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녹색 그림자 속 하얀 꽃 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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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녹색 그림자 속 하얀 꽃 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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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0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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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녹색 그림자 속 하얀 꽃 너울

       
       

 

요즘 숲에는 하얀 꽃물결이 넘실거립니다.

지난달에는 층층나무 꽃이 너울거리더니만 7월이 되니 곰의말채나무 꽃이 너울거립니다.

 

 

얼핏 보아서는 꽃물결이 층을 이루는 것 같아 층층나무처럼 보이지만 ‘곰의말채나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곰의말채나무 또한 층층나무과(Cornaceae)에 속하거든요.

 

 

곰의말채나무는 높이 15m정도 자라는 낙엽활엽교목으로 7-8월에 하얀 꽃을 피우지요.

복스럽게 모여 핀 꽃모양이 참 곱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이긴 하나 저리 예쁜 꽃이 그리 향기로운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곤충들에게는 아주 인기가 많더군요.

 

 

어느새 꽃잎이 시들어가는 꽃차례도 보이네요.

열매는 둥근 모양으로 9월 이후 까맣게 익게 됩니다.

열매가 익을 쯤 녹색이었던 자루가 빨갛게 변해가지요.

빨간 자루 끝에 새까맣게 익은 열매들이 매달려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나무입니다.

 

 

곰의말채나무 바로 곁에는 좁고 긴 모양의 잎을 가진 ‘까마귀베개’가 서있었지요.

까마귀베개는 높이 7m정도 자라 곰의말채나무에 비해 키가 작은 편입니다.

그래도 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날에는 넓은 잎을 가진 키 큰 나무 곁에서 나름 햇빛 가리개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우연찮게 고개를 들어보았다가 잎겨드랑이마다 동글동글 맺힌 꽃차례를 발견하게 되었지요.

피었는지 말았는지 분간하기 어려운 저 작은 꽃으로 벌써 개미들이 모여들었더군요.

 

 

꽃은 5-7월에 황록색으로 피며 잎겨드랑이에서 15개 정도의 꽃들이 올망졸망 모여 취산꽃차례를 이룹니다.

꽃이 지고 나면 7-10월에는 원통처럼 생긴 열매들이 맺혀 알록달록 익어갑니다.

녹색이었던 열매는 노란색을 거쳐 빨갛게 변하며 마침내는 새까맣게 익게 되지요.

꽃이 필 때는 별 티를 내지 않았지만 열매가 익을 때는 아주 다채로운 빛깔을 보여주는 나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곰의말채나무와 까마귀배게 곁에는 ‘산딸나무’도 서있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얀 꽃물결을 일으키던 산딸나무가 지금은 열매의 모습으로 변해버렸네요.

잎 위로 꼿꼿하게 솟아난 자루 끝에 녹색 공들이 매달려있는 듯합니다.

괜스레 9월 이후 빨갛게 익을 열매의 모습을 떠올리며 입맛을 다셔봅니다.

 

 

햇살이 점점 뜨거워지는 7월, 하얀 꽃차례 넘실거리는 숲에는 녹색 그림자가 조금씩 짙어져갑니다.

 

 

그리고 꽃을 한가득 피워낸 나무들은 몸부림치듯 가지를 너울거리며 진한 향기를 퍼뜨리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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