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곰솔 열매가 벌어지는 날
상태바
『한라생태숲』 곰솔 열매가 벌어지는 날
  • 한라생태숲
  • 승인 2020.02.20 0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곰솔 열매가 벌어지는 날

       
       

 

이른 아침부터 숲을 거니는 분들의 모습에서 활기가 느껴집니다.

날이 맑아서 그런지 숲 속에서 경쾌하게 들려오는 새소리가 예리하게 반사되는 햇살마저도 기분 좋게 만들더군요.

 

 

더욱이 키 큰 곰솔의 잎은 짙은 녹색 광택을 내며 활기를 띱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니 곰솔은 흐린 날 종자가 날아가지 못하도록 꽁꽁 닫아두었던 열매를 슬그머니 부풀리더군요.

벌어지는 실편 안쪽 깊숙한 곳에 있던 날개 달린 종자가 드디어 밖으로 비상을 준비하고 있지요.

그런데 열매가 벌어지기만 기다리던 새들이 있었으니 그 중 곤줄박이가 가장 먼저 열매로 날아들었습니다.

 

 

순식간에 종자를 빼낸 곤줄박이가 다른 나무로 날아갑니다.

 

 

바로 옆 느티나무에 앉은 곤줄박이는 발로 날개를 떼어내고 자그마한 종자를 입 안으로 꼴깍 삼켰지요.

그리고는 다시 곰솔을 향해 날아갑니다.

 

 

그사이 곰솔에는 방울새가 날아와 앉아있었지요.

 

 

눈이 드문드문 녹아내리는 나무 아래 숲 바닥에서는 흰배지빠귀가 낙엽을 헤치고 있었습니다.

낙엽을 들춰서 그 속에 있는 곤충이나 지렁이, 열매 등을 찾기 위함이지요.

 

 

땅 위를 총총거리며 낙엽을 들추던 흰배지빠귀가 목이 말랐는지 살얼음 낀 연못으로 날아갑니다.

웅덩이가 낮았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물속에 풍덩 빠져버릴 뻔 했습니다.

그래도 두 발을 찬 물속에 담근 새는 의연하게 얼굴을 숙이고 물을 먹더군요.

 

 

햇살이 점점 눈부시게 쏟아지네요.

눈 위를 거니는 새들은 눈이 부시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눈 쌓인 숲을 거닐며 먹이를 찾는 꿩과 멧비둘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를 비껴갑니다.

 

아, 난데없이 고운 소리로 지저귀는 새가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키 큰 나무의 위쪽을 바라보았더니 노랑턱멧새가 지저귀고 있더군요.

높은 곳에서 한동안 지저귀던 새가 바닥으로 향하더니만 어디서 모여들었는지 다른 노랑턱멧새들이 합류를 하네요.

 

 

날이 맑습니다.

길쭉한 자루 끝에 열매를 매달고 있는 붓꽃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너머로 하얗게 눈 덮인 한라산이 보입니다.

눈부신 날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