놨습니다. 이렇게 큰 해양동물이 살고 있다는 것에 놀랄 것입니다. 또한 갯벌보다 암반 조간대에 서식하는 생물의 종이 훨씬 많다는 것을 전시장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암반 조간대에 서식하는 해양 생물의 표본을 실물처럼 해 놨습니다. 영상으로도 설명을 곁들여 놔 한층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해양관에 한 번 와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2019년에 전체 리모델링을 해 놔 아직 따끈따끈합니다.

셋째 지질 전시실은 제주도 탄생을 쉽고 재미있게 꾸며 놓았습니다. 지질 전시실로만 본다면, 제주도를 여행 왔을 때 첫 번째로 방문해야 할 곳이기도 합니다. 도내 학생들은 우리 지역에 대해 깊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장소입니다.

박물관에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설문조사를 해 보니 육지 관광객은 보통 1회(73%), 2회(14%), 3회(9%)를 방문한 반면에 도민은 1회 21%, 2회 15%, 3회 23%, 5회 이상이 37%나 됩니다. 육지 관광객은 우리 박물관을 적어도 1-2번씩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우리 박물관에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오면 두 세 번씩은 다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말하자면 우리 박물관이 그 만큼 가치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결과에서 보듯이 도민은 우리 박물관을 사랑방처럼 자주 찾고 있습니다. 문턱을 더 낮춰 더 자주 올 수 있게 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전체적으로 요약하자면, 제주의 가치를 잘 알 수 있는 곳이 우리 박물관이고 전시뿐만 아니라 사회교육 프로그램에 다 담겨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비전을 ‘제주다움의 가치를 키우는 박물관 문화 조성’으로 정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민속 부분에서는 거칠고 순탄치 못한 자연환경을 극복한 제주도 조상의 지혜와 슬기 측면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자연사에서도 제주도에 어떤 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지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 종이 서식하게 된 이유도 곁들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매년 지속되고 있는 특별전시에서 제주다운 것을 하나하나 전시하고 있습니다. 생애 주기별로 참여할 수 있게 프로그램화 되어 있습니다. 이 사회교육 프로그램에서도 제주도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을 주제로 강의와 참여 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전시관이 좁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앞으로 확장 등 다른 계획은 세우고 있는 지요..

“ 박물관이 공원지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건축법상 더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전시관 확장보다 전시의 질을 높이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 전시 설명 판을 전면 교체할 계획입니다. 누구든지 설명 판의 내용만 읽어도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돌아 갈 정도로 세세히 또 깊은 내용을 담을 예정입니다. ”

 

-얼마전 제주도 곤충총서를 발간하셨는데.. 제주환경이나 생태관련 연구에 대한 성과물이나 추진방향에 대해..

“올해는 제주도의 맹금류에 대해서 책을 출판할 예정입니다. 제주도에는 우리나라 다른 지역보다 맹금류가 많습니다. 4면이 바다로 된 제주도에 먹이 자원이 많아서입니다. 또한 먹이 사슬이 안정화 되어 있어서 먹이 사슬의 최상위 층에 있는 맹금류가 많습니다. 이런 측면을 담아서 제주도 전역에 서식하고 있는 맹금류에 대해서 편찬할 예정입니다.

또한 자연사 전시에서 단순히 종을 소개하는 차원을 뛰어 넘어 진화, 공진화, 공생 측면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제주도 자연환경 보전에 대한 메시지도 곳곳에 녹여 낼 예정입니다.”

 

-인력충원 등 조직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박물관 규모나 업무로 보면 현재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박물관은 자료의 수집, 소장, 전시, 교육과 연구의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학예사는 1인이 세 사람 또는 네 사람 몫을 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기 일을 잘 해 내고 있습니다. 인력 부족으로 직원들이 좀 힘겨운 실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독특한 자연환경으로 다양한 식물의 종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런 종들도 발굴해서 알리고 보전해야 합니다. 우리 박물관에 식물전공 학예사라도 충원 되면 박물관의 가치는 물론 제주도의 가치까지 올려놓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장으로 재직하시는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일이나 새해에 구상하는 업무가 있다면..

“우리 박물관은 지난 1984년에 개관 됐습니다. 개관한지 36년이나 됐습니다. 아파트도 30년이 지나면 재건축을 합니다. 우리 박물관도 재건축을 하든 변화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전시장 개선과 리모델링은 쉽지가 않습니다. 올해 발전방안에 대한 용역을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용역 결과에 따라 리모델링 예산이 책정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민속 자연사 박물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자연사 속에 민속이 녹아 있게 하고 싶습니다. 제주도는 독특한 자연환경일 뿐만 아니라 자연의 역사에 민속의 역사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독특한 자연환경과 문화가 있어서 단순히 자연환경만을 다룰 순 없습니다.

제비와 초가집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제비는 초가집에 집을 짓고 삽니다. 적당한 온도가 유지되니 제비가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먹이 자원이 많으니 제비 개체수가 많습니다. 자연사 전시실에 제비를 등장 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초가집과 관계된  지혜도 함께 나오게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곳을 아시아 최고의 자연사박물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만들 자신도 있습니다.

또한 박물관 업무를 큰 틀에서 변화를 주려 합니다. 기존에는 운영자 중심으로 운영 되었으나 앞으로는 이용자 중심으로 바꾸려 합니다. 이슬비에 옷이 젖듯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줄 것입니다. 올해도 업무를 다양하게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사랑의 고백’ 코너를 새롭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박물관에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문턱을 낮춰 자주 찾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첫 단추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글을 남기는 공간을 마련해 놓고. 고백하는 글을 써서 직접 사랑의 트리에 걸어 주면 그것을 잠시 전시합니다.

그 후 수장고에 보관한 후에 2년 후에 다시 전시합니다. 인연이 이어지도록 2년 후에 다시 전시하는 것입니다. 이 때 다시 박물관을 찾아 와 사랑을 확인하게 하는 의미도 있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훗날 가족끼리 다시 추억을 찾는 곳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

그 외에 관람환경 개선도 할 계획입니다. 설명판이 전면 교체됩니다. 이동 동선도 일원화 시켜서 관람시 혼란 스럽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차장에서 본관까지 오는데 이동 숲길을 만들 것입니다. 진입로 수목을 제주도 환경에 맞는 수목으로 교체합니다. 사계절 볼 수 있는 꽃밭도 조성될 것입니다. 작은 것부터 바꿔 관람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았을 때 가장 잘 즐기는 방법에 대해..

“민속 전시는 우리 제주도 조상의 지혜와 슬기 측면에서 봐 주면 좋겠고. 과거의 삶 속에서 얼마나 지혜가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자연사 전시에서는 제주도 자연환경과 연관 시켜 봐 주면 좋겠습니다. 제주도 탄생이라든지, 제주도에 서식하는 동, 식물과 해양생물이 많습니다. 말하자면 제주도 생물다양성의 풍부함을 봐 주면 좋겠습니다. 하나 더 바란다면 이런 환경을 잘 보호하자는 마음이 싹 터서 돌아가길 기대해 봅니다”

 

-지난해 ‘광해 제주에 유배 오다’라는 기획전시가 있었습니다, 관람인원 등 성과를 설명해 주시고, 올해 준비한 특별 전시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광해 제주에 유배 오다는 관람객의 반응이 좋아 연장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에 온 관람객의 숫자를 따로 집게하진 않았지만 2019년 총 입장객은 390만 명 이었습니다. 월요일에 휴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습니다.

올해 특별전으로 ‘광어 이야기’, ‘제주도 돌 이야기’, ‘2019년 기증 자료 특별전’이 준비되어 있고 육지 동물원에 소장하고 있는 박제를 가져와 백두대간 멸종위기종을 전시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문제는 예산입니다. 아직 백두대간 멸종위기 종 전시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며 올해 예산이 없어서 전시가 어려울 경우 내년에 전시회를 하려고 합니다. 동물원이 없는 우리 제주도에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해를 맞아 제주도민과 박물관을 찾는 분들에게 당부하시는 말씀..

“박물관은 단순히 관람하는 곳만이 아닙니다. 전시물을 보고, 교육을 받는 곳이면서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휴식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박물관 문턱이 높지 않습니다. 공연도 있고, 감물들이기 체험 같은 프로그램도 있고, 보물섬 제주도 탐방 프로그램도 있고, 명절, 동지 등의 날에 민속 행사도 있습니다.

옆집 사랑방에 놀러 가듯 자주 찾아오시면 좋겠습니다. 도민이나 관광오시는 모든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박물관 전시물을 보고, 사회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제주도 조상의 제혜와 슬기를 이어 받아 생활에 활용했으면 좋겠고. 제주도 자연환경의 우수성을 알고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보전하려는 마음이 싹텄으면 좋겠습니다. ”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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