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화살나무 코르크질 날개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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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화살나무 코르크질 날개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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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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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화살나무 코르크질 날개 사이에

       
       

 

소연못 근처에서 노루 한 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더군요.

바로 곁으로 사람들이 지나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얼핏 담대하게 보이지만 사실 노루는 힐끔힐끔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살짝 살짝 움찔거렸지요.

 

 

노루를 지나쳐 난대수종적응시험림 가장자리를 따라 걷다보니 산책로 곁에 늘어선 코르크질 날개가 발달한 화살나무들이 보입니다.

나무를 왕성하게 뒤덮었던 나뭇잎들은 어느새 단풍들어 떨어져버리고 가지들이 도드라집니다.

 

 

그래도 빨갛게 물든 나뭇잎이 조금 남았는데, 그 위에서 노랑배허리노린재 두 마리가 한가로이 볕을 즐깁니다.

노랑배허리노린재는 군집생활을 하며 화살나무나 참빗살나무 같은 노박덩굴과(Celastraceae) 식물에서 흔히 관찰됩니다.

 

 

이 나무는 열매조차도 거의 떨어뜨렸네요.

그래서인지 겨우 하나 남은 열매가 유난히 반짝여 보입니다.

 

 

그런데 열매 너머 가지가 심상치 않습니다.

코르크질 날개가 발달한 가지에 나방들이 매달려있는 것입니다.

 

 

가까이 다가서 보니 반대편 코르크질 날개 안쪽에도 몇 마리가 더 있더군요.

더 자세히 보면 나방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노란 알들이 달라붙어 있습니다.

 

 

‘노랑털알락나방’들이 하필 저 가지에 모여 알을 낳는지 사뭇 궁금해지더군요.

더군다나 누가 그런 것인지 날개에 알덩이가 달라붙은 나방도 보입니다.

 

지난 4월 화살나무에 새 잎이 파릇파릇 돋아나던 때 갓 알을 깨고 나온 애벌레들이 와글와글 가지에 모여 있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내년 봄에 이곳을 찾아오면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들이 새롭게 돋아나는 잎을 갉아먹으며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겠네요.

노랑털알락나방 성충은 10-11월에 나타납니다.

가을에 우화한 나방들은 화살나무, 참회나무, 사철나무 등 노박덩굴과(Celastraceae) 식물에 알을 낳지요.

그 후 다음해 4-5월에는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들이 먹이식물의 어린잎을 먹는 모습을 관찰 할 수 있습니다.

갓 깨어난 애벌레들은 집단생활을 하다가 자라면서 흩어지게 되고, 가지의 밑부분이나 잎 사이에 납작한 고치를 만들어 번데기가 됩니다.

그리고 10-11월에 날개를 펼치며 성충이 되는 것이지요.

 

 

지금 화살나무 가지에선 노랑털알락나방들이 모여 코르크질 날개 안쪽마다 알을 낳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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