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제주에서 왜 패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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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제주에서 왜 패배했나..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2.04.12 0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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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해군기지 문제는 최대 현안, 중앙에 도민정서 알려야

제주를 찾은 박근혜 위원장

새누리당이 또 패배했다.

4.11총선은 올해 있을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각 당이 사투를 벌인 선거였다.

놀라운 사실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이끈 새누리당의 약진이었다.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하마트면 문을 닫을 뻔한(?) 새누리당을 박 위원장이 또다시 살려냈다.

일종의 대사건으로 불릴만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주도에서는 민주통합당이 3석 모두를 차지했다.
제주도민이 박근혜 위원장의 위력을 몰라서도 아니요.
새누리당 후보가 모자라서도 아니었다.

제주시 을지역에 후보로 나선 현경대 후보는 전설적인(?) 인물이었고 서귀포시에 도전한 강지용 후보는 제주대학교 총장에 당선했던 저력의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새누리당이 패배했을까가 몹시 궁금하다.

한 평론가는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최소 1석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조심스럽게 밝힌 바가 있다.

잘 하면 2석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했었다.
막판에 “박근혜 위원장이 제주에 한번만 더 와 준다면 승리를 자신한다”는 한 후보 진영의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제주도에 한번 왔다갈 시간이면 수도권 몇 곳을 더 돌 수 있는데 1석을 위해 낼 시간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정가주변의 얘기다.

칼럼자는 정치판이 어떻게 돌아가건 알 바 아니다.
다만 새누리당은 왜 제주도에서만은 맥을 못추느냐는 분석을 하고 있는가를 묻고 싶은 것이다.

이번 선거는 제주해군기지와 FTA와의 싸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해군기지를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했다.

박근혜 위원장이 제주를 찾았을 때에도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점만 강조했을 뿐 강정 주민이나 제주도민들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밀어붙이기로 일관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차별성이 없었다는 얘기다.

이는 전적으로 제주도의 분위기와 도민들의 정서를 제대로 중앙에 전달하지 못한 제주도당의 현실감 부족이 더 큰 문제로 보이는 대목이다.

강정주민을 더 감싸안고 제주도민에 더욱 미안한 모습을 보여줘도 해군기지 문제가 해결될까 말까하는 시점에 이명박 정부와 똑같은 자세를 견지한 그 모습에 실망을 전하는 이가 많았다.

제주도민은 우리나라 국민의 1%정도밖에 안되지만 이번 4.11총선에 보여준 제주도민의 의사는 “제주도의 현안문제를 제대로 풀어야 한다”는 무언의 항변이라고 보는 편이 옳다.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다.

민주통합당은 해군기지 전면백지화를 당론으로 정했고, 이번에 당선한 3명의 3선 의원들 또한 해군기지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도민들에게 약속한 사람들이다.

소수라도 그들의 민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일이지만 그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사람이 리더가 된다는 것 또한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제주도의 민심을 좀더 정확히 제대로 중앙에 전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서로의 마음이 괴리된 상태로 좋은 관계가 맺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 제주도의 최대 현안은 해군기지 문제이다.
제주도와 제주도민은 중앙은 물론 해군이나 대기업에도 무시당하고 있다.
밀어붙이기가 아닌 대화와 타협이 있는 그런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현안 문제를 새누리당이 제대로 풀려고 하지 않는다면 2012년 4.11총선의 역풍이 언제 멎게 될 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번 선거결과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3선을 달성한 제주도민의 대표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의원 모두에게 축하를 드린다.

그리고 선전했으나 낙선한 후보자들에게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격려를 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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