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강행하라(?)..정치인이 ‘왜 거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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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강행하라(?)..정치인이 ‘왜 거기서 나와’”
  • 고현준
  • 승인 2020.08.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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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제주mbc-tv ‘맹쾌한 주’를 보고..대안학교 학생보다 못한 의식 걱정된다
제주mbc-tv의 명쾌한 주(사진=제주mbc홈페이지)

 

 

“제주도는 옛부터 돌, 바람, 여자가 많다라는 의미로 삼.다.도 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 바람, 여자만큼 제주도에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쓰레기 입니다.

이제는 삼다도에서 하나 더 추가해 사.다.도 ( 四多島 ) 즉 “섬에 네가지(돌, 바람, 여자, 그리고 쓰레기)가 많다.” 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인구와 관광객 수가 증가하면서 2011년에는 627.4t이었던 쓰레기량이 2019년에는 1143.4t 으로 갑절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쓰레기 양은 늘어나고 있는데 과연 재활용은 잘 되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쓰레기 양에 비해 재활용이 되고 있는 비율은 29.3%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70%는 재활용이 되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재활용 되지 않아 버려지는 쓰레기들은 주로 매립이나 소각의 방법으로 처리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많은 쓰레기 매립지들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립량을 넘기면서 까지 계속 매립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비인가 대안학교인 나무와숲학교(교장 권오희) 학생들이 경상북도에서 열린 한동대학교 VIC 스쿨이 주관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10대 프로젝트’발표회에서 대상인 경북도지사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은 발표 내용 중 일부다.

경연에 참가한 나무와숲학교의 ‘느영나영고치글라’(김은송,김효민, 장현준) 팀은 제주 환경문제 인식개선을 위해 종이컵을 주제로 넛지 디자인 등을 접목한 종 이컵 리사이클링 캠페인 활동 등을 펼치고 이를 바탕으로 한동대학교 VIC 스쿨 프로젝트 사업에서 이 내용을 발표했던 것이다.

대안학교이긴 하지만 이들 학생들의 제주환경 문제에 대한 걱정은 어른들의 시각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전 제주mbc-tv 방송에서 벌어진 제주제2공항 문제에 대한 반대와 찬성에 대한 논쟁은 어른들의 생각이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비정상적인 것인가를 느끼게 했다.

보도.시사프로그램인 ‘명쾌한 주’(진행 김연선, 연출 이경민, 구성 김나영)에서 시사평론가인 김동현 경희대 연구교수와 장성철 미래통합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이날 제2공항 문제에 대해 김동현 박사는 반대편에서, 장성철 위원장은 찬성편에 서서 열띤 논쟁을 펼쳤다.

김 박사는 ”도민여론조사를 당연히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장 위원장은 ”이제 들을 것 다 들었으니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원희룡 지사가 결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박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번 세워지면 불가역성이라는 점에서 되돌릴 수 없으니 시간을 두고 제2공항 문제는 도민 모두가 함께 의논을 더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장 위원장은 ”제주도의회 공론조사 위원회가 갈등해소 위원회로 바뀐 만큼 공론조사는 포기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왜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정치인이 나서도록 하는 것일까.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 바른미래당으로 출마했던 장성철 후보는 당시. ​"성산 제2공항이든, 현 제주공항 확장이든, 정석비행장 활용이든 모든 대안을 놓고 도민적 숙의를 충분히 거쳐야 한다”며 “호남-제주 KTX해저터널까지도 연륙교통인프라 확충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점까지 내세웠던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은 ”제2공항은 당장 시작해야 한다. 원 지사가 결단해야 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강경한 제2공항 건설론자로 변해 버렸다.

정치인은 늘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데 능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이 정치문제가 아닌 제주도민은 물론 제주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도 있는 제2공항 강행을 밀어붙이라고 하고 있다.

대안학교 학생들이 지적한 제주도는 이제 삼다도가 아닌 쓰레기까지 더해져 4다도가 됐다는 지적을 이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과잉관광이 문제인 것은 결국 이들 관광객들이 제주에 와서 놓고 가는 건 쓰레기 밖에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먹고 놀고 마시고 싸고 ..

이들이 오는 순간 제주도는 쓰레기를 양산하는 곳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날 토론에서 김 박사는 ”재주도민의 뭍 여행을 편히 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주도민 쿼터제를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해결할 길도 방법도 많은데..

정치인이나 개발론자들은 제주도의 현실은 무시한 채 제2공항 강행을 밀어붙이라고 말하고 있다.

더욱이 이날 발표된 내용중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우리가 원했던 제2공항을 여론의 힘에 밀려 굴복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 더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날 김 박사도 이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지만, 이처럼 도민여론에 따르는 것을 굴복으로 생각하는 도지사가 있어 제주환경은 늘 걱정인 것이다.

여기에 다른 정치인까지 함께 끼어 들어 이를 편들고 있다.

제2공항 찬성을 위해서는 마을 공동체가 사라진다는 그 대안과 장기간에 걸친 건설공사에 따른 도민들이 겪게 될 각종 피해, 그리고 수없이 나오게 될 건설폐기물 그리고 그 이후 관광객이 늘어날 때에 대비한, 제주도를 쓰레기섬으로 만들지 않을 수 있는 다각적이고 뚜렷한 대책과 대안이 있어야 한다.

제2공항 반대에 대한 대안 만을 요구할 게 아니다.

제2공항 건설 후의 대안은 아예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이를 강행하려고 한다거나 그러라고 부추긴다는 것은 한시적으로 위임된 권한 만을 갖고 있는 선출직들의 독재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제주mbc에 대해, 제주도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제주 현안 문제에는 적어도 실속없이 오락가락하는 정치인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시키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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