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좌남수 의장은 16일 제387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제주도가 예산을 대폭 투입해서라도 긴급 처방을 해야 도민들의 고통을 덜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좌 의장은 “제주경제의 견인은 행정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도내 이렇다 할 대기업이나 고용창출형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행정에 기댄 경제의존도는 타 지자체보다 크다”고 현 실정을 토로했다.
좌 의장은 “5조8000억원의 도의 재정규모는 지난 2018년 기준 제주 GRDP(지역내총생산) 19조9100억원과 비교해 30%에 달하며, 제주의 기간산업인 1차산업 2018년 기준 조수입 3조8739억원보다 크고, 관광산업 조수입 같은 해 6조5390억원의 90% 수준”이라며 “결국 기간산업까지 초토화된 위기상황에서 도의 예산마저 긴축해서는 급락한 경기회복은 물론 제주경제의 도약은 기대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출 효율화라는 미명 하에 세출예산 규모를 줄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공격적인 세입추계를 해야 한다”며 “앞으로 경기부양에 필요한 세출수요를 적극 발굴하고, 과감히 도민들을 위한 재정을 대폭 늘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대응과 위축된 경제를 견인하지 않으면 코로나 이후의 제주발전은 요원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균특회계 제주계정 감소와 국고보조도 제자리 걸음”이라며 “중앙정부의 도 재정지원이 점차 줄고 있어 선제적인 중앙절충과 협상에도 적극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 의장은 “도민의 대표로 선출된 도의원의 공약사업은 도민들과 맺은 실천약속이다. 주민불편 해소와 도민복지 향상을 위해 주민들에게 직접 들은 요구사항을 공약에 반영시킨 것”이라며 “하지만 행정에서는 도의원의 공약관리가 뒷전이다. 공약을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실현시키려면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좌 의장은 “도 산하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에 대해서도 철저한 경영평가와 재정진단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좌 의장은 “16개의 지방공기업·출자출연기관에 매년 투입되는 예산만도 지난해 결산기준 2022억원에 달하고 있고 해마다 늘고 있다”며 “제주테크노파크만 하더라도 지자체의 예산지원 비중이 63%에 달하며, 전남 4.5%, 경북 0.5%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과도하게 높다. 하지만 경영성과는 오히려 미흡하다”고 말했다.
좌 의장은 “강정주민들은 지금도 과거의 아픔과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며 “13년 만에 이루어진 사과이나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좌 의장은 “도와 의회가 2년만에 상설정책협의회를 열었다”며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지역발전을 위한 도정현안 해결을 위해 상호협력도 해 나가고, 두 기관간에 공동 합의된 의제들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