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해식동굴에 형성된 주거유적..서귀동 생수궤바위그늘집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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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해식동굴에 형성된 주거유적..서귀동 생수궤바위그늘집자리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0.09.0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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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 내부에 용출수가 샘을 이루어 솜반내로 이어지고 있다

서귀동 생수궤바위그늘집자리

 

서귀포시 향토문화유산 제1호(2009년 3월 지정)
위치 ; 서귀포시 서귀동 795번지 천지연폭포 남쪽 100여m 동쪽 절벽 아래(북위 33°14′41.85″, 동경 126°33′37.77″)
시대 ; 구석기시대
유형 ; 선사시대 주거유적(바위그늘집자리)

생수궤
서귀동_생수궤유물


생수궤 구석기 바위그늘 유적은 해식동굴에 형성된 주거유적으로 천지연폭포로부터 솜반내[솟밭내·선반내]의 하류방향으로 약 700m 지점의 동편 단애하단부에 위치한다.

생수궤는 절벽 밑에서 짧은 동굴처럼 안으로 들어간 곳에서 샘물이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궤는 천연동굴을 지칭하는 제주어이다.

유적 내부에 용출수가 샘을 이루어 솜반내로 이어지고 있다. 이 생수를 식수로 이용하려고 콘크리트 수조를 만들어 100mm 철관을 연결하였었으며 이 시설은 2005년 철거되었다.


유적이 보고된 것은 1975년으로, 당시 영남대학교 정영화 교수가 천지연폭포 일대에서 구석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뗀석기 10여 점을 발견하면서부터이다. 이 때 연륙시기인 후기구석기시대의 표지적 유물 중 하나인 좀돌날(Microblade)이 수습되었다.

2009년에는 국립제주박물관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하여 후기 구석기시대에 해당하는 좀돌날석기와 돌날, 신석기시대 토기편 등을 확인하였다.(디지털서귀포문화대전) 연륙시기인 구석기 후기인 BC 2만5000년전쯤 인류가 거주했던 공간으로 추정된다.(한라일보 090630, 뉴시스 050812)


유적 내부는 샘을 조성하기 위한 정비작업과 용출수에 의해 상당부분 유실된 상태이다. 유적의 트인 방향은 서향이며, 규모는 너비 8m, 높이 4m, 내부 깊이 6m 정도이다.

유적은 유실된 공간을 제외한 동굴 내부 북벽 가장자리 폭 2m, 길이 10m 가량과 그 반대쪽 벽면에 고착된 소량의 퇴적층에 형성되어 있다. 그 외 동굴 외부 일부에 유물이 포함된 소규모의 퇴적층이 남아 있다.


유적의 퇴적은 상부에서 하부로 부식토층(1)-회흑색사질점토층(2)-붉은 사질점토층(3)-괴상의 회색점토와 붉은점토가 혼합되어 있는 층(4)-황갈색모래층(5)-흑갈색모래층(6)순으로 퇴적되어 있으며, (2)~(4)층에서는 후기구석기시대 석기가 출토되었고, 일부 (1)층에서는 석기편들과 함께 신석기시대토기편도 소량이 확인되었다.


생수궤 구석기 바위그늘 유적에서는 (1)~(4)층에서 집중적으로 유물이 출토되었다. 돌날·돌날몸돌, 좀돌날·좀돌날몸돌과 잔손질석기, 격지류가 출토되었다. 유물은 상부 부식토층(2)에 비교적 많은 양의 유물이 출토되었고, 출토량은 (3)~(4)층으로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이나 몸돌의 출토빈도는 높아진다.


생수궤유적은 해식동굴에 형성된 주거유적으로 출토된 돌날과 돌날몸돌, 좀돌날과 좀돌날몸돌, 긁개, 톱니날 석기 등의 유물은 후기구석기시대 석기제작 전통을 보여준다. 또한 유적의 상부층에서는 신석기시대의 점렬문계토기편과 조흔문토기편 등이 확인되어 후기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후기에 사용된 유적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제주도 구석기유적 중에 고고학적 발굴조사에 의해 확인된 첫 번째의 유적이며, 특히 자료가 부족하였던 제주도 구석기시대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유적이다.(디지털서귀포문화대전)


김상태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실장은 '제주지역 구석기시대'와 관련 "생수궤 유적에서 발견된 좀돌날은 한반도에선 2만5000년을 상한으로 하는 유물인데, 흥미롭게도 제주기생화산 활동 종료시점과 토양쐐기 형성시기 등이 좀돌날의 연대와 대체로 일치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이는 제주에 고인류가 정착한 시기가 2만5000년전 이후일 거란 가설의 근거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 가설에 반하는 것으로는 현재까지 발굴된 제주지역 고고학 자료상으론 좀돌날 기술이 고산리식 토기와 공반관계에 있고 그 시기도 1만년 이후로 한정돼 있었으나 생수궤유적의 발굴조사에 의해 구석기시대 정착의 시기가 더 올라간 것이 분명해졌다. 이 때문에 생수궤는 아직까지 불확실하게 알려지고 있는 제주도 구석기문화상을 규명해줄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제주일보 090628, 한라일보 090630, 091007)


이후 2010년 8월20일~11월11일 사이에 김상태, 오연숙 등의 조사에서도 좀돌날몸돌, 돌날몸돌, 좀돌날 등 다량의 뗀석기가 확인되었으며, 이 중 돌날과 좀돌날은 후기구석기 석기 제작방식을 보여주는 유물로 한반도 내륙지방의 석기와는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제주도 구석기인들의 문화적인 특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한 암벽의 낙반석을 이용한 석기제작기법이 확인되어 한반도의 동굴유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광여기형광법(OSL) 연대 측정결과 제주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기원전 23,000년 전에 만들어진 후기 구석기 유적으로 판명되면서, 유적지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을 신청하였다.(제주레저신문110708)

김상태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실장의 주장에 따르면


두터운 판석의 모서리 부분을 몸돌로 이용하여 격지와 석기를 생산하는 기법이나, 판석의 얇은 부분을 이용해 소형 찌르개류를 제작하는 기법은 생수궤유적에서만 확인되는 지역 특유의 제작방식이라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전자를 모서리격지기법, 후자를 생수궤기법으로 칭했다.
이러한 석기제작 기법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기술적 요소는 아니지만 한반도의 다른 구석기시대 유적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독특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다.

즉 돌날과 좀돌날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한반도 후기구석기시대의 석기제작 기술에 생수궤기법이나 모서리격지기법과 같은 지역기반 기술이 더해짐으로써 생수궤유적 석기제작 기술의 독특한 특징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한라일보160804)

 


《작성 100701, 보완 160701, 1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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