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오름의 기준은 무엇일까.. 제주도에 있는 산 찾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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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오름의 기준은 무엇일까.. 제주도에 있는 산 찾아보니..
  • 김승태
  • 승인 2020.09.22 11: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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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김승태 선생의 산(山)과 오름, 그리고 대한민국 100대 명산 답사기

 

제주의 오름 저자인 김승태 선생이 한라산둘레길에 대한 제반 사항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한 후 다시 산과 오름에 대한 정의를 정리한 옥고를 보내주셨다. 내용은 제주도의 산과 오름에 대한 정의와 함께 우리나라 100대 명산 답사기가 포함됐다. 많은 사람들이 백두대간과 100대 명산 탐방에 나서고는 있지만 실제로 이에 대한 글을 접하기도 힘들다. 제주의 오름의 의미와 100대 명산에 대한 대강의 내용을 감상해 보기 바란다(편집자주)

 

산(山)과 오름, 그리고 대한민국 100대 명산

1. 산(山)과 오름

  산(山, mountain)은 무엇일까? 사전(두산대백과)에서는, “보통 육지에서 주변 지면보다 수백m 이상 높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지형을 말한다. 보통 3,000m 이상을 고산(高山), 1,000∼2,000m를 중(中)산, 500m 정도를 저(低)산 또는 구릉이라 한다. 연속된 경우, 산맥이라 부르며, 불연속의 많은 산이 넓게 분포하면 산지(山地)라 부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장안산에서 바라본 지리산(2011. 12.)

 

  우리나라의 산은 몇 과연 개나 될까? 산림청은 4,440개라 밝혔다.


  산림청은 보도자료(2007. 12..)에서 “국토지리정보원 자연지명 자료(2005년 통계연보)에 따르면「산, 봉, 재, 치(티), 대」등 산으로 분류될 만한 자연 지명은 8,006개였으며, 이 가운데「재, 치(티), 고개」는 지리적 성격상 통계에서 우선 제외했다.

이를 기초로 지자체의 ‘등산로 현황 자료’에 나타난 산 목록과의 비교 검토와 산림청 산림지리정보시스템(FGIS)의 수치지형도 및 관리주체별 자료와 대조하여 등고선이 없거나 확인되지 않은 산은 제외한 후 지자체의 검토를 거쳤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지형학․지리학계, 국토지리정보원, 산악단체 등 관련 전문가 회의를 통해 이번 산 통계를 확정하였다.”라고 덧붙였다.

사량도 지리산(2016. 05.)

 


  그렇다면 제주에는 몇 개의 산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제주에서 산은 한라산 1개, 이외는 모두 오름(기생화산)으로 알고 있다. 민속신앙에서는 ‘한라산, 청산(성산일출봉), 영주산(또는 단산), 산방산, 두럭산(구좌 김녕리 바닷가)’을 ‘제주의 5대 산’으로 일컫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산림청은 보도자료(2007. 12.)에서 “제주에는 368개의 오름이 있으며 그중 비고가 200m 이상인 8개의 오름을 독립된 산으로 분류했다."고 하면서 그 수를 55개라 밝혔다.

  제주에 산이 55개?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인데 이를 다음과 같이 해석하면 그 숙제(?)는 쉬 풀리게 된다.

즉, 산림청이 산 통계의 기초자료로 활용한 국토지리정보원 자연지명 자료(2005년 통계연보)에서 ‘재, 치(티), 대’ 등을 제외해 독립된 산으로 인정한 ‘산, 봉’의 수가 4,440개인데 제주에는 ‘봉(예 : 은월봉, 이달봉, 자배봉, 녹남봉 등)'이나 ‘산(예 : 대왕산, 대록산, 송악산 등)’이 들어간 47개의 오름‘과 ’비고가 200m 이상인 8개 오름(다랑쉬, 어승생, 오백장군, 큰노꼬메, 족은드레, 큰바리메, 군산, 산방산)‘을 더해 55개를 산으로 분류한 것이다.

산방산은 ‘독립된 산’에도 있고, ‘비고 200m 이상의 오름’에도 포함(중복)돼 있다.

 


  그렇다면 제주의 오름은?
  오름에 대하여 세인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할 무렵 제주도는 ‘제주의 오름’(1997)에서 오름을, “분화구를 갖고 있고, 내용물이 화산 쇄설물(火山瑣屑物)로 이루어져 있으며, 화산구(火山丘)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이 보고서에서는, “한라산 정상에서 볼 때 표고의 연속과 항공사진 판독에 의해 용암류의 끝 부분으로 인식되는 봉우리(용암)들은 오름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서귀포시의 범섬․문섬․섶섬과 한경면의 차귀도 등 무인도를 제외시켜 제주시 59곳, 서귀포시 37곳, 북제주군 151곳, 남제주군 121곳으로서 모두 368곳”이라 밝혔다.


  그런데 오름을 사랑하는 일부 사람들은 제주오름의 수를 나름대로 300∼500개를 거론하기도 하는데 이는 막연히 제주오름은 몇 개라고 제시함보다는 오름을 규명하는 타당한 근거를 밝히고 이에 따라 그 숫자를 제시함이 바람직할 것 같다.  

오조리 해안가에서 바라본 지미봉

 

 

  1999년 4월 우연한 기회에 제주오름을 오르게 되면서 '오름오르미들(http://www.orumi.net/)'이란 동호회를 결성하였고, 2003년 6월에 제주오름 368곳의 산행을 모두 마쳤다. 당시 제주오름을 소개하는 안내서가 미비한 실정이라 오름오르미들의 회원들은 제주오름 100선(選)을 선정하고 이의 안내와 회원들의 탐방기 등을 모아 '오름 길라잡이'(2005)를, 3년 뒤에는 이를 보완해 '제주의 오름 ①·②'(2008)를, 그리고 오름오르미들의 1000회 산행을 기념하는 ‘1000회 山行誌’(2017)를 펴냈다.

 

 


  제주인에게 있어 오름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비행기를 타고 제주상공에서 내려다보는 제주는 실로 아름다운 한라산 백록담을 중심으로 해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부드러운 능선들이 거대한 파노라마를 형성하고 있다. 제주공항에 내리면 바로 눈앞에 한라산이 들어온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자그마한 산들이 봉긋하게 곳곳에 솟아있다. 한라산이 거느리고 있는 작은 병아리들처럼 한라산을 중심으로 360여 곳 이상이나 되는 자그마한 산들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한라산의 새끼들인 셈이다. 이 산들을 제주인은 오름이라고 한다.

 

큰개오리오름에서 바라본 오름들과 한라산


 

  산이라고 해서 다 같은 산은 아니다. 제주의 오름은 그 태생부터가 육지의 산과는 현저히 다르다. 한라산은 화산활동을 하면서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그래서 제주 지반 곳곳에 많은 이류구들을 만들어 놓았다.

이와 같이 용암활동으로 인해 생긴 특징적인 지형이 오름이다.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한라산의 백록담을 쏙 빼 닮게 산정호수를 지니고 있는 오름이 있는 반면, 모양은 비슷하나 한쪽이 함몰되어 터져 있는 오름도 있고, 막 터질듯하다가 그냥 멈춰버린 오름도 있다.

어떤 것은 마치 종합백화점처럼 이 모양 저 모양을 함께 어울려 놓은 것도 있다. 이렇게 오름은 생성 과정에서 다양한 형상을 하고 있어서 꼭 집어서 뭐라고 단정할 수가 없다.

용눈이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

 

  오름은 제주인들의 삶의 터였다.
  오름에는 전설이 있다.
  오름은 망(亡) 동산이다.
  오름은 제주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현장이다.
  오름은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
  오름은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는 곳이다. 

국내 5번째(2006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물영아리오름의 만수

 

(이 기사 계속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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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옥 2020-09-22 21:31:56
어렸을 적 초등학교 소풍은 모슬봉으로 갔고
중학교 다닐때는 저지오름으로 소풍갔고
고등학교 소풍은 사라봉 옆에 있는 별도봉으로 갔었어요.

친정부모님 산소는 신도리 새신오름 옆에 있고
시집에서 벌초를 갈때는 구좌에 있는 높은 오름 근처로 갔지요.

김승태 선생님의 글처럼
오름은 제주인들의 삶의 터이며 우리의 역사가 고스란히 깃들여 있고
또한 귀중한 자연 생태계의 보고네요..
그래서 우리가 잘 보존하고 지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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