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하얀 암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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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하얀 암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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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1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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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하얀 암석원

       
       

 

아직 바위와 나뭇가지마다 쌓인 눈이 녹지 않았습니다.

해가 미처 고개를 내밀지 못하여 하늘이 온통 회색빛일 때 암석원엔 어두운 바위와 하얀 눈이 대비되어 묘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가끔 연못가에 내려앉은 작은 새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이와 함께 잔잔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 소리가 적막하게 느껴지는 암석원을 에워쌌지요.

 

그렇지만 공기가 그리 싸늘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숲 가장자리 바위 곁에서 사르륵 쌓인 눈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았더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열매가 히죽 웃고 있더군요.

 

 

빨간 얼굴에 주근깨가 있는 백량금 열매가 바닥에 쌓인 하얀 빛을 받아치며 반짝입니다.

 

 

아직 사방이 하얗지만 기온이 슬금슬금 오르며 높은 나뭇가지에 쌓였던 눈 더미가 첨벙하고 물속으로 다이빙을 합니다.

조금씩 조금씩 나무들이 꼭대기부터 눈을 털어내기 시작하더군요.

 

 

연못 가장자리에는 노루 발자국이 어지러웠습니다.

 

 

노루발자국이 멈춘 곳에선 쌓인 눈 더미 사이로 드문드문 뻗어 나온 녹색 잎들이 보였지요.

 

 

노루들이 눈을 헤치고 녹색 잎을 뜯어먹은 것입니다.

그런데 노루들은 습관적으로 저 장소를 찾은 것일까요?

아니면 쌓인 눈 속에 먹이가 있음을 직감한 것일까요?

풀 주변에는 노루 발자국과 배설물의 흔적이 낭자합니다.

 

 

그러고 보니 암석원 가운데쯤 서있는 구상나무 밑에는 눈이 쌓이지 않았더군요.

그 주변에는 새발자국이 어지러웠습니다.

간밤에 저곳은 동물들의 아늑한 은신처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쌓인 눈이 스르르 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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