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늦었어도..화재로 다 잃을 뻔한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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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늦었어도..화재로 다 잃을 뻔한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
  • 고현준
  • 승인 2020.04.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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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신속한 대응이 참사 막아..경제타격 주민들 '정상 능선코스 개방과 하산길 신설 등' 요망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지질공원 대표 명소인 성산일출봉이 하마터면 모두 잿더미로 변할 뻔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더욱이 예초기 사고로 인한 성산일출봉 화재사건에 대한 전말과 다양한 문제점들이 주민들의 전하는 말에 의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출봉 정상의 능선 전면 개방과 하산코스 신설 등 다양한 의견들이 이곳을 잘 아는 주민들에 의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날 화재를 목격하고 처음 신고한 이 지역 주민 김관호 씨는 "처음 불을 발견했을 당시 관리소 직원이 예초기로 풀밭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커먼 연기가 나서 불이 난 것 같아 자세히 보니, 관리소 직원들이 옷과 나뭇가지 등으로 불을 끄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 즉시 119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래에선 직원들이 소화기를 갖고 올라가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었다“며 당시 일촉즉발의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더욱이 "이날은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불길이 능선을 타고 빠르게 번지기 시작해 불이 만약 바로 위쪽에 군락을 이룬 소나무까지 옮겨 붙었다면 성산일출봉 전역이 모두 화재로 소실됨은 물론 인명피해까지 생겼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 씨는 ”특히 성산일출봉은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오르는 길과 내려오는 길을 다르게 만들어놓았지만 내려오는 길은 중간에 올라가는 길과 연결돼 있어 이날 불이나자 내려오던 사람들이 다시 일출봉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점을 중대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위쪽에는 사람들이 불을 피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만약 불이 크게 번졌다면 인명사고 등 아마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이날 소방차가 즉시 달려와서 신속히 진화에 나서서 다행이었지만 소방차가 다닐 수 있는 길도 여의치 않아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 또한 불을 끌 호수를 끌어올리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김 씨는 "아무래도 소방헬기가 필요할 것 같아 소방헬기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119에서는 현장지휘관이 상황을 파악해 헬기를 요청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도 전했다.

 

 

따라서 화재가 난 후 주민들은 이날 사고를 통해 여러 가지 문제를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입장료를 2천원에서 5천원으로 크게 올린 후 성산일출봉을 찾는 사람은 절반 이하로 크게 줄어들면서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입장료를 올리기 전에는 매년 360만명이나 찾던 이곳이 요금을 올린 후에는 연 170만여명으로 크게 줄었고, 성산일출봉을 오르지 않는 대신 관광객들은 성산일출봉 주변만 보고 가고 있어 경제적인 타격이 크다“고 했다.

다른 주민들에 따르면 ”실제로 성산일출봉을 전부 볼 수 있는 광치기해안이나 섭지코지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는 부작용“을 전하며 ”광치기해안의 경우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주변에 주차장 시설을 늘리는 등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입장료를 5천원으로 올렸으면 5천원을 주더라도 입장료에 맞는 서비스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같은 서비스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요금만 올렸다“는 문제를 지적하며 주민들이 바라는 몇 가지 사항을 지적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첫째 이번 화재사고에서 보듯이 만약 화재가 날 경우 윗쪽으로는 사람들이 피할 곳이 없기 때문에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능선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보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우처럼 만약 불이 번지더라도 능선을 따라 멀리 도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북서쪽 구간에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하산코스를 현재처럼 중간에서 입구쪽으로 걸어가도록 할 것이 아니라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올 수 있도록 코스를 새로 개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전처럼 성산일출봉 정상 분화구를 개방해야 한다는 요구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일출봉 분화구는 예전에 다니던 능선길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개방, 분화구를 다 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 분화구 안에도 출입할 수 있도록 해야 입장료 인상에 대해 관광객들도 수긍할 것“이라는 얘기다.

”예전에는 염소도 키우고 마을 주민들이 수시로 올라가 분화구 안에서 공도 차고 놀았지만 문화재청이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지역 현실을 모르는 정책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도 한다,

따라서 주민들은 ”일출봉 정상을 전부 돌아볼 수 있는 능선 코스 개발과 함께 분화구 안으로도 들어갈 수 있도록 데크 등을 만들어 정상 부분을 모두 개방해야 한다고 관계당국에 요청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미적거리며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처럼 이번 성산일출봉 화재사고는 일찍 진화됐기에 다행이지만 앞으로 이런 사고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장담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같은 지역주민들의 의견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주민은 ”예전에는 분화구 안에서 염소도 키웠었는데, 앞으로 예전처럼 염소라도 키워서 잡풀을 없애는 방안 또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성산일출봉은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것이 장점인데 풀과 나무가 너무 많고, 성산일출봉 암석이 나무 뿌리에 의해 쉽게 부서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증가하는 각종 식물 관리에도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성산일출봉 화재사고가 앞으로 주민들의 절실한 요구대로 일출봉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인지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한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 잔디광장은 지금도 검게 그을린 흔적이 그대로 남아 이날의 위험천만했던 그날의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성산일출봉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지질공원 대표 명소로, 일출봉 일대가 모두 천연기념물 지구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제주도의 소중한 천연기념물 관리에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이 지역 주민들이 전하는 주민들의 실질적인 요구사항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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