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란 대체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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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란 대체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7.0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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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19)참나무겨우살이는 제주도가 원산인 겨우살이, 해가 갈수록 개체 수 점점 줄어들어

 

 

어렸을 때 기억들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는 식물 중에 참나무겨우살이가 있다.

참나무겨우살이는 참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지만 참나무뿐만 아니라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육박나무, 생달나무, 보리밥나무, 조록나무, 참나무 등 다양한 나무에 기생을 하는 상록 기생 관목으로 나무줄기에 뿌리를 박아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면서 살아가는 식물이다.

참나무겨우살이는 나무를 죽게 하지는 않으나 나무에는 상당한 피해를 끼쳐서 겨우살이가 기생하는 나무는 자람이 느리고 수명도 짧다.

겨우살이가 숙주나무에 박은 뿌리 때문에 겨우살이 뿌리가 뚫고 들어간 틈으로 해충이나 병균이 침입하기도 하므로 참나무겨우살이가 기생을 하는 나무는 목재로도 쓸모가 없는 나무가 된다.

참나무겨우살이 열매는 산새들이 즐겨 먹는 열매다.

열매에는 끈적끈적한 점액이 있어서 새들이 열매를 먹고 나서 부리에 붙은 씨앗을 떼어내려고 나뭇가지에 부리를 비빌 때 새로운 나무에 씨앗이 들러붙게 되고 점액이 마르면서 접착제처럼 씨앗이 나뭇가지에 단단하게 고정되어 그 자리에서 싹이 나와 자란다.

참나무겨우살이 잎과 줄기를 보면 잎은 두껍고 잎 앞뒤가 같으나 잘 부러지는데 가지는 탄력이 있어서 센 바람에도 부러지지 않는다.

 

모든 나무가 잎을 떨어뜨리는 한겨울에 홀로 푸르름을 자랑하니 옛사람들은 이를 보고 신성하게 여겼다.

옛날 로마 근처 네미라는 마을에는 숲과 동물, 풍요의 여신인 다이아나와 그녀의 남편 비르비우스를 섬기는 신전이 있었다고 한다.

이 신전의 제사장은 ‘숲의 왕’ 이라는 칭호를 받았는데 남자라면 누구라도 ‘숲의 왕’이 될 수가 있었다고 한다.

제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신전 주위의 숲에 있는 성스런 나무에서 ‘황금가지’를 꺾어 그것으로 제사장을 죽여야만 ‘숲의 왕’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방법으로 제사장 직분은 대대로 이어져 내려왔다고 한다.

제사장이 되기 위해 황금가지가 왜 필요했을까? 라는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영국의 인류학자 제임스 프레이저는 13권에 달하는 방대한 책을 썼다고 한다.

“황금가지란 대체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제임스 프레이저에 의해서 베일이 벗겨졌다고 한다.

제임스 프레이저는 이 마을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황금가지는 참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라고 단정했다고 한다.

 

옛날 유럽 사람들은 참나무를 매우 신성하게 여겼던 나무였고 참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를 영생불사(永生不死)의 상징으로 여겨 절대적 존재로 숭배를 했다고 한다.

동양에서도 겨우살이를 하늘이 내린 영초(靈草)라 하여 신성하게 여기고 경외(敬畏)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동서양에서 다 같이 겨우살이는 번개와 벼락을 막아주고 화재를 피하게 하며 귀신과 병마를 내쫓는 신통력이 있는 것으로 믿어 왔다.

옛날 태양신(太陽神)을 숭배한 켈트족의 드루이드교 제사장은 황금 낫으로 겨우살이를 베어 제단에 바쳐 제사를 지낸 뒤 백성들에게 나눠줘 집의 추녀 밑이나 마구간의 천장에 매달아두게 했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사람이나 가축이 병에 걸리지 않을 뿐더러 못된 귀신들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 풍습은 지금도 오스트리아, 스위스, 스웨덴 등의 민간에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또, 드루이드교도들은 겨우살이를 담근 물을 만병통치약(萬病通治藥)으로 믿어 이 물을 옴니아 사난스(Omnia sanans), 곧 “모든 병을 고치는 물”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옴니아 사난스(Omnia sanans)는 간질병의 묘약으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고 모든 독을 푸는 약이라고도 했으며 죽은 사람도 살려낼 수 있고 신도 죽일 수 있는 약이라고 여겼다.

 

옛날 우리 선조들도 아이를 못 낳는 여인이 겨우살이를 몸에 지니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믿었고 전쟁터에 나갈 때는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있으면 다치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한다.

또, 겨우살이는 만능의 약효를 가진 ‘황금가지’로 방안이나 부엌, 마구간 등에 걸어두면 뱀, 지네, 쥐며느리와 같은 독벌레들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열병이나 못된 귀신도 피해간다고 하는 풍습도 있었다고 한다.

겨우살이에 대해서 전해오는 이야기도 있다.

옛날 어느 마을 부잣집에 외동아들이 몹쓸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고 한다.

부잣집 아들은 허리와 무릎도 몹시 아파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서 지냈다고 한다.

부잣집 주인은 전국의 용하다는 의원들을 모두 불러 아들의 병을 치료했지만 효과가 없고 아픔은 계속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도사(道士)가 찾아와서 아들의 병을 낮게 하려면 뒷산 너머에 약초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찾아가서 약초를 얻어다 먹여 보라고 했다고 한다.

부잣집에서 뒷산너머까지는 한나절 거리로 먼 거리였지만 부자는 하인을 시켜서 그곳에 가서 약초를 가져오게 했다고 한다.

하인이 갖고 온 약을 오래 달려먹였으나 아들의 병에는 차도가 없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부자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하인을 시켜 약초를 가져 오게 했다고 한다.

 

몹시 추운 날 하인은 얇은 옷을 입고 와들와들 떨면서 약초를 가지러 가다가 가는 길이 너무 멀고 추워서 가기가 싫어졌다고 한다.

하인은 뒷산으로 들어가는 숲에 있는 뽕나무에 자잘한 가지들이 새둥지처럼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자기가 가지러 가는 약초와 비슷해 보여서 이걸 따가지고 가자고 생각을 하고는 나무에 붙어있는 잔가지들을 자른 후 숲 근처에 사는 친구 집으로 가서 잘게 썰어 종이에 싼 다음 한참 놀다가 시간 맞추어 주인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부자는 그걸 달여서 아들에게 먹였다고 한다.

그런 일이 생긴 후로는 하인은 뒷산너머에는 가지도 않고 잔 나뭇가지를 딴 후 친구 집에서 실컷 놀다가 왔다고 한다.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왔다.

새봄이 되면서 부잣집 아들은 몸이 점점 좋아졌다고 한다.

이 소식이 동네를 너머서 멀리까지 퍼져 나갔다고 한다.

뒷산너머에서 약초를 재배하는 사람이 이 소식을 듣고 이상하게 여겼다고 한다.

겨울동안 한 번도 약을 가지러 오질 않았는데 대체 무슨 약을 먹였을까? 하면서 어느 날 부잣집을 찾아왔다고 한다.

약초를 재배하는 사람이 부잣집 집 앞에서 하인과 마주쳤다.

하인은 화들짝 놀라면서 “큰일 났다. 이 사람이 주인에게 하인이 약초를 가지려 오질 않았다는 사실을 말한다면 모든 것이 탄로 날 것이므로 난 이제 죽었구나.”하고는 하인은 약초꾼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면서 살려달라고 빌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주인어른께는 이르지만 말아주십시오.” 하인은 애원을 했다.

하인의 말을 들은 약초꾼은 “아니 무슨 일이기에 그러시오. 그 이유를 말해 보시오.” 라고 했다.

하인은 자초지종을 모두 얘기했다고 한다.

약초를 재배하는 사람은 하인을 데리고 가 뽕나무에 기생하는 잔가지를 따서 뒷산너머로 돌아갔다고 한다.

약초꾼은 가져 온 잔가지로 아픈 사람들에게 달여서 먹여 봤더니 관절염이나 신경통 등 풍토병(風土病)에 효과가 있음을 알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뽕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를 상기생(桑寄生)이라 불렀다고 한다.

 

뽕나무겨우살이 대신 참나무겨우살이를 써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겨우살이를 오랫동안 두면 황금빛으로 변하는데 ‘황금가지’라는 이름이 이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참나무겨우살이는 늦가을에 꽃이 피는 식물이다.

꽃모양이 6.25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를 도우러 온 미군들이 사용하던 휴대용 성냥개비모양으로 생긴 꽃이다.

이 꽃을 보면 어렸을 때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식물이다.

당시는 전쟁으로 인해 피난민이 밀려 내려와 모두들 너무나 가난하게 살던 시절이다.

동네 형들과 친구들과 함께 온 동네를 누비고 다녔던 생각과 가끔씩 미군들이 탄 차가 지나갈 때면 뜻도 모르면서 형들이 하니 따라서 “초코렛트 기브 미”라고 외치면서 손을 벌리고 흙먼지가 날리는 비포장도로 차 꽁무니를 계속해서 쫒아 가면 미군들이 뭔가를 던져 줬다.

그걸 받고 싱글벙글했던 기억과 함께 던져 준 물건 중에는 참나무겨우살이 꽃과 닮아도 너무 닮은 성냥개비도 함께 들어 있었는데 이건 뭣에 쓰는 물건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먹는 물건인지 알고는 깨물어서 먹었다가 뱉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전쟁 통이어서 모든 게 귀하고 굶기를 먹는 것처럼 하고 살 때이므로 모든 것이 먹는 것 우선으로 미군들이 던져 준 가루커피를 삼키고는 너무나 써서 물로 입속을 계속해서 헹구었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그 때 그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하고 생각도 해 본다.

 

미군이 던져 준 성냥개비와 닮은 나무의 꽃은 참나무겨우살이 꽃이다.

우리나라에는 참나무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겨우살이, 붉은겨우살이, 동백나무겨우살이가 자생을 하지만 이중에서 꼬리겨우살이를 제외한 겨우살이들이 제주에서 자생을 한다.

참나무겨우살이는 제주도가 원산인 겨우살이로 해가 갈수록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6년 9월 28일 발생하여 한반도에 상륙한 제18호 태풍 차바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던 제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는데 이 때 참나무겨우살이들이 기생하던 지주목들이 쓰러지는 바람에 참나무겨우살이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모 학교 교정의 참나무겨우살이는 운동장에 스텐드를 설치하면서 나무들을 잘라 내는 바람에 몽땅 사라졌다.

과수원 둘레 방풍림들도 베어지거나 가지치기를 하면서 참나무겨우살이가 없어지기도 했다.

육지 일부지역에서는 약용으로 재배하기 위해서 제주에서 씨를 옮겨가 대량으로 번식을 시켜 참나무겨우살이 농장을 만들고 있다는데 유독 제주에서는 무관심속에서 자생지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참나무겨우살이 자생지가 줄어들면서 산림청 국립수목원에서는 희귀식물(멸종위기종)로 지정은 하였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보호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얼마 남지 않은 참나무겨우살이가 오래 동안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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