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베일에 싸여 있는 식물..한반도 고유종 백양더부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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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베일에 싸여 있는 식물..한반도 고유종 백양더부살이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7.01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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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18)발길의 중압감에 못 견뎌 백양더부살이는 해마다 그 존재 자체가 희미해져..종보존 시급

 

 

사람들의 발길의 중압감에 못 견뎌서 해마다 그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고 있는 세계에서 오직 제주도 등 우리나라 일부지역에서만 자라는 식물이 있다.

백양더부살이라는 이름의 식물이다.

 

 

더부살이[명사]

1. 남의 집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해 주고 삯을 받는 일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

2. 남에게 얹혀사는 일.

3. 나무나 풀에 기생을 하는 식물(더부살이 식물)

더부살이 식물(parasitic plant) : 다른 생물에 붙어 그 생물의 양분을 빨아먹고 사는 식물.[동의어 : 기생식물(寄生植物)]

 

열당과 식물(Orobanchaceae : 쌍떡잎식물로 통꽃의 한 과)은 한해살이풀 또는 여러해살이풀로 엽록체가 없고 다른 식물의 뿌리에 기생하고 살아가는데 전 세계적으로 15속 150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5속 8종이 자생하고 있다.

 

생물들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한 활동을 한다.

에너지의 원료가 되는 양분인 유기물을 대부분 식물들은 식물들이 가지고 있는 엽록체로 광합성을 통해서 얻는다.

그런데 식물 중에는 엽록체를 가지지 못해서 광합성작용을 못하므로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양분을 얻지 못하는데 이러한 식물들은 다른 방법으로 에너지원인 양분을 얻는데 이러한 식물들을 기생식물(parasitic plant) 과 부생식물(saprophyte)이라고 한다.

기생식물과 부생식물들은 광합성작용이 필요치 않아 엽록체가 없기 때문에 식물체에서 녹색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기생식물(초종용, 백양더부살이, 새삼, 실새삼, 야고, 개종용, 가지더부살이...)들은 변형된 뿌리를 이용해서 다른 식물들에서 양분을 흡수해서 살아간다.

기생식물 중에 광합성을 통해 최소한의 양분을 만들어 내는 식물들도 있는데 이러한 식물들을 반기생식물(겨우살이 종류)이라고 한다.

부생식물(수정란풀, 나도수정초, 한라천마, 무엽란, 천마, 버어먼초...)들은 동식물의 사체나 배설물에서 만들어진 유기물들을 흡수하여 양분을 만든다.

부생식물들은 죽은 동식물의 유기물을 무기물화하기 때문에 자연계에서는 분해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여 물질이 원활한 순환에 이바지하고 있다.

부생식물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세상은 동식물들이 사체들로 가득차서 생물들이 제대로 살아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꺼림칙한 생각도 든다.

 

이 세상에 모든 생물들은 지구 자연생태계를 이루는 존재이기 때문에 요즘 가장 핫한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까지도 지구 물질의 순환이라는 대 원칙에서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인간생활에 백해무익하고 고통만 안겨주는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들은 영원히 출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역으로 이러한 물체들의 생성을 막기 위한 노력이 과학문명을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아이러니도 간과(看過)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식물에 기생이나 부생을 하는 열당과 식물들은 식물세계에서는 인간세상의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일 수는 있겠으나 그들도 지구 자연환경을 정화하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오묘한 지구의 생태계를 이해하는데 이들에 대한 연구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열당과 식물 중 부생식물인 백양더부살이는 전라북도 정읍에 있는 내장산 백암지구 일대에서 처음 발견되어 발견된 지명인 백양이라는 이름에 쑥 뿌리에 기생하므로 더부살이라는 네임까지 합쳐져 이름을 얻게 된 식물이다.

 

더욱이 건조한 양지쪽 풀밭을 좋아하며 현재는 제주도와 남부 일부지역에서 자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고 있는 한국고유종이다.

2018년 5월 17일 내장산국립공원에서는 전라남도 장성군 백암지구에서 절멸(絕滅)된 줄 알았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백양더부살이'가 70년 만에 다시 발견되었다고 발표를 했다.

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사무소에 따르면 내장산 백암지구 멸종위기 야생식물 조사 과정에서 자취를 감췄던 '백양더부살이'가 발견됐다고 한다.

내장산 국립공원은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과 전라북도 순창군 복흥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그중에서 백양 삼봉으로 불리우는 백학봉(白鶴峰, 722m)ㆍ가인봉(加仁峰, 677m)ㆍ옥녀봉(玉女峰, 470m)이 내장산 북쪽, 서쪽, 남쪽을 에워싸 말굽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중에서 백양산으로 불리우는 백학봉을 백암산이라고도 한다.

백양더부살이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학자가 처음으로 백양사 근처에서 발견해 학계에 알려졌지만 이후 멸종됐다고 보고가 되었으나 2003년에 자생이 확인돼 세계 식물학계에 보고된 식물이다.

 

백양더부살이는 키가 20㎝ 내외로 자라고 잎에는 반들반들하게 보이는 비늘조각 같은 것들이 나 있으며 비늘조각처럼 생긴 것들은 길쭉한 삼각형 모양으로 어긋나게 달리면서 잔털도 빽빽이 나있다.

꽃은 5월초에 피는데 꽃잎이 서로 붙어서 한 개의 꽃 판을 이루는 꽃으로 꽃에는 보라색 바탕에 흰 줄무늬가 있고 줄기 아랫부분에서 윗부분까지 꽃들이 촘촘하게 달린다.

꽃이 피기 직전에 싹이 나기 때문에 떡잎부터 차근차근 자라는 식물에 비해 자라는 모습이 순식간에 끝나는 식물이다.

백양더부살이와 외양이 비슷해 보이는 열당과 식물 중 초종용이라는 식물이 있다.

두 식물 모두 쑥에 기생을 하는 기생식물인데 백양더부살이는 일반 쑥에 기생을 하는데 비해 초종용은 사철쑥에 기생을 한다.

두 식물 모습이 너무 비슷해서 외관만 보고는 두 식물을 바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두 식물 중 백양더부살이는 초종용에 비해 1/3정도 더 길게 자라고 꽃이 촘촘하게 피는데 초종용은 해안가에서 볼 수 있고 백양더부살이는 오름이나 넓은 풀밭에서 볼 수 있다.

이는 사철쑥이 해안가에서 자라고 일반 쑥은 들판에서 주로 자라기 때문이다.

 

쑥에 기생을 한다고 하니 무조건 쑥이 있는 곳을 찾아봐도 백양더부살이나 초종용을 볼 수가 없는데 이는 두 식물이 자생하는 곳이 매우 극한적으로 한정되었기 때문이다.

백양더부살이는 개체수가 적고 스스로 광합성을 하지 못하면서 쑥 뿌리에 기생을 해서 양분을 얻는 생태적 특성 때문에 인공증식이 어려운 식물로 2012년 환경부가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식물이다.

자생지를 계속적으로 조사하여 늘려 나가고 증식법을 개발하여 개체수를 늘리며 유전자원을 보존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2014년 8월 경상남도 통영에서 세계적 희귀종인 '백양더부살이'를 발견했다고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발표를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자연자원조사를 벌이던 중 통영에 있는 한 섬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백양더부살이를 발견했다고 발표를 했다.

경기도 안산에서도 세계적 희귀종인 백양더부살이가 안산시 수암동에서 발견됐다고 2016월 6월 2일 발표를 했다.

기초생태연구조사를 통해 안산시 주요지역의 생태조사를 진행하는 중에 백양더부살이가 안산시내에서 자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그 동안 남부 일부지방에서 자생지가 확인되었던 백양더부살이가 중부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지만 발견 된 백양더부살이 개체 수가 극히 적어 서식지를 보존하고 지속적인 연구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

그 동안 제주도와 전라도 일부지방에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식물 종이 중부지방에서 발견됨에 따라 한반도의 기후 변화와 관련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도 한다.

백양더부살이가 정읍에서 발견된 후 제주도와 전라남도 경상남도의 한려해상국립공원지역에서 경기도 안산까지 분포지역이 넓혀진데 대해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우리나라 생태환경이 청청환경으로 세계에 독보적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종(種)복원기술원 식물복원센터에서는 내장산에서 자생 중인 백양더부살이 5개체를 2012년 옮겨와 증식연구를 수행하면서 2013년 인공수정을 통해 종자확보를 시도했으나 장마철 종자 부패로 실패했다고 한다.

종(種)복원기술원은 “백양더부살이 종자를 채집하여 조직배양 등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증식개체가 확보되면 자생지 인근 또는 대체서식지를 발굴해 복원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혼자 살아갈 수가 없어 다른 식물에 기생을 하여 더부살이를 하는 백양더부살이 종을 복원하는 것은 단순히 백양더부살이를 복원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지구환경을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뜻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백양더부살이가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 식물에 대한 식물학적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세계적으로도 베일에 싸여 있는 식물이다.

제주의 들판에 자생을 하고 있는 백양더부살이를 처음 본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긴 식물이지만 보기 힘든 식물이므로 호기심을 가지고 집에서 키우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이 한 삽 두 삽 떠갔으나 모두 죽어버렸다.

그 후로는 떠가질 않았는데 최근에는 카메라 보급이 일반화되고 야생화 촬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많은 전국의 야생화 촬영자들이 제주의 자생지인 풀밭으로 모여들면서 그 발길의 중압감에 못 견뎌서 해마다 그 존재 가치가 희미해지고 있다.

발길의 중압감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는 하루 빨리 종(種)복원을 하여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게 한다면 전국에서 몰려오는 발길들을 줄일 수 있고 발길의 중압감에서 벗어난 백양더부살이가 제주의 풀밭에서 자유롭게 자라면서 5월의 봄을 아름답게 장식하게 되리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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