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요정 ‘남바람꽃’이 제주도민에게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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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요정 ‘남바람꽃’이 제주도민에게 드리는 글”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2.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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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4)제주에서 사라지는 새로운 멸종위기 식물들

 

최근 기후변화와 각종 개발로 제주토착 식물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름등반이나 산불 조릿대의 기승 그리고 돈벌기 수단으로 몰래 행해지고 있는 도채 등이 그와 같은 제주토착 식물들을 이 땅에서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지는 이와같은 현실을 지난 10여년간 현장에서 취재해 보도해 온 김평일 명예기자(한라야생화회 회장)의 조사로 새롭게 그 현실을 알게 됐다.

이 기획기사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제주토착식물들은 물론 앞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각종 식물들을 총정리한 내용이다.

본지는 이같은 내용을 기획연재를 통해 앞으로 근본적인 문제점과 함께 이에 대한 현실을 계속 보도할 예정이다(편집자주)

 

 

연지곤지 남바람꽃

 

가마타고 시집가는 바람꽃의 무게야

바람처럼 가볍겠지

볼에 바른 연지 분가루 바람에 흩날리면

조금씩 더 가벼워지기에

가마꾼들의 흥겨운 콧노래 길어지고

시집가는 남녁 새색시

남풍 따라 뒷동산 넘어가는 길

설레임과 허전함과 두려움의 삼차원에서

고향 돌아보는 눈시울 붉다.

 

(유유님의 시 “남바람꽃”을 옮기다.)

 

남바람꽃은 지난 2006년 한라산연구소에서 발견한 꽃으로 발견 당시 이름을 “한라바람꽃”이라고 하여 발표를 했다.

그 이듬해인 2007년 '아열대농업과학지'에 '남방바람꽃'으로 이름을 정하고 논문을 작성, 발표해 한때 이 식물의 정명을 '남방바람꽃'으로 불렀다.

그러나 식물학계 연구자들이 조사를 해 본 결과 이 식물은 이 보다 앞선 1942년 전라남도 구례에서 식물학자 박만규 선생이 발견하여 '남바람꽃'이라고 했는데 제주에서 발견된 '남방바람꽃'과 '남바람꽃'이 일치되는 식물로 확인되어 지금은 처음 붙인 이름인 '남바람꽃'으로 정명이 정해진 식물이다.

그러나 지금도 이 식물의 정명을 '남방바람꽃'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식물의 이름(정명)은 한번 정해지면 거의 바꿔지지 않고 사용되는데 이 식물만은 이름이 여러 번 바뀐 특이한 식물이다.

제주도에는 해발 500m 숲속계곡 낙엽활엽수림이 우거진 밑에서 자생을 하는 식물로 꽃말은 '천진난만한 여인'이다.

 

'남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 바람꽃속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국립수목원에서는 희귀식물(멸종위기종)로 분류하고 있는데 '남바람꽃'은 우리나라 남쪽지방에서 자생을 하는 꽃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남방바람꽃, 한라바람꽃'이라고도 한다.

자생지가 남부지방에 한정된 식물로 개체수가 많지 않은 식물인데 특히, 제주에는 이 식물이 자생지가 한곳뿐이고 개체수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그런데 개발붐으로 인해 산지가 파헤쳐지고 꽃이 아름다워 사람들이 자꾸 캐가서 자생지는 계속적으로 파괴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로 가다가는 몇 년 내에 '남바람꽃'은 제주에서 멸종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큰 식물이다.

'남바람꽃'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숲의 요정'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바람꽃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으며 '바람꽃의 종결자'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유유님은 '시집가는 새색시'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을 하는 바람꽃에는 '가래바람꽃, 꿩의바람꽃, 남바람꽃, 대상화, 들바람꽃, 바람꽃, 긴털바람꽃, 바이칼바람꽃, 세바람꽃, 숲바람꽃, 쌍동바람꽃, 태백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남바람꽃'을 으뜸으로 친다.

그래서 사람들이 '남바람꽃'을 '바람꽃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국립수목원에서 희귀식물로 분류한 '바람꽃'은 '숲바람꽃, 바이칼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남바람꽃' 등 네 종류이고 이중에서 멸종위기식물로 분류된 바람꽃은 '남바람꽃'이 유일하다.

제주에는 '꿩의바람꽃, 남바람꽃, 세바람꽃'이 자생하고 있다.

제주는 육지지방에 비해 바람꽃의 종류도 적고 개체수도 매우 적은편이다.

'세바람꽃'은 고산지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바람꽃이고 '꿩의바람꽃도 매우 한정된 지역에서 매우 적은 개체만 자생하므로 제주에 자생하는 바람꽃들은 귀하고  귀한 들꽃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소중한 제주의 자원을 제주사람들이 먼저 소중하게 생각을 하고 관계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보호를 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관계기관에서는 제주의 특산식물이고 멸종위기 1급 식물의 경우 자생지 보호를 위해 울타리를 치고 CCTV를 달아서 보호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에는 멸종위기 1급 식물 외에도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는 식물들이 많이 있다는 걸 인식하고 제주의 보물들이 훼손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만규 선생이 처음 발견하여 '남바람꽃'이라고 명명한 후 사람들이 뇌리에서 잊혀졌던 꽃인 '남바람꽃'이 64년 만에 제주에서 그 존재를 확인하고 세상에 알렸다.

하지만 그 이후의 제주도의 대책은 전무한 것 같다.

전국의 보호사례를 보면 전라북도 순창군의 자생지인 회문산 자연휴양림에는 울타리를 치고 관리하고 있고 경상남도 함안군 대산면 낙동강변 숲속의 자생지는 인근 주민들이 군(郡)의 위임을 받아 울타리를 치고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제주는 자생지에 울타리도 없고, 보호 시설이나 팻말도 하나 없이 방치되어 고사리 철이 되면 고사리꾼들의 발에 밟혀 하나 둘 죽어 가고 있다.

이래도 좋은지 제주도의 관계기관에게 묻는다.

제주도에서도  멸종위기에 처한 자생식물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제주도민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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