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미너 식품(?)..제주 산하에서 천마(天麻)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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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미너 식품(?)..제주 산하에서 천마(天麻)가 사라지고 있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3.11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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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6)제주에서 사라지는 새로운 멸종위기 식물들..보물찾기보다 어려워진 현실

 

제주의 산하에서 천마(天麻)가 사라지고 있다.

10여 년 전 까지만 해도 한라산 숲속 이곳저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천마(天麻)를 이제는 보물찾기에서 보물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식물이 되어 버렸다.

천마라는 이름 때문에, 이걸 먹으면 몸이 하늘을 날것같이 힘이 불끈 솟아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식물이다.

그러나 천마(天麻)는 하늘을 날 것같이 힘이 솟아오르는 스태미너 식품이 아니다.

 

국어사전을 보면

 

천마 (天馬)

【명사】

① 상제(上帝)가 타고 하늘을 달린다는 말.

② 아라비아에서 나는 좋은 말.

 

천마 (天麻)

【명사】

① ⦗식물⦘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깊은 산에 남. 뿌리줄기는 타원형으로 굵고, 꽃이 피면 속이 빔. 줄기는 50-100cm, 잎은 막질(膜質)이며, 봄에 담황색 꽃이 핌. 적전(赤箭). 수자해좆이라고도 부름.

② ⦗한의⦘ 수자해좆의 뿌리.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함《두통·현훈·풍비 등에 씀》.

 

사전에서 의미하듯이 천마(天麻)는 하늘을 나는 말도 아니고 하늘을 날 것같이 힘이 솟아오르는 스태미너(stamina) 식품도 아닌 난초과 식물 중 하나로 여러해살이 기생식물이며 참나무 종류의 썩은 그루터기에서 자라면서 버섯의 균사에 붙어사는 식물이다.

난초과 식물들은 스스로 양분을 만들고 자라지만 다른 식물에서 양분을 얻는 기생식물(寄生植物)과 썩은 식물에서 양분을 얻는 부생식물(腐生植物)도 있다.

난초과 식물 중 무엽란, 제주무엽란, 대흥란, 애기천마, 천마, 한라천마, 한라새둥지란은 기생식물이면서 부생식물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식물들이 특성을 알지 못하면서 기생식물 또는 부생식물을 캐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식물들은 캐어 가도 양분을 얻지 못하여 바로 죽고 만다.

이러한 식물을 캐어가는 것은 자생지 파괴는 물론 식물 종 자체를 멸종위기로 몰아넣는 행동이다.

전국의 등산로 초입에서 팔고 있는 음료가 있다.

음료 중 대부분은 마(Chinese yam)즙이거나 칡(뿌리를 ‘갈근(葛根)’이라 하는데 녹말이 많음)즙이다.

마(Chinese yam)즙은 생으로 먹을 수 있어서 먹기 간편하게 즙을 짜서 음료처럼 마신다.

마(Chinese yam)는 재배방법이 쉽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줄 수 있다고 하여 건강음료로 많이들 즐긴다.

사람들이 건강식품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Chinese yam)를 경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다양한 마(Chinese yam)식품들이 생산 판매되고 있다.

천마(天麻)는 마(Chinese yam)와 이름은 비슷하나 두 식물은 전혀 다른 식물이다.

 

마(Chinese yam)는 마과에 속하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고 천마(天麻)는 난초과에 속하는 기생성 부생식물로 우리나라 전국의 산에서 자라는데 굵고 긴 덩이줄기를 가지고 있으며 덩이줄기로부터 높이가 약 50~100cm쯤 되는 주황색 줄기가 자라면서 불룩한 단지모양의 꽃이 피는데 잎이 없는 식물이다.

천마(天麻)도 마(Chinese yam)처럼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아져 재배하는 농가도 생기고 가공하여 판매하는 건강식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천마가 건강식품으로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데도 깊은 산중에서 자라는 천마(天麻)를 캐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대부분은 요즘 유행인 약술을 만들려고 캐어 간다.

TV 프로그램에 어떤 사람이 산에 있는 식물들을 캐어 와서 약술을 만들었다고 자랑을 하는 걸 방송으로 내 보내고 난 다음부터 제주의 산하에서 천마(天麻)가 사라지고 있다.

10여 년 전 까지만 해도 한라산 숲속 이곳저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천마(天麻)를 이제는 보물찾기에서 보물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식물이 되어 버렸다.

들꽃을 찾아다니다 보면 지난날 풍성하게 천마(天麻)가 자라던 자리를 만나게 되는데 천마(天麻)는 사라지고 새 주인이 된 제주조릿대가 의기양양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 씁쓸한 기분이 든다.

천마(天麻)가 대량으로 재배된다고 하니 제발 산 깊은 곳에 채취꾼들의 손아귀를 피해 꼭꼭 숨어 있는 몇 그루 안 남은 천마(天麻)가 더 이상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

 

몇 해 전 이야기다.

CCTV가 달려있는 한라산 국립공원에 천마(天麻) 10여 그루가 꽃을 피웠다.

천마(天麻)는 꽃이 피는 기간이 되어야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천마(天麻)가 꽃을 피웠다는 소식이 전해 졌는지 꽃이 핀 다음 날 천마(天麻)들이 단체로 사라졌다.

관계기관에서 CCTV를 되돌려서 확인해보니 저녁 10시쯤 인적이 끊어진 후에 차를 타고 온 두 사람이 채취도구로 10여 그루의 천마(天麻)를 모두 캔 후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찍혔다고 한다.

관계당국에서는 한밤중이어서 CCTV 화면이 흐릿해 천마(天麻)를 캐간 사람을 식별할 수 없다고 한다.

천마(天麻) 쯤이야 하는 사람들은 몸에 좋다고 하면 뭔들 못 캐고 못 잡아 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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