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 파행, 왜 전국 예술인들 부글부글 하게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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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비엔날레 파행, 왜 전국 예술인들 부글부글 하게 만들었나.."
  • 고현준
  • 승인 2020.07.1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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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1)김인선 예술감독 성명서 발표후 전국 예술인들 850여명 서명..제주도립미술관 해결 나서야
제주도립미술관(사진제공=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사진제공=제주도립미술관 홈페이지)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최정주)이 제주비엔날레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술감독(김인선)과 불협화음을 내며 파행을 계속 하고 있다.

비엔날레를 준비해 온 김인선 예술감독 측은 최근 “제주비엔날레 주관청인 제주도립미술관의 월권은 물론 자율성과 권한을 침해받았다”며 “비엔날레 진행체계의 기형적 구조 문제”를 제기하는 등 제주도립미술관에 대한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립미술관 측은 “이건 발주처로서의 엄연한 관리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하며 “모두가 다 예술감독의 잘못이었다“는 식으로 항변하고 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김인선 예술감독 측은 지난 6월 말 ’역행하는 제주비엔날레 구조 개선과 예술인 권리보장 요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한 후 전국 예술인들의 서명을 받았다.

약 1주일간 진행된 전국 예술인들의 서명은 600여명에 달했고 지난 6월말 서명기한을 정했음에도 서명자는 계속 늘어 10일 현재 850여명이 이에 동조하는 서명에 나섬으로써 제주도립미술관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연일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예술인들이 본인의 이름을 내걸고 이같은 내용에 서명을 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제주비엔날레를 준비하는 제주도로서는 ‘전국적인 예술계 왕따’라는 아픈 결과로 나타나는 중이다.

본지는 김인선 예술감독 측의 성명서 발표후 제주도립미술관 측의 입장을 일단 들었다.

하지만 성명 내용 중에는 최정주 도립미술관장을 직접 적시하고 언급하는 내용이 많아 이를 확인하기 위해 최 관장에게 직접 인터뷰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일 최정주 관장과 직접 통화 후 6일 후에 약속하자고 해서 전화를 했지만 이후 최 관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직원에게 당초 인터뷰 약속 내용을 전하고 답을 해달라고 했지만 이후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결국 제주도립미술관의 입장은 김용철 학예연구사로부터만 듣는 수 밖에 없었다.

본지는 최정주 도립미술관장의 이같은 부당한 언론 회피 자세와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해 관장으로써 대단히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보고 있다.

기사는 시간이 생명이다.

당초 1일 취재가 되면 당일 기사화 할 수 있었지만, 최 관장은 6일 오후 2시에 전화를 하면 그때 인터뷰 약속을 잡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나 이후 학예사에게 모든 답변을 맡겨버리고 본인은 꼭꼭 숨어버렸다.

본지는 이와 같은 최정주 관장의 무책임한 행태를 중요한 언론경시 문제로 해석하며, 더욱이 예술감독 등의 인건비 등  차제에 이에 대한 모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본지는 일단 관련 내용을 취재된 그대로 보도할 예정이다.

기획취재 1에서는 먼저 김인선 예술감독 측이 발표한 성명서를 전문 공개한다.

 

 

역행하는 제주비엔날레 구조 개선과 예술인 권리보장 요구

 

제주비엔날레 주관처인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최정주)은 진행 체계의 기형적 구조를 바로잡고 참여 작가들 및 기획자들의 권리 보호와 예술적 자율성을 보장하라!

제주도립미술관 관장은 2020 제주비엔날레의 파행 사태에 대한 책임 전가를 멈추고 참여 예술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하라!

본 성명서는 제주비엔날레 뿐 아니라 타 비엔날레를 포함한 현 한국의 문화예술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국공립 주관 행사의 예술인 고용 계약 등 정당한 행정 절차들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게 하며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자 함이다.

본 제주비엔날레 사태와 유사한 경우의 예술인의 권리 침해가 사라지기를 바라며, 미술계 내 자성과 동의의 목소리를 모아 향후 예술인 노동 고용 및 계약 절차 등 안전한 창작활동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그 궁극적 목적을 둔다.

 

1) 제주비엔날레 주관처의 검열과 월권으로 예술인의 자율성과 권한 침해

전시 주제 및 작가 선정은 전시 기획자의 해석에 따른 고유영역이다. 또한 주제에 협의된 작가들의 작품 제작은 자율성을 가진다. 그럼에도 예술감독이 결정하고 해석하고 있는 행사 주제에 대해 주관처인 제주도립미술관의 관장은 자의적인 해석을 근거로 일부 참여 작가에 대한 사전검열의 태도로 일관하였다.

이 과정에서 ‘흑인 여성 성소수자’를 소재로 한 작가를 교체하라는 관장의 노골적 요구에 이의를 제기한 예술 감독을 해임하고자 하는 등 전시 기획에 관한 월권과 갑질의 행태가 있어왔다.

제주비엔날레는 참여하는 모든 창작자와 전문인력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행사이다. 주관처는 참여자 개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는 것을 우선하여야 하며, 프리랜서임에 고용 환경이 불안정한 작가, 기획자, 번역가, 디자이너 등 모든 참여 인력이 투여한 시간과 노동에 대한 정당한 업무 인정과 적합한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본 행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용역업체의 변경, 예술감독, 큐레이터, 작가 등과 주관처와의 계약, 행정 공백으로 인해 작가들이 기 지출한 작업비용, 예술감독/전시팀에게 지불되어야 하는 체납된 임금에 대한 조속한 파악과 해결을 촉구한다. 무엇보다 주관처는 일정 변경에 따른 각 참여자들의 현안을 신속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여 모든 참여 예술인의 창작에 대한 자율성 및 권한을 침해하고 있는 현 행태를 멈추어야 한다.

 

2) 비엔날레 진행체계의 기형적 구조 문제

현재 제주비엔날레는 예술감독과 큐레이터 팀, 참여 작가 등이 주관처가 아닌 대행업체와 매년 계약 해야 하는, 창작자들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부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로써 주관처는 실질적으로 대행업체를 통해 예술감독을 통제하고자 하며, 진행단계를 보조하고 실행해야 할 대행업체는 예술감독을 단순 용역자로 두고 지금까지 협의된 예산, 작품 구현, 시각 디자인 등에 대한 변경 요구와 통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비엔날레라는 2년 연속 행사의 특이성을 고려하지 않고 매년 입찰을 통해 선정되는 대행업체와 예술감독이 매번 계약해야하는 행정 편의주의적 악조건 속에서 업무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하여 막대한 도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하고 비효율적 구조로 인한 원활한 업무 진행이 불가능한 환경이다.

예술감독/전시팀은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주관한 대행업체와의 업무협의 회의에서 해당 업체 대표와 임원 등의 막말과 고성이 난무하는 모욕적인 상황을 마주하였다. 이후 징벌적 항목들이 나열된 불공정 계약서를 현장에서 제시받고 계약을 강요당한 바, 예술감독/전시팀은 회의 내내 보여준 업체의 갑질 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당 업체와의 계약이 불가함에 대한 의견을 전하였다. 그러나 정당한 이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주관처는 ‘이유없음'의 의견을 고수하며 현재까지 해당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

 

3) 행정 부실로 인한 참여 작가들 피해

주관처는 예술감독/전시팀 및 자문위원들과의 어떠한 사전 논의도 없이 행사 일정을 여러 차례 변경, 사후통보하여 본 행사를 함께 만들어나갈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세계적으로 심각한 천재지변에 의한 행사 일정 변경은 예술감독/전시팀과 참여작가 모두 불가피함을 인지하는 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과정의 여러 결정 과정에서 보인 주관처의 비전문적이고 일방적인 행태로 인해 본 행사에 참여하는 작가들을 비롯한 관련 진행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겪고 있다. 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하여 애초 행사 일정에 최선을 다해 논의해오고 실행해온 인력, 작가, 협력 기관들이 겪게 되는 고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참여 예술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음을 강력히 문제제기 하는 바이다.

참여 작가들은 계약 체결을 하지 못한 채 행사의 공신력을 믿고 자비를 들이면서 작품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현재 전시팀과 예술감독을 배제한 채 주관처가 일방적인 통보를 지속하고 있어 이로 인한 혼선과 불신을 겪고 있다. 이에 계약 미진행 사유, 비엔날레 자문위원회의 지휘 및 감독의 범위, 보상 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 형식적 답변만으로 일관하는 주관처의 무책임함과 안일함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 2020 제주비엔날레 주관처인 제주도립미술관에 묻는다

현재 제주도립미술관 관장은 이 모든 사태가 예술감독이 업체와의 계약을 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반복적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자세가 도를 대표하는 행사의 주관처로서 옳은 태도인지도 의문이다. 더불어 행사의 관련 주관처가 행사의 가장 중요한 참여 예술인의 권리를 최우선에 두는 절차 마련과 행정 진행에 임해주기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2020제주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작가와 기획자, 관련한 인력들을 비롯하여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많은 이들의 동의를 촉구하고 있는 본 성명서는 비단 본 회차의 제주비엔날레 행사에만 국한되는 문제 제기로만 그치치 않을 것이다.

제주비엔날레의 지속적인 존속을 위해서 현 주관처의 행정부실, 안일한 문제 대처, 기형적 업무구조 등을 바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참여자들에게 돌아갈 뿐 아니라, 국제적 예술섬으로서의 위상을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하는 제주 예술계 및 제주민들에게도 피해와 실망이 반복될 것이라고 본다.

2020. 06. 22.

2020 제주비엔날레

예술감독 김인선, 전시팀 홍이지, 박은혜, 용선미 & 참여 작가 구민자, 김보현, 안상훈, 안유리, 이수경, 박민희, 이해강, 이진한, 장파, 정지현, Hong-Kai Wang, Jane Jin Kaisen 일동

 

 

다음은 김인선 예술감독으로부터 직접 이 성명서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해 보도할 예정이다.

 

(이 기사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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