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낙엽 위로 고개 살포시 숙인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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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낙엽 위로 고개 살포시 숙인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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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2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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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낙엽 위로 고개 살포시 숙인 꽃

       
       

 

요즘 단풍나무, 왕쥐똥나무, 상산, 으름덩굴 등의 잎이 어우러져 숲이 알록달록합니다.

찬 기운 맴도는 숲바닥에서 세복수초 꽃봉오리를 찾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게도 흘러가네요.

 

 

숲상부는 아직 공간이 있지만 숲하부는 벌써 낙엽 사이로 불쑥불쑥 솟아나온 식물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그 중에 바위에 살짝 기대어 피어난 꽃 한 송이가 눈에 뜨이더군요.

 

 

멀지 않은 곳에서도 피어났습니다.

꽃은 살포시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요.

‘큰괭이밥’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키가 작은 식물이 잔뜩 부풀어 오른 낙엽 사이에서 겨우 고개를 들어 올리고 있으니 모르고 지나치기가 십상이겠지요?

그러니 꽃과 마주한 마음이 오죽이나 기뻤겠습니까?

비바람이 정신없이 몰아치는 날에는 이런 사진을 들춰보는 것도 마음의 위안이 되리라 여겨지네요.

사진의 꽃 곁에는 낙엽에 덮였는지 잎이 보이지 않지만 큰괭이밥은 잎모양이 특이합니다.

거꿀모양 삼각형 작은 잎 세장이 모인 모습이 마치 날개를 펼친 나비를 연상시키거든요.

 

 

드문드문 피어난 꽃 중 하나와 눈을 마주하기 위해 바닥에 납작 엎드리다시피 앉았지요.

겨우 살핀 하얀 꽃잎 안쪽으로 마치 실핏줄처럼 짙은 자주색 선이 그어져 있더군요.

꽃잎은 하얀 꽃가루를 지닌 수술과 가운데서 길게 대를 뻗은 암술을 감싸고 있습니다.

작은 꽃의 모양이 참 인상적이지요?

 

참, 큰괭이밥(Oxalis obtriangulata Maxim.)은 신맛이 있으며 생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그렇잖아도 이름에 괭이밥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이는 고양이가 소화가 되지 않을 때 뜯어먹는 풀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또한 괭이밥과(Oxalidaceae) 식물 중에서 개체가 크고 꽃이 크게 핀다고 하여 ‘큰괭이밥’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요.

 

 

큰괭이밥 꽃이 핀 근처에는 꿩의바람꽃이 활짝 피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더군요.

 

 

그리고 꿩의바람꽃은 밑동이 휘어진 나무 바로 밑 비탈에서도 하얗게 피었습니다.

언제 돋아났는지 말나리 잎도 보이는데, 그 곁으로 꿩의바람꽃 잎들이 수북하게 돋아나왔더군요.

비 그치고 나면 숲에 또 다른 변화가 생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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