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문수보살을 의미하는 절왓..동명리 문수천(문수물,용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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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문수보살을 의미하는 절왓..동명리 문수천(문수물,용천수)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0.04.09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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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깨끗하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건강한 생태계 유지

동명리 문수천(문수물,용천수)
 

위치 ; 동명리 문수동 마을 남쪽 길가
유형 ; 수리시설
시대 ; 조선~

 

 

동명리에서 금악리로 가는 길목에 동명리 문수동이 있다. 이 마을에서 소중하게 여기고 가꾸어온 샘이 바로 '문수천'이다.

옛날에는 인근 사람들이 문수천의 물을 사용했는데, 가뭄이 들면 한경면 사람들까지 소를 끌고 오거나, 허벅을 지고 와서 물을 길어갔다고 한다.

당시 문수천 지역은 울창한 나무들이 많아서 소를 끌고 온 사람들은 소의 고삐를 나무에 묶고 순서를 길게 서서 기다렸다고 한다. 그만큼 물이 깨끗하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았음을 뜻한다.


'문수'라는 이름은 불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 문수동에서 평화로 방향으로 가다가 동래정씨이공묘지 바로 아래에 위치한 하천을 따라 올라가면 개꼬리오름 아래에 경작지가 나타나는데, 현재 이곳은 문수동 양씨의 문중밭으로 되어 있다.

예전에는 경계가 다른 두 개의 밭이었으나 양씨 문중에서 사들여 약 30여 년 전쯤 하나의 경작지로 조성되었다.

당시 이 밭을 개간한 양씨 문중 인사의 말에 따르면 이곳을 경작지로 조성할 당시 커다란 초석 7기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밭을 조성하는 데 방해가 되어 모두 내다버렸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현재 이곳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지만 이곳이 바로 '절왓'이다.

문수동의 '汶水泉(문수천)'이라 새겨진 비명도 원래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을 의미하는 '文殊泉'이었을 것으로 여겨지며, 불교를 배척하던 시대에 불교와의 관련을 없애기 위해 지금처럼 '汶水泉'으로 기록했다는 증언도 있다.


물은 주변 길보다 2m 이상 낮은 곳에 있다. 원래보다 길이 1m 이상 더 높아졌다. 물 주변에 깬 돌을 이용하여 쌓고 시멘트로 마감했는데 매우 견고하게 보인다.

바닥에 있는 돌들도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다. 물 남쪽에 붙여 비석이 세워져 있는데 비문은 앞면에 '汶水泉' 뒷면에 '昭和九年四月日竣工'이라고 새겨져 있다.

昭和9년이면 1934년이다. 시멘트 작업을 이 때 한 것으로 보인다. 식수용으로 사용하던 위쪽이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이며 크고 아래쪽은 좁으며 작다.

물은 식수용으로는 부적합하지만 개구리밥이 떠 있고 수서곤충들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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