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 발행인칼럼)제주환경일보 창간 11주년..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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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념 발행인칼럼)제주환경일보 창간 11주년..감사드립니다.
  • 고현준
  • 승인 2020.04.30 2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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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어승생수원지 주변 계곡 황폐화..산록도로에 허가된 특혜 이상의 골재사업장 때문일까요?

 

 

4월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행사는 윤달 음력 4월8일로 연기됐습니다만, 공휴일인 이날(4월30일) 1100도로에 있는 천왕사로 들어가는 입구는 차량으로 가득 했습니다.

도로에는 고사리를 꺾는 사람, 절을 찾는 사람 등 부산한 느낌조차 들었습니다.

쉬는 날이었지만, 어승생수원지를 조금 지나 산록도로에 있는 작은 계곡에 하얀 물이 흘러 바위에 낀 이끼가 다 사라져 버렸다는 제보를 받고 산속을 여러 번 헤매다가 제보자에게 몇 번이나 다시 물어보면서 이 계곡을 찾아 봤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계곡을 오르는 동안 돌아본 이곳은 곳곳에 하얀 액체가 흐른 듯 중간중간 하얗게 변해 있었고 실제로 이끼가 사라진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아마 뭔가 큰 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제보자는 경찰에 고발해 수사라도 해야 하는 것이 이니냐는 의견을 전해 오셨습니다.

 

계곡을 계속 올라가니 파릇파릇한 이끼가 생생해서 일부 황폐상황이 비교가 될 정도였습니다.

이유가 궁금해 졌습니다.

계곡에서 나와 보니, 바로 옆에 공사중이라는 안내판이 있어 매우 큰 공사를 하나 보다 하고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가 보니 공사장이 아니고 레미콘용 자재를 만드는 돌자재공장이었습니다.

일을 하는 직원에게 제보내용을 말하고 “이곳에서 뭔가를 버린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이 직원은 이 회사 “임시사무실 앞에 명함이 있다”며 “기술부장에게 전화를 해서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현장에서 전화를 했는데 받지를 않아 명함을 주고 연락을 하라고 했습니다만 아직까지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레미콘 자재를 만드는 시설을 보니 사실 계곡의 하얀 흔적도 문제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조차도 세발의 피였습니다.

“무슨 일을 하는 곳이냐”고 물어보니 “레미콘용 자재와 도로공사용 자갈 등 돌자재를 만드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돌은 어디서 가져 오는 것이냐”고 물으니 “어승생 제2수원지 공사를 하면서 나온 돌을 활용한다”고 하고 또 “한라산 공사에서 나오는 돌을 가져와 레미콘용 자재로 만든다”고 했습니다.

“기간은 5년씩 계약을 하며 이 땅을 사용하고 있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이 직원 얘기로는 “토지는 축산진흥원 소유로 알고 있다”는 대답이었습니다.

문제는 그것 만이 아닙니다.

이날은 날씨도 좋아 덥다시피한 날이었지만 바람이 꽤 많이 불었습니다.

이곳 작업장에서는 취재중에도 수시로 모래먼지가 날리고 있어 눈도 뜨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모래는 날리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여름에는 물을 뿌려도 방법이 없다”며 먼지가 쉼 없이 날리는 심각하기만 한 비산먼지 문제는 아예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한라산의 거의 중턱, 아무 것도 없는 자연이 찬란한 이곳 산록도로 위에 공사중이라는 안내판을 세우고 골재사업을 하고 있다는 이건 거의 특혜수준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라산을 너무나 우습게 아는 처사가 아닐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곳에서 수시로 날리는 비산먼지는 모두가 다 어디로 날라 가겠습니까..

아마 몇 년 후면 이 골재사업장 주위의 산은 또는 나무는 또는 풀이나 계곡은 바람에 날려온 돌가루 비산먼지로 거의 죽음에 이르는 수준에 이르고야 말 것입니다.

수시로 날리는 비산먼지 그것도 돌을 깨고, 땅에 방치하고, 트럭으로 골재를 옮기는 동안 나타나는 심각한 모래먼지로 인한 환경문제는 앞으로 심각한 제2,제3의 문제를 야기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곳에 골재사업을 하도록 허락할 수 있는 것일까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이처럼 제주에는 많이 일어나지만, 이제는 아예 이를 당연시 하는 것만 같아 정말 걱정입니다.

 

 

 

제주환경일보가 2020년 5월1일 창간 1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11년간 저희 제주환경일보의 환경에 대한 의지는 한번도 바뀐 적이 없습니다.

개발보다는 환경,

선 환경 후 개발,

오늘을 위한 개발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인 환경을 지키자는 점을 늘 강조해 왔습니다.

유엔에서 말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지금의 개발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지금 우리 세대는 아주 조금만 개발하자는 뜻이 더 강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아무데나 개발허가를 내 주고 마음놓고 개인 골재사업 등을 하도록 허용한다면 제주도는 절대로 지속가능한 개발이나 지속가능한 환경을 지키지 못할 것입니다.

제주환경일보 창간11주년을 맞아 저희 신문사 창간기념일을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시고 계십니다.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욱 정진하여 제주도가 환경 최우선을 도정목표로 한 환경도시가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 드립니다.

창간기념일을 맞아 심각한 제주산하의 슬픈 현실을 목도하고 보도하면서도, 더욱 꿋꿋하게 환경 최우선의 제주도를 지향해 나가는데도 일조를 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가다듬게 됩니다.

 

독자여러분

여러분의 가정에 평화와 사랑이 넘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창간11주년을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지면을 빌어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제주환경일보 고현준 발행인 및 임직원 일동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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