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잊혀진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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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잊혀진 계절
  • 고민수
  • 승인 2020.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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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수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고민수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고민수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 ~ 나를 울려요 ♪

매해 이 노래가 들릴때면 “아 올해도 여름이 끝났구나”라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여름은 나에게는 상당한 어려움의 시간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으로 휴가나 여행을 가지 못한 관광객이 제주를 많이 찾았다. 제주에 여행온 사람들이 첫눈에 들어오는 것이 제주바다인데 제주의 푸른바다 때문에 싸움의 원인으로 내 책상의 전화는 시도 때도 없이 울리고 나는 우선 겁이 난다. 이번에는 어디에서 어떤 싸움이 벌어져서 전화가 울리는 것일까?

우리 해녀들이 바다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바다 체험객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은 여름철 바닷가에서 흔한 광경이 되었고 스킨스쿠버를 즐기러 온 해양체험객들과의 싸움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한다. 이런 싸움은 해녀들이 존재하는 한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여름철만 되면 긴장하게 되는 것이다.

해녀들이 개념은 아주 오랜 세월동안 할머니, 어머니로 이어지는 본인들의 삶의 터전으로 사무치게 우리가 지켜왔고 더 나아가 항상 소금기를 머물면서 제주를 살려왔던 제주바다이기에 자기들의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굳이 해양생태학적으로 보면 해안가에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인해 해조류의 포자가 밟히고 벗겨지면서 수산자원의 가장 기본이 되는 해조류 번식이 저해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제주바다는 그 속에서 사는 수산자원생물들은 어떤 특정인의 소유물은 아니다. 다만, 해녀들이 고통과 영욕의 삶을 영위하여 왔기에 마을어장이라는 법적용어로 면허라는 행정적 허가를 주고 수산자원의 포획과 판매까지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우리 해녀들도 이제는 제주바다에서만 삶을 생각하지말고 제주바다를 이용하는 모든이들을 상대로 속된 표현이지만 지갑을 열수 있게 친절과 친밀하게 대해보자. 싸움보다는 돈이 보일 것이다. 이제는 여름철이 돈을 버는 계절, 기다려지는 계절로 예전의 싸움의 계절은 잊혀진 계절로 기억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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