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사라지는 귀한 들꽃 노랑땅나리..자생지도 한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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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사라지는 귀한 들꽃 노랑땅나리..자생지도 한정적"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3.25 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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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7)제주에서 사라지는 새로운 멸종위기 식물들..보물찾기보다 어려워진 현실

 

제주에서 많이 보이던 노랑땅나리라는 귀한 들꽃이 사라지고 있다.

다음은 노랑땅나리가 피었던 자리에서 떠올려 본 시(詩)다.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일부 내용 생략)..

 

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허여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일 들꽃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들꽃에게, 서정윤님의 시 일부를 옮기다.)

 

제주 바닷가에서 피는 들꽃 중에 꽃이 크고 아름다워 특별히 사랑을 받는 들꽃이 있는데 백합(百合)과 백합(百合)속에 속하는 들꽃들이다.

백합(百合)과 백합(百合)속에 속하는 들꽃에는 날개하늘나리, 땅나리, 노랑땅나리, 당나리, 말나리, 백합(百合), 섬말나리, 민섬말나리, 솔나리, 중나리, 참나리, 큰솔나리, 털중나리, 노랑털중나리, 하늘나리, 누른하늘나리, 지리산하늘나리가 있다.

백합(百合)과에 속하는 들꽃이라고 하면서 백합(百合) 하나를 제외하면 들꽃들의 이름은 모두 “나리”이다.

여기서 “백합(百合)”과 “나리”는 어떻게 다를까? 하는 의문(疑問)이 생긴다.

대부분 사람들은 “백합(百合)”과 “나리”를 서로 다른 들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백합(百合)”과 “나리”는 같은 이름인데 달리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다.

 

백합(百合)은 한자어이고 “나리”는 우리말이다.

백합(百合)의 속명 Lilium은 라틴어 Li(희다), lium(꽃)의 합성어로 사람들은 백합(百合)이라고 하면 으레 흰 꽃을 연상하나 백합(百合)의 한자어를 보면 “백”은 흰백(白)자가 아니라 일백백(百)자이고 “합”은 합할 합(合)자를 써서 백합(百合)이라 부른다.

백합(百合)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백합(百合)의 구근(球根 : 알뿌리)에는 비늘줄기(鱗莖 : 양분을 저장하는 줄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비늘줄기의 인경(鱗莖)이 백 개의 인편(鱗片 : 비늘조각)으로 되어 있다고 해서 백합(百合)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백합(百合)은 인경(鱗莖)에서 인편(鱗片)을 분리해서 번식시킬 수 있고 인편(鱗片)번식을 할 경우 구근 하나로 수십 개의 백합 구근을 만들어 대량번식을 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들꽃이다.

산야에서 자생하는 “나리”를 개량하여 만든 재배종도 백합(百合)이라 부른다.

백합(百合)은 한자어인 백합(百合)보다 “나리”로 바꾸어야 써야할 들꽃 이름이다.

자생종 “나리” 중에 제주해안에서 볼 수 있는 들꽃들은 참나리, 땅나리, 노랑땅나리 세 종류가 있다.

 

이들 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들꽃은 단연 참나리이다.

나리꽃은 '나으리' 꽃이라고 불리던 들꽃인데 이중 참나리는 진짜 나리꽃이니 나리꽃 중에 가장 으뜸인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참나리는 제주해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꽃이 크고 아름다워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들꽃이다.

대부분 들꽃들이 고개를 숙여서 꽃을 피거나 꽃이 너무 작거나 키가 낮아서 들꽃을 제대로 보려면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굽혀서 봐야 들꽃의 참 멋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리꽃들은 꽃모양이 화려하고 멀리서도 눈에 잘 띠어 사람들이 발걸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닌 꽃이다.

참나리가 피는 계절에는 제주의 하늘과 바다가 온통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은 파란색인데 참나리 꽃과 자연 풍광이 잘 어울려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참나리만한 강렬한 매력을 사람들에게 주지는 못하지만 여백을 중요시 하는 한국화의 화폭처럼 수줍은 모습을 하고 땅을 향해 핀 땅나리의 매혹적인 모습도 보는 사람을 반하게 한다.

참나리를 서양적 매력이 넘치는 들꽃이라고 한다면 땅나리는 다소곳한 모습을 한 동양적인 매력에 비길만한 들꽃이다.

 

땅나리는 붉은색 꽃이 아름다운 들꽃으로 참나리와 다르게 꽃이 땅을 향해서 피므로 “바닷가에서 핀 할미꽃”이라는 느낌을 들게 하는 들꽃이다.

땅나리라는 이름도 “꽃이 땅을 향해 피므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땅나리는 참나리처럼 제주 해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들꽃은 아니다.

제주 일부 해안서만 볼 수 있는 들꽃이므로 참나리에 비해서 귀한 들꽃이다.

땅나리 중에서 꽃 색이 노란 땅나리가 있는데 꽃 색이 노란색이어서 노랑땅나리라고 한다.

노랑땅나리도 땅나리처럼 꽃이 땅을 향해 고개를 푹 수그리고 핀다.

수줍어서 세상을 바로 볼 수가 없어서 고개를 숙이고 피었는지.....

제주의 노랑땅나리는 자생지가 매우 한정적이어서 들꽃을 전문으로 찍으러 다니는 사람도 연중 한 두 송이를 만날까 말까하는 귀한 들꽃이다.

 

매해 같은 계절에 노랑땅나리가 같은 자리에서 핀다.

노랑땅나리가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피므로 사진을 찍으려면 같은 계절, 같은 장소엘 가면 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해마다 찍어 오던 들꽃이다.

몇 해 전부터 노랑땅나리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더니 지금은 거의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노랑땅나리 꽃을 보러 오는 사람들,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의 발에 밟혀서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생각을 하는데 어느 해 노랑땅나리가 꽃을 피었다고 해서 가보았더니 노랑땅나리가 보이질 않는다.

피었다는 노랑땅나리가 왜 안 보일까?

혹시 누가........또?

노랑땅나리가 피었던 자리에서...

지난 날 보아오던 노랑땅나리를 연상하면서...

점점 제주에서 사라져 가는 노랑땅나리를 걱정하며...

서정윤님의 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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