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향민화합,만사여의 ..신효동 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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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향민화합,만사여의 ..신효동 포제단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0.02.0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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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가 '향회재현마을'로 지정하여 포제를 중요민속으로 인정

신효동 포제단

 

소재지 : 서귀포시 신효동 산 1번지 일대 월라봉 동쪽 봉우리
유형 ; 민속신앙(포제단)
시대 ; 조선~

 


신효동 포제단은 월라봉 동쪽 봉우리 조금 아래쪽에 있다. 지번상으로는 산 1번지에 해당한다. 비석돌 형태로 다듬은 돌을 장방형으로 쌓아 제단을 만들었다. 제를 지낸 후에는 제단 위에 새(띠)를 베어 덮어 둔다.

제단 앞과 옆에 다듬은 작은 돌들이 군데군데 놓여 있다. 이는 제관이 서는 위치와 준소(술항아리 놓는 곳), 관세위(손 씻는 곳), 망료위(축문 등을 태우는 곳) 등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울타리는 따로 두르지 않았다.

제단 앞쪽은 조금 경사가 있으나 비교적 넓은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감귤박물관 건물 옆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어 포제단 앞까지 나무 계단이 놓여 있다. 매년 마을제를 지내는 곳이어서 이곳을 '포제동산'이라 부른다.


신효마을의 포제가 언제부터 행해졌는지는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으나 향리 노인들의 구전에 의하면 조선후기 1800년경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정원 초 정해일(丁亥日) 자시(子時)에 제를 지낸다.

포제에서 바라는 내용은 축문을 통해서 알아보면 掃彼驅災(재해를 당하지 않게 함) 萬福咸臻(만복을 가져다줌) 鄕民和合(마을 사람들이 화합함) 萬事如意(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짐) 所願成就(소원이 모두 이루어짐) 등이다.


일제치하에서는 폐습이라 하여 금지했기 때문에 몰래 숨어서 지낸 적도 있고 해방 이후에도 관에서 미신이라 하여 금지한 적이 있어 지내지 못한 해가 있었으나 거르지 않고 지속하려고 노력하였다.


포제를 행하기 위해서는 포제향회를 개최하여 제관, 제물, 제청을 마련하고 제사 준비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의논하고 정한다. 우선 마을 향장(구장, 이장, 마을회장)이 포제향회 날짜를 정하여 마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향사(마을회관)에 모여 성씨별로 제관을 정하고 필요한 경비를 산출하고 제청을 정한다.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예전에는 집집마다 곡물로 정해진 양을 바쳤으나 최근에는 동민의 자율적인 찬조금, 희사금, 마을회 기금, 지원금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런 사항들이 결정되면 제관, 제물 등을 정한 '포제단자'라는 문서를 작성한다. 1996년의 포제단자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單子
稻米 三斗(논에서 난 쌀 3되)
粱米 三斗(기장쌀 3되)
麥米 三斗(보리쌀 3되)
稷米 三斗(기장쌀 3되)
鹿脯 三珽(말린 사슴고기 3정)
鹿해 三珽(절인 사슴고기 3정)
魚潚 三尾(바닷고기 3마리)
魚해 三尾(절인바닷고기 3마리)
靑菹 一皿(푸른채소절임 1그릇)

芹菹 一皿(미나리절임 1그릇)
五果 一器(다섯가지과일 1그릇)
荊鹽 三合(형염 3합)
醴酒 一桶(단술 1통)
幣帛 一疋(폐백 1필)
眞香 三合(향나무 3합)
白蠟燭 一封(백랍초 1봉지)
祝紙 一張(축문 쓸 종이 1장)
黃筆 一柄(작은붓 1자루)
眞墨 一丁(먹 1자루)
犧牲 一首(제사에 쓸 동물 1마리)

丙子正月吉日
新孝洞 마을會長 李化鐵 一統長 金雲吉 二統長 金化珍 三統長 金有彦
祭獻官望及諸執事榜 ; 初獻官 亞獻官 終獻官 執禮 大祝 謁者 東贊 西贊 奉香 奉爐 奉爵 奠爵(이상 12인 각직책마다 이름을 적음)

축문은 다음과 같다.
維歲次 檀紀四三二九年丙子正月丙戌朔十二日丁酉 新孝洞民選初獻官金○○ 敢昭告于土地之神 伏以 新孝洞民代表李○○ 維岳有靈 鎭玆一域 歲序遷易 送舊迎新 敢竭齊誠 唯望玄佑 掃彼驅災 萬福咸臻 鄕民和合 伏願神明 萬事如意 所願成就 盛庶品 庶幾歆格 謹以牲幣醴齊 庶羞式陳 祗薦于神 尙 饗


1996년경부터는 서귀포시가 '향회재현마을'로 지정하여 포제를 중요민속으로 인정하고 매년 행사를 지원해 주고 있다.(1996 「新孝마을」349~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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