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오름 저자이며 우리나라 100대 명산을 모두 탐방한 오름오르미들 창립 멤버인 김승태 선생이 한라산둘레길을 모두 걷고난 후 한라산둘레길의 코스 문제 등 다양한 내용의 발전방향을 전하는 옥고를 보내 주셨다.
최근 100대명산기행을 내부적으로 모두 정리한 김승태 선생은 기행문 게재를 요청하는 본지에 "100대 명산을 올랐던 시간이 너무 오래돼 지금은 발표하기가 어렵다"며 대신 한라산둘레길에 대한 탐방내용을 보내주셨다.(다만, 둘레길 개설 초기에 한라산둘레길을 오른 내용을 담고 있어 현재와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음을 양해바란다)
이 내용은 최근 본지가 게재한 '너무 긴 한라산둘레길 코스 개선' 내용을 담은 제주산악인의 실제적인 목소리이다.
김승태 선생의 원고를 통해 한라산둘레길 코스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기를 바란다(편집자주)
한라산 둘렛길(돌오름∼천아수원지)
* 돌오름∼천아수원지 구간
지난 4월 19일 제주자치도가 2010년부터 작년까지 국비 11억여 원을 투입해 이미 조성된 사려니 숲길 15㎞를 포함해 한라산 둘렛길 60㎞ 조성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업은 국비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앞으로 계획은 불투명하다고 한다.
한라일보는 사설(2015. 03. 31.)에서 ‘예산지원 끊긴 한라산 둘렛길 코스 개설’이란 제하로 “지난 2010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한라산 둘렛길이 새로운 명품 숲길로 떠오르고 있으나 국비지원이 끊기면서 코스 추가 개설 및 운영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8일 한라산 둘렛길 길트임제 행사에서는 올해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천아숲길이 첫 선을 보였다. (하략)”라고 보도했다.
한라산 둘렛길 60㎞ 조성을 마무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돌오름∼천아수원지 구간을 찾았다. 이 구간의 공식거리는 13.2km지만 1100도로에서 출발해 돌오름 입구까지 가는 약 3.0km는 본의 아니게 소위 알바(등산 중에 계획한 등산로를 찾지 못해 다른 방향 길로 진행하여 헤매거나 목적지로 가기 위해 등산로를 찾아 헤매는 일. 아르바이트의 준말로 산꾼들 사이에서 비공용으로 통용되는 말) 구간이 된다.
* 쇠질(진)못 : '쇠(소의 제주어) + 질/진(기르다의 제주어 질르(루)다의 관형형 질 / 기르다의 구개음화 지르다의 관형형 진/+ 못'이라 분석되어 예전에 '소를 방목하면서 키울 때 먹인 물'이라는 풀이가 가능할 것 같다.
돌오름∼천아수원지 실제 구간은 10.9km이나 1100도로까지는 아직도 2.2km나 남아 있었다.
둘렛길 개설이 '웰빙(well–being) 문화의 확산과 여가시간의 증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져 가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개설된 것이라면 한라산 둘렛길엔 보완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원점회귀가 아니라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르기 때문에 대중교통(1100도로)의 이용을 고려해 현재 돌오름을 분기점으로 해서 ‘거린사슴∼돌오름∼천아수원지’의 2구간인데 이를 3∼4구간으로 조정해 '영실 입구, 1100도로 휴게소, 어리목 입구(또는 천아수원지)'를 각각 출발지/도착지로 활용하는 방안, 그리고 비상사태 발생 시 탈출로, 편의시설, 초행자가 도우미 없이 거닐 수 있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2015. 05. 13.)
(이 기사는 당초 보도한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이 둘레길 기사 계속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