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만 자생하는 생태지표종 난초..자생지 조사 전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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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만 자생하는 생태지표종 난초..자생지 조사 전혀 안돼.."
  • 고현준
  • 승인 2020.02.2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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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포커스)우리 난초 81종 중 72%가 제주에 자생..사라지면 우리나라에서 멸종한다는 의미
제주자생 멸종위기종 '소란'
제주자생 멸종위기종 '소란'(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주에서 자생하는 난은 모두 몇 종류나 자생하고 있을까.

또 우리 곁에서,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난초의 생존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가 무심코 전해지는 말 중에 ‘난 캐기 동호회’를 만들어 난을 캐러 다닌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난은 자연과 환경생태계의 현실을 말하는 가장 중요한 건강한 생태의 지표종이라는 의미에서 이제 사라져야 할 말이 되고 있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소장 이임균)는 이와 같이 날이 갈수록 소중해지고 있는 제주 자생난초를 총망라한 ‘제주의 숲과 난초’라는 제목의 중요한 책자를 발간했다.

이 책자에 따르면 제주의 숲에서 자라는 난과 식물은 모두 81종으로 이는 우리나라 난과 식물의 72%를 차지할 정도로 제주도의 소중한 자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제주자생 멸종위기종 '죽백란'(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특히 제주도라는 좁은 지역에 이렇게 다양한 난초들이 자랄 수 있는 것은 제주도의 독특한 환경 때문이라는 것이 이를 연구한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을 갖는 한라산이 중앙이 있으며 해발고도에 따라 기후조건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아열대식물에서부터 한대성 식물까지 다양한 식물로 구성된 독립적인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하며 제주에서의 난초의 출현 의미를 전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한란'(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천연기념물 '한란'(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난초도 이처럼 한라산의 해발고도 및 식생에 따라 종 분포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번 ‘제주도의 숲과 난초’ 연구를 진행한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최병기 박사에 따르면 “제주도에 자생하는 난초 중 10여종은 극심하게 적은 종으로 오직 제주에만 자생하는 난초”라고 강조하고 “이외에 20여종의 경우 제주에 분포는 하고 있지만 제주에만 군락이 있고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없는 종”이라며 “제주에 자생하는 이들 난초 모두가 멸종위기종”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다양한 난초 중에는 “아열대성 난초 중에도 멸종위기종이 있고, 한라산 정상부에도 옛날 빙하기 때부터 살아 남아있는 희귀종들이 있지만 위치정보가 알려지지 않아야 해서 이를 소개하는 데도 매우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울난초(사진=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현재 제주에서 사라지면 우리나라에서 사라지는 난초 종들의 이름은 소란, 한란(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녹화죽백란 등이며 특히 제주에서만 있는 종으로 알려지고 있는 제주방울란이나 추운 지역에 사는 손바닥난초 등은 손꼽을 정도로 귀중하기만 한 난”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우리 곁에 많았던 소중한 그 난초가 점점 희귀해 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경우도 있지만 몰래 도채 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욱이 휘귀 난초 자생지 자체가 개발과 오염으로 인해 고유한 자생지 면적이 많이 줄어 들고 있는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다.

난초의 출현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최병기 박사는 “난초는 아주 오래전부터 화훼자원으로 이용돼 왔던 종이었다”며 “약난초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부 난초는 약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손바닥난초

 

하지만 “난초라는 종 자체가 생태계가 온전해야 출현하기 때문에 제주도에 난초가 있다는 것은 온전하고 깨끗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제주지역에 다양한 난초가 자생하고 있다는 자체가 제주지역 생태계가 아직 온전한 건강성으로 생태계가 잘 유지하는 것을 보여주는 징표”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 박사는 “이런 중요한 환경지표종인 난초의 자생지조사는 전혀 안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각종 난초의 자생지 조사부터 잘 돼 있어야 하는데 이를 모르고 파괴시키는 경우도 많아 이를 방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난초도 알면 잘 보이지만 모르면 다 잊혀지고 없어져 버릴 것“이라는 우려다.

최병기 박사는 ”제주도에 자생하는 난초가 사라지면 우리나라에서 이 하나밖에 없는 난초를 모두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특히 보물같은 제주자생 난초에 대한 보호의식과 함께 제주의 숲과 난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는 바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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