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세잎종덩굴(누른종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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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세잎종덩굴(누른종덩굴)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20.05.11 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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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세잎종덩굴(누른종덩굴)

 

10여년 전 일이다.

들꽃 사진에 입문하고 얼마 안 되었던 시절이다.

지인과 함께 한라산에 핀 들꽃들을 담으러 갔다.

목표는 윗세오름 일대로 정하고 영실 주차장에서 출발을 했다.

영실에서 윗세오름으로 오르는 등산로에는 시원한 시냇물이 흐르는 계곡도 있지만 가파른 돌짝길 산등성이를 올라야한다.

이곳을 오를 때는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두어번은 쉬어야 구상나무숲이 있는 평지에 도달을 한다.

험준했던 산세를 지나 구상나무숲에 이르면 평탄한길로 접어들어서인지 숨쉬기가 한결 편안해진다.

영실에서 병풍바위가 펼쳐진 산둥성이를 오를 때면 혼자 속으로 이곳을 숨쉬기가 헐떡거린다고 해서 “헐떡고개”라고 명명해 본다.

숨이 너무 차서 걸음을 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헐떡고개를 거의 다 올라 와 병풍바위 전망대 못 미친 지점에서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식물을 발견했다.

새로운 종을 발견한 것이 아닌가 하고 지인과 나는 너무 들떴다.

한라산엘 오르니 이런 행운도 있구나 하고......

떨기나무인 섬매발톱나무 위로 으아리 덩굴처럼 생긴 식물이 누런색 종모양의 꽃을 피우고 있다.

잎은 사위질빵 잎과 비슷해 보이나 잎이 좀 큰 것 같았다.

새로운 종을 발견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영실병풍바위 산둥성이를 오르고 구상나무 숲을 지나 드디어 선작지왓에 이르렀다.

한라산 백록담 산허리를 휘감고 있는 구름들이 환상적인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구름이 휘감고 있는 한라산 백록담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더 멋진 모습을 찾아서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 백록담의 모습을 담았다.

 

열심히 담다가 우연히 종모양의 누런색 꽃을 보았다.

영실병풍바위 등성이를 올라올 때 새로운 종을 발견했다고 흥분을 하고 담았던 그 꽃이다.

이곳에도 자생하고 있는 걸 볼 때 새로운 종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준다.

한라산 식물에 대한 고찰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일어 난 헤프닝이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로 식물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식물에 대해 너무나 무지해서 식물을 제대로 알기 위해 들꽃도감을 구입하고 들꽃에 대한 공부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그 후로 한라산 영실 병풍바위를 오를 때면 옛 생각이 나서 그 식물을 눈여겨 본다.

누런색 종모양 꽃이 지고 나면 머리를 풀어 헤친 것처럼 보이는 열매가 눈길을 끈다.

할미꽃이 피고 난 후 머리를 풀어 헤친 것처럼 이 식물도 머리를 풀어 헤쳤다.

떨기나무 좁은 틈 사이로 덩굴을 밀어 올려 떨기나무에 의지해서 자라는 보기보다 연약해 보이는 식물이다.

대부분 덩굴식물들은 다른 식물을 붙잡는 특별한 기능을 하는 기관이 있거나 뱀처럼 물체를 감는 기능이 있는데 이 식물은 아무리 봐도 그런 기능이 없는 것 같다.

비좁은 떨기나무 사이를 얼키고 설키면서 제 몸을 지탱하므로 특별한 기능이 필요 없이도 제 몸을 의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식물을 도감에서 찾아봤더니 세잎종덩굴이라고 한다.

원래는 자줏빛 꽃이 피는 식물과 누런 꽃이 피는 식물을 다른 종으로 분류하여 이름을 달리 불렀으나 유전자 정보를 이용하여 두 식물을 세잎종덩굴이라고 명명했다.

세잎종덩굴.

세잎종덩굴은 미나리아재비과 으아리속의 낙엽활엽만경목이다.

국립수목원에서 희귀식물로 지정한 식물이다.

한라산 해발 1,600m에서 1,700m 고지에서 자생을 하는 식물이다.

잎이 3소엽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종덩굴, 갈래세잎종덩굴, 세닢종덩굴, 양행종덩굴, 누른종덩굴, 누른종덜굴, 왕세잎종덩굴, 응달종덩굴, 큰세잎종덩굴, 큰종덩굴이라고 불리운다.

꽃은 7월에 누런색 또는 자주색으로 종처럼 생긴 꽃이 잎겨드랑이와 줄기 끝에 1개씩 달리고 꽃받침조각은 뽀족한 달걀모양이다.

잎은 3장의 작은 잎이 겹잎으로 자라는데 달걀모양으로 끝은 뾰족하고 잔털이 있으며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고 잎자루에는 털이 있다.

줄기는 2~3m정도 자라고 껍질은 갈색이며 희미하게 각이 져 있다.

열매는 여윈열매(수과)로 타원형이고 9월에 익는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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