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강한 녹색 대한민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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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강한 녹색 대한민국을..
  • 유영숙
  • 승인 2012.06.0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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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정책기고)유영숙 환경부장관



유영숙 환경부장관
몇 년 전 한 방송사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에서 북극의 환경변화로 수천 년간 전통적 방식으로 고래사냥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이누이트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실이 소개됐다.

그냥 북극의 이누이트들만의 이야기로 지나칠 수도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오늘 점심에 먹은 자장면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가령 브라질에서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감소했고 덩달아 전 세계 옥수수, 면화 등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고 가정해보자. 국제적인 밀 값의 상승으로 우리나라 밀가루와 자장면 값도 오를 것이다.

이처럼 기후변화 문제는 더 이상 먼 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닌 당장 오늘, 내가 먹어야 할 먹을거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됐다. 이미 우리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겨울은 점점 더 온화해지고 있으며 여름은 점점 더 길어지고 더위도 더 지독해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이제 엄연한 사실로 다가왔다.

최근 OECD에서 발표한 환경전망 2050 보고서에 따르면, 획기적인 기후대응 정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2050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에 비해 50%가량 증가될 수 있다.

아울러,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3-6℃ 상승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70억에서 90억 이상으로, 세계 경제가 거의 4배까지 성장함에 따라 에너지와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다행스러운 점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녹색성장’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2009년 12월 코펜하겐에서는 선진국도 버겁게 여겼던 ‘2030년까지 BAU(배출전망치) 대비 온실가스 배출 30% 감축’을 천명했다.

그러나 ‘녹색성장’은 단순한 목표 설정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실천’이 따라야 실현 가능하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강한 녹색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을 2012년 역점 과제 중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산업과 공공부문, 수송분야와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이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 4ㅇ월17일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에서 ‘2012년 전기차 보급사업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유영숙 환경부장관은 기아자동차 이삼웅 사장으로부터 국내 첫 양산전기자동차인 ‘레이 EV 1호차’를 전달받았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우선,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총괄하는 기관으로서 부문별 관장기관을 평가해 목표관리제도의 신뢰성과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폐기물 부문에 대한 관장기관으로서 2012년 25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도 달성할 것이다.

또한, 2030년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많은 감축률을 부여받은 수송부문(34.3%)의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우선, 올해부터 10인승 이하 승용차를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시행된다. 제조사별 판매차량의 30%에 대해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140g/km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자동차 보유구조를 현재의 중·대형차 중심에서 경차, 친환경자동차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차량에는 보조금을, 배출이 많은 자동차에는 부과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프랑스도 2008년, 이 제도 도입·실시한 결과, 소형차 판매가 전년 대비 50%나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보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자동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만큼 전기차의 국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올해는 2,000대 이상의 전기차를 보급해 양산체계를 다지고 세계 경쟁력 확보의 초석을 놓을 것이다.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중요한 문제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중 가정이나 상가 건물 등이 차지하는 비율이 40% 이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IMF 경제위기를 맞았을 때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몇 가지 생활문화 운동이 있었다. ‘금 모으기 운동’이 그랬고,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는 ‘아나바다 운동’도 있었다. 이런 생활 문화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바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었을 것이다.

환경부는 생활주변의 온실가스를 성공적으로 줄이기 위해 녹색생활 실천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국민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참여하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작년 7월 출시한 그린카드를 2012년 말까지 300만좌로 확대하고 이용 활성화를 위한 기반도 강화하겠다. 그린카드 참여기업, 포인트 제공 녹색 제품은 100개 기업, 800개 제품으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온실가스 감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기후변화 적응이다.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기온은 1.5℃ 상승했다고 한다. 1℃ 오를 때마다 작물재배 한계선이 100Km씩 올라간다니, 최소 150Km가 북상한 셈이다.

과거 제주도에서만 재배가 가능했던 파인애플과 바나나가 이제는 창원, 양산 등 경남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이렇게 달콤한 과실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꽃가루받이를 돕는 익충인 나비는 점점 줄어들고 소나무를 죽이는 해충인 소나무좀 딱정벌레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후변화 문제를 피할 수 없다면, 이에 대한 적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해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기초 지자체를 대상으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세부 시행계획 수립도 적극 지원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은 결국 녹색성장의 성과로 구체화된다. 녹색기술과 이를 상용화한 녹색산업은 기후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원천이 된다. 국내 공업도시의 대표격이었던 울산이 최근 눈부신 환경개선을 이룬 데에서 볼 수 있듯이, 오염방지 및 저감 등 환경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은 단순한 환경 개선 효과뿐 아니라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대책은 그 자체로 미래세대를 보호하는 것이며, 기후변화에 취약한 저개발국가를 지원하는 수단이다. 대한민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적극적이면서, 이미 다가온 기후변화의 파장에도 든든히 대비해 기후변화를 오히려 국운상승의 기회로 활용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그간 정부 각 부처와 기관의 정책추진 노력에 국민의 참여가 합쳐져 녹색성장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우리나라의 녹색성장 정책은 각국 정부와 UN환경계획 등 국제기구가 주목하는 새로운 발전 전략이 되고 있다.

향후 Rio+20 정상회의(2012년 6월, 브라질), WCC 총회(2012년 9월, 제주) 등 주요 국제행사를 주도하고,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해 ‘녹색성장’이 ‘개발과 보전의 상생 발전’의 국제적 모범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

유영숙 환경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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