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산신계 관청할망’ .. 하례2리 어캐할망당(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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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산신계 관청할망’ .. 하례2리 어캐할망당(본향)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0.08.0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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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마에 앞서 이 당에서 제를 지냈다

하례2리 어캐할망당(본향)

 

위치 ; 남원읍 하례리 1656-2번지. 하례2리 칡오름 동쪽 삼거리 광장에서 북쪽으로 난 좁은 진입로로 들어간 곳. 영천악에서는 동남쪽이다.
유형 ; 민간신앙(본향당)
시대 ; 조선~
계보 ; 산신계 관청할망
신목 ; 팽나무(폭낭)
형태 ; 신목형, 석원형, 제단형
신명 ; 어캐할망 또는‘장통할망’이라고도 부른다.

 

 


어캐란 직사와 돈드르 사이 일대를 약 400m 정도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절벽을 말한다. 당 입구 맞은편으로 보이는 큰 바위가 그 일부이다.

동네 한가운데 가로 놓여 있지만 이곳에는 울창한 수목들이 덮여 있어 공원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어캐 앞과 뒤쪽 고지 높이가 15m 정도로 차이가 있고 앞쪽 동네에 지붕 위에 올라서도 한라산이 안 보인다. 하천까지는 왕석들이 늘어서 있어서 말을 가두어 기르기에 적당했다고 한다.

점마를 위해 일시에 많은 말들을 가두려면 이 만한 적지가 없었으리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200m 지점을 알리는 표지판과 버스정류장 사이에 한 사람이 겨우 걸을 수 있는 좁은 길이 길게 북쪽으로 나 있다.

이 길이 당으로 들어가는 ‘올레’이다. 50m 정도 들어가면 당이 나온다. 돌담 울타리가 둘려 있고 그 안에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으로 햇빛이 가려질 정도이다.

왼쪽에 팽나무 신목이 있고 지전물색이 걸려 있다. 그 옆에 납작한 돌을 冂자로 맞춰 세우고 그 위에 우진각(모임지붕) 형태의 돌지붕을 얹은 신위가 있다. 이 안에 향로가 있고 과일 등을 올린다.

신목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돌을 쌓아 제단을 만들었다. 제단 위에는 궤가 하나 있고 그 안에는 메, 귤 등의 음식이 가득 들어 있고 주위에는 초, 음료수 병 등이 흩어져 있다. 고목 위에 지전물색이 올려져 있다.

직사동네에 사람이 살기 시작할 시기에 점마소 자리 장통이라는 곳에 당을 모시기 시작했다. 점마에 앞서 이 당에서 제를 지냈다.

신의 계보는 『제주신당조사』(2009)에 따르면 ‘산신계 관청할망’이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기능으로 보면 원래는 마소를 잘 기르게 해 달라고 빌었던 당인데 지금은 마소를 키우는 집이 거의 없어졌고 대신 집안 대소사에 대해 소원을 비는 당이 되었다.

아주 센 당으로 특히 재판을 걸었을 때 이 당에 와서 3번만 정성을 들이면 이긴다고 말한다. 제일(祭日)은 정해져 있지 않고 각자 생기에 맞는 날을 택하여 다닌다. 매인심방은 토평동 이인옥 심방이다.


당에 갈 때엔 메 2기, 과일, 제숙(바닷고기), 돼지머리, 잔치추물 등을 준비한다. 또한 집안에 제사를 지낸 후에 새벽에 사람들과 마주치기 전에 고기나 밥 등을 가지고 가서 인정을 건다고 한다.

다른 지역의 당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풍습이다. 신위는 1위인데 메를 2기 올리는 까닭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2010년 4월 답사 때 보니 비에 젖지 않아 깨끗한 지전물색이 있고 제물로 올린 과일들이 싱싱한 채 있는 것으로 보아 요즘에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이곳을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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