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오름에서 알오름으로 이어지는 농로에 버려진 테쉬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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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오름에서 알오름으로 이어지는 농로에 버려진 테쉬폰이..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20.10.0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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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한때 성 이시돌 젊음의 집과 연관 있는 청소년 수련원 자리로 알려진 곳..흉물로 변해

 

제주 서부권 정물오름에서 알오름으로 이어지는 곳은 농로와 초지를 잇는 소로가 있는데 이곳을 지나다가 폐허가 된 건물을 볼 수가 있다.

옛 수련원 건물과 더불어 남아있는 테쉬폰 흔적이지만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 크게 변한 모습이다.

특히나 하절기가 지나는 동안 성장의 진행을 이어간 수풀들이 일대를 장악하여 귀곡산장 입구를 보는 듯했다. 

 

 

 안쪽에는 건물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돌과 시멘트가 흔적의 전부이다.

 이곳은 한때 성 이시돌 젊음의 집과 연관이 된 청소년 수련원 자리로 알려져 있다. 이후 인근의 다른 장소로 옮겨 다시 지었지만 원년의 터는 흉물로 변해 있어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이전한지 제법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 왜 이대로 방치를 하고 있는 걸까.

사유지라는 걸림돌이 있겠지만 아무리 사람들의 출입이 없고 도로와 떨어진 곳이라 하더라도 성 이시돌 관련이라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은 결코 아니라 짐작이 되고 나니 더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에는 테쉬폰이 있는데 수련원 건물보다 훨씬 이전에 지어졌다. 그러면서도 수련원으로 이용되던 시기쯤에는 부분적으로나마 활용을 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본관이 이전을 하여 흉물이 된 상태라는 점에서 이곳을 복원하거나 보호 또는 활용할 일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테쉬폰은 하나의 건축 양식을 의미하며 이라크의 바그다드 근처에서 유행이 되었던 크테시폰(Cteshphon) 지역이 그 시초이다. 바그다드의 옛 건축 양식과는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제주 성이시돌목장에 있는 오래된 건물이 이에 해당이 된다. 곡선 형태의 텐트 모양과 같이 합판을 말아 지붕과 벽체의 틀을 만들어 고정한 후 틀에 억새나 시멘트 등을 덧발라 만든 건축물로 알려졌다.


 제주에 서구식 축산업을 도입한 임피제(맥그린치) 신부가 고향인 아일랜드에서 건축 기술을 배워와 이시돌 하우스를 지은 것이 시작이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제주에만 남아있는 아치형 건축물이면서 특별한 양식으로 만들어져서 볼품이 있지만 낡은 모습에 다소 아쉬움도 느끼게 된다.

 

 무성한 수풀이 장악을 한 현장의 모습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사유지이면서 일대를 방치한 상태인데 건물인들 온전할 리가 만무하다. 가까이 접근을 하여 내부 등을 살피려 했지만 빽빽하게 자란 수풀들과 가시덤불들이 엉켜 있어서 더 이상의 진행은 불가능했다. 

 현재 제주에서 테쉬폰을 볼 수 있는 곳은 이시돌목장 주변을 비롯하여 몇 곳이 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대부분 무의미하게 흔적 정도만 남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세미 은총의 동산 앞에 있는데, 당시(1961년) 4H 회원들이 동참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이시돌목장의 사료공장을 비롯하여 협재 성당 등이 테쉬폰 방식으로 지어졌다.


과거에는 외인(外人)주택이나 삼안식(三安式) 건축물로 불리며 6~70년대 주택과 창고 등의 용도로 제주 곳곳에 200여 채 이상 보급됐다고 한다. 어쨌거나 지금은 사라진 건축 양식이며 낡은 흔적만이 남아 있지만 이시돌목장의 테쉬폰은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국적인 건축물 외에 목장과 들판을 비롯하여 제주의 목가적인 풍경과 어우러진 주변을 포함하는 이채로운 광경이 있는 때문이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제주의 숨은 볼거리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널리 알려진 때문에 여행객들도 즐겨 찾고 있다. 

 가장 견고하면서도 뚜렷하게 남아 있는 인위적인 흔적은 입구 쪽의 철조망이었다. 얼마나 단단하고 견고하게 구성을 했는지 넘나드는 과정에서 진땀을 뺐다. 일단 출입을 금지하려는 의도인 만큼 침투 형식이 된 마당에 더 이상 투덜거릴 필요는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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