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일본군의 전진거점진지..고산1리 한장동 갱도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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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일본군의 전진거점진지..고산1리 한장동 갱도진지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0.05.19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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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폭격기가 뜨면 동경까지 갔다 올 수 있는 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고산1리 한장동 갱도진지
 

洞窟式坑道
위치 ; 한경면 고산리 3881번지 일대. 한장동 바닷가
유형 ; 전쟁유적

 

 


일본 대본영은 1943년부터 전세가 불리해지고 미군의 반격이 거세어지자 일본 본토 방위에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군의 본토방위작전을 결□호 작전이라 하는데 미군이 제주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제주도를 방위의 거점으로 하는 결(決)7호 작전을 수립하였다.

이에 따라 일본군은 한라산 고지대를 비롯 해안가와 오름에 위장 진지와 전진 거점 진지, 주 저항 진지, 복곽 진지 등 4종류의 진지를 구축하는 등 제주섬 전체를 요새화하였다.(1945년 3월 12일 제주도를 결7호 작전 지역으로 선포, 제58군 사령부 창설)


작전의 개략적 내용은 ①해안에서 특공정을 이용한 미군 함정 상륙저지 ②해안에서 가까운 오름을 거점으로 지상 저지 ③어승생오름 등 한라산을 거점으로 게릴라전으로 최대한 지연시키다가 옥쇄하는 것 등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제주도를 이처럼 중요하게 여겼던 까닭은 제주도에서 폭격기가 뜨면 동경까지 갔다 올 수 있는 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수월봉에서 남쪽으로 대정읍 지경과 경계를 이루는 바닷가 마을인 이 지역의 동굴식 갱도는 해안 절벽과 평행을 이루는 구조로 만들어졌고, 2차 단계인 오름을 거점으로 한 지상저지와 유사한 작전개념으로 보인다.


출입구는 모두 5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바닷가로 나 있는 출입구 ①,②,③ 중에서 ①과 ③은 성인이 서서 다닐 수 있는 높이이고, ②는 높이와 폭을 1m 정도만 남기고 시멘트로 막았다. 안에서 밖을 향하여 사격을 하기 위한 구조로 보인다.

④와 ⑤는 길 건너 밭으로 연결되어 있고 1995년경에는 그 입구가 보였었는데 지금은 메워졌다. 갱도 내부의 폭은 1.5m 정도, 높이는 1.7m 정도로 성인 2 사람이 허리를 약간 굽히고 나란히 통행할 수 있는 정도이며 사무실로 쓸 수 있는 5평 정도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한라일보에 의하면 이 갱도는 수월봉 진양(震洋)특공기지와는 다른 용도로 만들어졌다. 수월봉 해안의 갱도는 해군특공부대가 주둔한 특공정기지였다면 이곳에는 일본 육군이 주둔하면서 갱도를 판 것으로 보인다. 이 갱도는 태평양전쟁 당시 고산 해안으로 상륙하는 미군을 공격하기 위한 ‘전진거점진지’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제 당시 일본군 배치도인 ‘제58군배비개견도’ 등에는 한경면 당산봉·수월봉 일대에 일본군 진지가 표시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갱도가 바로 제58군배비개견도에 보이는 일본군의 전진거점진지인 것이다. 이곳에는 진지를 구축하고 실제 많은 일본군들이 주둔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공익씨는 1943년 무렵에 이 곳 갱도를 판 것으로 기억했다. 강씨는 “7세 때 굴 있는 곳에 놀러 갔었다”며 “굴 입구는 갱목으로 세웠다가 해방이 되니까 마을사람들이 뜯어다가 집 만드는 데 썼다”고 말했다.

또 “수월봉 북동쪽 기슭에는 많은 일본군들이 주둔했었고 군마들도 많았다”며, “이들은 철제 구루마에 포를 장착하고 99식 소총으로 무장했다”고 회상했다.

강씨는 이어 “한장동 해안가 갱도에는 일본육군 1개 소대(소대장은 히로세 중위로 기억) 병력이 주둔했고, 이들은 가마오름에서 파견나왔다”고 증언했다.

이로 볼 때 한장동 갱도에는 일본군 최정예부대인 제111사단 소속부대가 주둔했음을 알 수 있다.(한라일보 2006년 8월 30일)


이 지역이 화산쇄설물퇴적층이고 그 층 밑에는 진흙층이라는 지질 특성 때문에 갱도 안에 깊은 곳은 50㎝ 깊이의 물이 고여 있어 답사하기에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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