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 마실 권리, 생명권 위협하는 서귀포 수돗물 유충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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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 마실 권리, 생명권 위협하는 서귀포 수돗물 유충 사태”
  • 김태홍
  • 승인 2021.03.0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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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천 지키는 사람들 “강정천은 도로공사로 총체적 난국”지적
강정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로 공사현장
강정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로 공사현장

강정천을 지키는 사람들은 2일 성명을 통해 “화산섬 제주 상수도의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지난달 25일 오전 9시 20분쯤 서귀포시 보목동에서 유충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신고 되어 강정 정수장 등 급수계통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강정정수장 내 7개 시설에서 유충 의심 물질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2월 초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로 공사’ 당시 송수관이 파열하면서 용흥 가압장 정밀여과장치 작동이 멈췄고, 이 과정에서 유충이 유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강정 정수장 물을 먹고 사용하는 서귀포 시민 수 만 명은 이미 지난 가을에 수돗물 유충 사태로 생수를 지원받아야 할 만큼 큰 불편을 겪었다”며 “먹는 물은 공공의 가장 중요한 책무 중에 하나며 생명권과 직접 연결된다. 그럼에도 몇 달 되지 않아 똑같은 사건이 똑같은 강정 정수장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강정 정수장 유충 발생 원인을 조사한 역학조사반은 ‘장마와 태풍으로 강정 정수장 인근 하천이 범람해 인근 농경지 오염물질이 강정천 원수로 유입되면서 유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며 “정수 과정의 일부 장치의 부식과 균열도 문제로 거론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해군기지진입도로 공사가 직접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지적한 성명은 “한라산 영실에서 시작하는 강정천은 지표수 없는 화산섬 제주에서 연중 맑은 물이 흐르는 중요한 하천으로, 그런데 개설되는 도로는 상수원인 용천샘 냇길이소에서 직선거리 200미터 상류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명은 “공사 중인 현재도 문제지만 공사 이후 도로가 개설되어 차량통행이 시작되면 심각한 오염원이 될 뿐만 아니라 제주의 생명수나 다름없는 용천수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며 “마을에서 오랜 시간 개발사업으로 인한 오염이 상수원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고 있는 ‘강정천을 지키는 사람들’을 비롯한 주민들은 깔따구 유충의 유입이 도로개설공사와 관련 있음을 예측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천 폭을 좁히고 제방을 쌓아서 범람 문제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공사장에서 하류 쪽 천연기념물 문화재들과 깃들어 사는 이웃 생명들 역시 수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강정천은 도로공사로 인한 총체적 난국에 처해있다. 수돗물 유충은 그 난국이 야기한 많은 문제 중 하나면서, 가장 크고 중한 문제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맑은 물을 마실 권리는 헌법상 생명권에 해당한다”며 “이제라도 상하수도본부는 지난 깔따구 유충 사태 이후로 다시 발생한 문제에 책임을 지고 도민에게 소상한 내용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송수관 파열의 원인인 해군기지진입도로공사 측은 일단 공사를 멈추고 총체적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화산섬 제주의 상수도 문제에 대한 종합적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며, 물은 생명이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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