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가는 길에 백작약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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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가는 길에 백작약 꽃이 피었습니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7.2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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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관상용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서식지에서 자취를 감춘 들꽃..'백작약'

 

 

숲속 깊은 곳에서 꼭꼭 숨어 피는 백자(白瓷)처럼 하얗고 매끈한 순백의 백작약(白芍藥)꽃..

 

예나 지금이나 여성들의 로망(Roman)은 백자(白瓷)처럼 하얗고 매끈한 피부를 갖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피부를 갖는 것이 여성들만이 로망(Roman)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남성들에게도 로망(Roman)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의학적으로 볼 때 도자기처럼 매끈한 피부를 가지려면 기미와 잡티를 없애는 게 우선이라고 한다.

사람의 얼굴에 기미와 잡티가 생기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서 얼굴에 기미와 잡티가 생기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여성들은 20대에는 자외선, 스트레스, 영양 불균형 등으로 기(氣)의 순환이 막혀서 생기고 30대에는 임신, 출산 등으로 호르몬 불균형이 일어나 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여 생기며 40대 이상이 되면 피부 내 수분과 영양 성분인 진액(津液)이 부족해서 생긴다고 한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사람의 얼굴에 생긴 기미와 잡티는 백(白)색의 기운을 가진 5가지 추출물로 만든 화장품으로 피부 속 기혈(氣血)진액의 순환을 회복시켜 생긴 기미도 없애고 앞으로 생길 기미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백자(白瓷)와 같은 피부미인을 만드는 성분중에는 백작약(白芍藥) 추출물이 들어간다고 한다.

백작약(白芍藥)에 대한 한의학대사전에 실린 내용을 간추려보면(2001. 6. 15. 한의학대사전 편찬위원회)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백작약(白芍藥)은 맛이 쓰고 시며 성질은 약간 차가운데 간경(肝經) · 비경(脾經) · 폐경(肺經)에 작용하여 혈액을 풍부하게 하고 통증과 땀을 멎게 하며 지혈에 도움을 주고 간화(肝火)를 없애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약리 실험에서 백작약에는 페오니플로린(Paeoniflorin) 성분 과 페오놀( Peonol, Ppaeonol) 성분이 들어 있다고 밝혀졌는데 페오니플로린(Paeoniflorin) 성분은 진정(鎭靜), 진통, 진경(鎭驚), 해열, 소염, 항궤양, 혈압 강하, 관상 혈관 확장 작용을 하고 페오놀(Peonol, Paeonol) 성분은 진정, 해열, 진통, 진경, 소염, 지혈 작용을 한다고 한다.

또, 백작약에는 항균 작용을 하는 물질도 들어 있다고 한다.

백작약(白芍藥)은 백자(白瓷)와 같은 고운 모습을 보여줄 뿐 아니라 사람들의 미백과 피부미용, 질병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주는 백약(百藥)이 되는 식물이다.

백작약은 들꽃의 차원을 뛰어 넘어 아름다움을 선사해주는 명약(名藥)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백작약에 대해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가 있었다.

어느 날 전쟁이 나서 사랑하는 사람이 전쟁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전쟁터로 떠나면서 젊은 연인은 자기가 돌아오는 날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젊은 연인을 전쟁터에 보낸 여인은 젊은 연인이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빌며 기다렸다고 한다.

전쟁이 끝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돌아 왔는데 기다리던 사람은 돌아오지를 않았다.

돌아 온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전쟁터에서 젊은 연인은 적의 칼에 맞아 죽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여인은 슬펐으나 그 사람들의 말보다 전쟁터로 떠나면서 기다리면 꼭 살아서 돌아오겠다는 젊은 연인의 말을 믿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창 밖에서 처량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노래를 부른 사람은 장님인데 노래 내용은 젊은 연인이 전쟁터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워하다가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한 젊은이가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워하며 전쟁터에서 죽었는데 모란꽃이 되었네.”라는 노래다.

여인은 젊은이가 죽었다는 전쟁터로 달려갔는데 그 곳에는 모란꽃 한 송이가 피어있었다고 한다.

여인은 자신도 사랑하는 젊은 연인 곁에 있게 해달라고 신에게 빌었는데 신은 여인의 간청을 들어 주어 여인을 모란꽃 옆에 아름다운 백작약으로 태어나게 했다고 한다.

 

백작약을 옛날에는 함박꽃이라 불렀는데 함박은 함지박을 말하는 것으로 꽃 모양이 함지박처럼 크다 하여 부르는 이름이다.

들꽃들 중에서는 백작약 꽃은 아주 큰 들꽃으로 큼지막한 함지박처럼 생겨 깊은 숲속에 피어 있지만 쉽게 찾을 수가 있는 들꽃이다.

 

당신에게 가는 길에

백작약 꽃이 피었습니다.

파티에서 돌아와

서둘러 평상복으로 갈아입듯

화려한 꽃빛 지운 오월 숲 속에

백작약 함초롬히 피었습니다.

초록 일색의 오월 숲속에

홀로 핀 순백의 백작약 꽃을 보면

이제는 그리워도 가닿을 수 없는

어느 날의 당신을 닮았습니다.

그리운 것들은

어찌하여 멀리만 있는 것인지

멀리 있는 것들은

어찌하여 다 그리운 것인지요.

 

(백승훈시인의 “백작약” 시(詩)를 옮기다.)

 

백승훈시인은 “백작약”을 오월의 숲 속에서 함초롬히 피는 꽃이라고 했다.

초록 일색의 숲속에서 홀로 핀 순백의 꽃을 보면서 그리운 님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리워도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연인을....

백작약의 꽃말은 “부끄러움 또는 수줍음” 이라고 한다.

부끄러움이 많고 수줍음이 많아서 숲속 깊은 곳에 꼭꼭 숨어서 피는 들꽃이다.

 

그렇지만 푸른 숲속 깊은 곳에서 피지만 고고한 자태는 누구도 흉내를 낼 수 없는 백자(白瓷)처럼 단아한 들꽃이다.

백작약은 꽃이 아름다워 누구나 보면 탐을 내게 하는 매력(魅力)을 가지고 있는 들꽃이다.

그래서인지 백작약이 분재나 정원수로 식재를 하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가 있다.

백작약은 산작약이라고도 하는데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작약과 작약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작약과 작약속에 속하는 식물로는 모란, 작약, 산작약, 백작약이 있고 작약에는 자생종으로 참작약이 있고 재배종으로 호작약이 있다.

꽃은 5월에 흰색으로 줄기 끝에 1개씩 함지박처럼 생긴 꽃이 피고 키는 50cm정도 자란다.

잎은 어긋나게 나는데 3개씩 2번 갈라지고 긴 타원형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여러 개의 씨방으로 이루어진 열매를 가지고 있다.

백작약은 우리나라 자생식물이면서 희귀식물로 분류를 하고 있는 식물이다.

 

백작약은 흰 꽃이 피는 작약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작약(芍藥)은 중국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적(癪)을 그치는 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데 여기서 “적(癪)”이란 배나 가슴에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병인데 백작약의 약효는 뿌리에 있다고 한다.

작약(芍藥)은 동서양에서 모두 볼 수 있는 들꽃이다.

중국에서는 모란을 “꽃의 왕”이라 하여 화왕(花王)이라 했고 작약을 “꽃의 재상”이라 하여 화상(花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작약의 속명을 패오니아(Paeonia)라고 하는데 패오니아(Paeonia)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의사 패온(Paeon)이 신들끼리 싸우면서 생긴 상처를 치료해줄 때 작약의 뿌리를 사용해서 병을 치료해주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백작약은 약재로 효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상용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서식지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들꽃이다.

제주의 오름 사면 숲속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백작약들이 하나 둘 사라지더니 이제는 백작약이 군락지로 알려진 한라산 중턱엘 가도 그 모습을 쉽게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누군가 백작약을 몰래 이사를 시킨 것이다.

 

들에서 자라는 들꽃들을 들에서 자라게 해야 하는데 자기 집 거실이나 정원에서 봐야겠다는 사람들 마음씀씀이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된다.

백작약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들꽃이므로 뱅기 타고 배타고 와서 육지로 옮겨 갈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들꽃을 사랑한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는 들꽃을 곁에 두고 돌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산과 들에서 자라는 들꽃들을 옮기는 사람들로 인해서 들꽃들이 정든 고향을 등지고 떠난 자리에서 조릿대나 외래종식물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들을 자주 보게 된다.

지난해까지 오름과 들판을 아름답게 꾸미던 백작약이 사라진 자리를 보면서 오늘 담는 백작약이 이 자리에서 담는 영정사진(影幀寫眞)이 되지 않고 내년에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 하면서 앵글(Angle)에 정성을 들여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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