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 우도 8경..우도 4경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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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의 섬 우도 8경..우도 4경이 떠오른다”
  • 김태홍
  • 승인 2020.08.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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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형 우도면장이 새로이 명명한 우도해변 4경 스토리

섬 속의 섬 우도는 섬에서 섬 여행이다. 제주도 동쪽 바다에 평탄하게 자리 잡은 땅. 소가 누워있는 모양처럼 용암이 굳어, 이름도 소섬, 일명 ‘우도(牛島)’다.

우도는 영화 ‘인어공주’, ‘시월애’, ‘연풍연가’와 드라마 ‘여름향기’, ‘러빙유’ 등에 배경으로 출연했다. 그만큼 환상적인 풍경을 선물한다.

우도에는 우도팔경을 중심으로 포인트를 잡아 도는 것도 좋지만 김문형 우도면장이 새로이 명명한 우도 4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김문형 우도면장은 “그리 크지 않은 섬 우도에는 네 곳의 해변이 있다”며 “그런데 한 섬에 있는 이 해변들의 모습이 모두 다르다”라며 우도를 소개했다.

김 면장은 “몽돌, 검은 모래, 하얀 모래, 홍조 단괴로 이루어진 해변이 그것”이라며 “하나의 섬에 자리 잡고 있으나 서로 다른 모습으로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이 아름다운 해변들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지질학적 호기심을 가지고 네 곳의 해변을 살펴보자”고 말했다.

-우도 해변 제1경 <톨칸이 몽돌해변>

“우도의 관문인 천진항에 내려 해안 길을 따라 우측으로 10여분 정도 걸어가면 톨칸이가 나온다. 큰비가 오면 물줄기를 뿜어내는 비와사 폭포가 있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 검은 몽돌만으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톨칸이는 촐칸이라고도 불리는데 소의 여물통을 뜻한다.

우도봉 아래 위치한 톨칸이 해변의 몽돌들은 추측건대 화산이 폭발하여 섬의 형상이 이루어질 때 생겨난 용암 파편들일 것이다. 이 용암 덩어리에 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파도가 들고 나고를 했기에 이 검고 단단한 돌멩이들이 이처럼 부드러워졌을까! 부드러운 몽돌 위에 앉아 바다 너머 성산 일출봉을 바라보며 천천히 들숨 날숨을 쉬어보자!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지며 지나간 억겁의 시간이 느껴지지 않는가?“

-우도해변 제2경 <상우목동 홍조단괴해빈>

“햇빛이 비치면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고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낼 만큼 아름다운 해변, 서빈백사! 천진항과 하우목동항 사이에 있는 이 해변을 이루고 있는 것들은 모래가 아니다. 한때 산호사 해변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한 이 해변을 이루는 것은 홍조 단괴라는 바다 식물의 퇴적물이다.

홍조 단괴는 바닷속 홍조식물이 자라면서 조류나 파도로 인해 구르고 뒤집히기를 반복하며 생기는 둥근 모양의 돌덩이를 일컫는다. 우도 해안가에 현재 서식하는 홍조류는 광합성을 하여 세포나 세포 사이에 탄산칼슘을 침전시키는 석회조류 중의 하나로, 직경 4∼5cm 정도 크기의 둥근 모양에 울퉁불퉁하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플로리다, 바하마를 비롯한 소수의 암초 주변 지역에서 홍조 단괴가 보고되고 있으나, 우도에서와같이 홍조 단괴가 해빈의 주 구성퇴적물을 이루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학술 가치가 높아, 개발로 인한 보존을 위해 2004년 4월 9일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되었다.

영화 시월애 인어공주 등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홍조 단괴 해빈은 주변의 흑색 현무암과 매우 대조적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저녁노을이 지고 달님과 별님이 나타날 때 바다 건너 종달리 지미봉 앞 야경은 잊지 못할 낭만으로 두고두고 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제3경 하고수동 하얀모래해변

“홍조단괴 해빈의 동쪽 반대편에 있는 하고수동 해변은 패사로 이루어진 사빈이다.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얕아 가족 단위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데, 원래 마을 어장이었으나 해수욕장으로 지정된지 몇 년 되지 않는다.

하고수동 해변의 이 하얗고 가는 모래는 어디에서 왔을까! 고증은 되지 않았지만, 저 멀리 태평양에서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하루에 0.1m씩 기나긴 세월을 거쳐 이곳에 온 게 아닐까 상상해 본다. 수십만년이 걸려 도달한 바닷속 모래들의 여행이라니…. 경이롭지 않은가?

하고수동 해변의 풍경은 바다 너머 비양동 새파란 하늘과 하나가 되어 푸르름이 대비되었을 때 더욱 아름다운데,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르 끌레지오가 2014년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양파 뺀 햄버거를 나눠 먹으며 마을 사람들과 여름 한때를 즐겁게 지낸 일은 몇몇 사람만 아는 사실이다.“

-우도해변 제4경 검멀레 검은모래해변

“우도봉 절벽 아래, 우도팔경 중 하나인 동안경굴 (고래 콧구멍 같은 해식 동굴)이 있고, 기암절벽 안쪽으로 검은 모래 해변이 있다. 검멀레라 불리는 이 해변의 모래는 검고 거친 탓에 마을의 집을 짓는 재료로도 사용되었는데, 불과 오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모래를 퍼 날라 지은 돌집들이 아직도 정정하다.

톨칸이의 검은 몽돌과 우도봉을 가운데에 두고 대치하는 이 검멀레해변의 검은 모래는 화산으로 인한 현무암 파편일 터인데, 우도봉 너머 톨칸이보다 바람과 파도가 훨씬 거센 이곳 동쪽 바다 검멀레의 파편들이 오랜 시간 동안 파도에 부서져 가느다란 모래로 남아있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세월은 모든 것을 가루로 만드는 것일 테고, 점점 더 시간이 흘러 미세해지면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사라질 것이니, 우리의 운명처럼 사라질 검은 모래 위에 앉아 바다를 향해 눈을 감고 명상을 해보자! 우리의 번뇌도 함께 부서져 사라지기를...“

김문형 우도면장
김문형 우도면장

김문형 우도면장은 “자연은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을까? 지구 역사의 끝자락에 나타나 세상을 뒤집어놓고 있는 인류를 위한 것이 아님은 분명할 것”이라며 “이 경이로운 대자연의 풍경에 인간이 보답하는 일은 눈앞의 풍경 너머를 혜안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면장은 “우도 해변 4경은 우도 8경과 함께 그 아름다움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으나, 서로 다른 이질적인 모습을 비교하며 느끼지는 못하는 듯하다”며 “이에 우도 해안 4경의 특색을 소개, 생활에 지쳐 우도를 찿는 여행자들의 영혼이 좀 더 즐거워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우도8경은 ▲주간명월(晝間明月) ▲야항어범(夜航漁帆)▲천진관산(天津觀山) ▲지두청사(地頭靑莎) ▲전포망도(前浦望島) ▲후해석벽(後海石壁) ▲동안경굴(東岸鯨窟) ▲서빈백사(西濱白沙)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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