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제주도에서 매우 드문 가옥 형식..조천리 황씨종손가옥(기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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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제주도에서 매우 드문 가옥 형식..조천리 황씨종손가옥(기와집)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0.10.10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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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조천리 황씨종손 가옥’으로 문화재 명칭이 변경됐다.

조천리 황씨종손가옥(기와집)

 

제주도 민속문화재 4-5호(1978년 11월 14일 지정)
위치 ; 조천읍 조천리 2373(조천9길7호) 조천리 고관사 버스정류장 맞은편에 있는 서울슈퍼 오른쪽으로 100여 m를 가면 길 왼쪽 방향에 있다.
시대 ; 19세기 후기, 1910년 중수

조천리_황인관와가(책).

 

조천리_황씨종손가옥 전경.

 


제주도에는 예로부터 한식 기와집이 매우 적었는데, 이에 대해 조선 전기의 문신 김정(金淨)은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에서 “기와집은 매우 드물고 양 현(縣)의 관사도 역시 띠로 덮고 있다”라고 했고, 조선 중기의 문신 김상헌(金尙憲)도 《남사록》에 “인가는 모두 띠로 덮고 기와집은 매우 적다”라고 기록하여 제주도에서 와가는 매우 드문 가옥 형식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나마 도시화 과정에서 대부분이 훼철되어 삼도2동 진성동 일대와 화북(禾北)·신촌(新村)·조천(朝天)에 몇 채가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집은 조천리 입구에서 조천진으로 통하는 큰길의 초입에 길보다 낮은 대지에 조성되어 있다. 대지의 모양은 조금 길쭉한 삼각형 모양이며 남동쪽에 암반이 있어 약간 높다. 대지의 북쪽과 동쪽이 삼거리의 두 길과 면하여 있어서 울타리 전체의 반 이상이 길과 붙어 있는 넓은 대지이다.


안거리, 밖거리, 모거리 세 채가 匚자로 배치되어 트인 쪽에서부터 단칸와가 평대문을 거쳐 바로 마당으로 연결된다. 동쪽의 대문(이문간)까지 합하면 囗자 배치이다.

길에서 이문간까지 5m 정도는 3계단을 내려서서 짧은 올레로 되어 있다. 마당에는 집 앞을 돌아가며 사각형의 네모 공간을 이루도록 잇돌이 놓여 있다.


공간구성의 별다른 변화 없이 네 칸 겹집 안거리와 삼칸 겹집 밖거리를 마주보게 놓았고 대문의 대안에 오량조의 사칸 모커리가 있다. 눌굽은 이문간 남쪽에 마련되어 있었다.


남쪽에서 북향으로 앉은 안거리는 지붕은 우진각 기와지붕으로 2고주 7량 집이다. 안거리의 벽은 직육면체로 잘 다듬은 현무암을 쌓고 틈을 시멘트로 보강했었다.

2011년 보수에서 시멘트는 제거하였다. 가운데 상방을 두고 왼(西)쪽으로 앞뒤에 구들과 쳇방이 있으며 쳇방 옆에 정지를 증축하였다.

상방 오른쪽으로 앞뒤에 마루와 구들이 있고 그 옆에 큰 구들이 위치하여 뒤쪽에 고팡을 두었다. 일반적인 제주 초가와는 다르게 굴묵을 큰 구들과 고팡 사이의 내부에 설치하였다.

부엌칸이 있는 네칸집 칸잡이에서 부엌칸이 개조되어 방과 고방이 되고 부엌을 달아내어 칸잡이가 흩어졌고 쳇방이 마당쪽으로 배치되어 있다. 쳇방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정지는 쳇방과 같은 높이로 개조되어 옛날식 솥덕(부뚜막)이나 아궁이는 없어졌다.


고팡에는 제기(祭器)들만 보관되어 있고, 2013년 10월에 만난 집주인의 말에 따르면 평소에는 모커리에서 생활하며 안거리에서는 제사만 모신다고 한다. 안뒤는 안거리보다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장독대와 정원수가 있다.


2011년 안거리 지붕 기와를 모두 까만 색 새것으로 바꾸었는데 기와의 질감이 전혀 달라 위 사진에서 보는 멋이나 옛스러움이 사라졌다. 복원할 때에는 반드시 사용가능한 부재는 다시 사용해야 하고 원재료와 같은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어긴 셈이다.


밖거리(사랑채)는 머리마루가 있는 정지 없는 삼칸집이다. 가운데 상방을 두고 왼쪽으로 앞뒤에 연속하여 구들이 있다. 상방 오른쪽으로 앞뒤에 마루방과 구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난방 공간인 굴묵은 측벽에 붙여 설치하지 않고 뒷벽에 설치하였다.

지붕은 우진각이며 2고주 7량집이다. 두 채간에 높이차도 크지 않아서 제주민가의 원형인 마당중심의 구심적 구성 그대로 하고 재료, 구조, 치목 등 기술적인 변화에 치중한 면을 볼 수 있다. 2013년 10월에 만난 집주인의 말에 따르면 밖거리는 비가 조금 샌다고 하여 보수가 필요한 실정이다.


모커리는 왼쪽으로부터 앞뒤로 구들과 정지, 상방 그리고 헛간 순으로 배치된 4칸집이다. 상방 뒤쪽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으며, 헛간은 방으로 개조하였다. 지붕은 안거리, 밖거리와 같은 기와 지붕이다. 사람이 살고 있어서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


전에는 ‘조천리 황인관 와가’ 또는 ‘강창희 가옥’으로 불렸었으나 원소유자 황인관의 직계자손의 요청에 의해 2009년 ‘조천리 황씨종손 가옥’으로 문화재 명칭이 변경됐다.
《작성 100812, 보완 1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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