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창간12주년 기념특집) ‘하천의 빛과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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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12주년 기념특집) ‘하천의 빛과 어둠’
  •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
  • 승인 2021.04.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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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고)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 “하천정비사업이라는 괴물을 만나 하천은 무참히 무너져 내려”

본지는 창간12주년을 맞아 최근 제주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제2공항 문제와 계곡파괴, 습지와 숨골 등 다양한 화두를 정해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원고를 받아 특집을 기획, 보도합니다. 특히 제주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주도의회는 물론 세계환경도시와의 비교를 통해 이를 참고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이들 기획특집에 참여하신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제주환경 문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기에 그 기고와 인터뷰는 더욱 의미가 크다고 사료됩니다. 아울러 이에 대한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부터 대담을 통해 그 해결방안을 묻는 자리도 함께 마련했습니다. 부디 제주환경을 위해 잘 이해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시면 좋겠습니다(편집자주)

 

 

(특집기고) ‘하천의 빛과 어둠’

 

무수천과 서중천 공사 후 현장
무수천과 서중천 공사 후 현장

 

제주의 하천은 백록담을 중심으로 방사상의 형태로 분포하며 특히 남과 북의 방향으로 잘 발달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하천은 성인에 따라 용암계곡과 침식계곡으로 구분되며 열곡, 유년곡 하천의 형태를 띠고 있다.

대부분의 하천은 지하에 절리대, 균열대, 파쇄대의 발달로 인해 평상시에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폭우 시에는 급류를 형성하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오랜 기간에 걸쳐 하천의 침식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더불어 용암폭포, 담(潭)과 소(沼)와 연(淵) 등 과 같은 다양한 하천지형들이 제법 많이 나타난다.

하천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각각의 특성에 맞는 생태계를 가지고 있으며 주변 환경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도 하천 물의 양과 수질 그리고 주변의 토지이용은 수서곤충, 양서파충류, 조류 등의 생태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또한 하천의 수생생태는 육상생태로 연결되어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특히 하천의 수서곤충과 어류 등은 조류의 먹잇감이 되는 먹이사슬구조가 가장 잘 발달된 곳이기도 하여 하천과 하천주변의 생태는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이러한 하천들이 분포하고 있는 주변은 각종 야생생물들의 서식처가 되고 피난처가 되고 산란처가 되는 곳이다. 또한 이러한 크고 작은 소들은 년 중 마르지 않아 지역의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했으며 지역주민의 향토문화가 꽃을 피우기도 했던 중요한 장소이기도 했다.

그러나 마을 주변의 하천들은 하천정비사업이라는 괴물을 만나 무참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하천의 속살은 사라지고 대신 인공수로가 탄생했으며 생태와 문화는 어디론가 사라졌으며 우리가 원하지 않은 사막계곡이 등장한 것이다. 수 만년 동안 용암의 길을 만들고 물이 빚으며 사람과 수많은 생명들의 안식처였던 공간이 순식간에 중장비에 의해 파괴돼 버린 것이다.

용암과 물이 창조한 건천의 미학은 국내는 물론 외국의 전문가들도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제주의 보물이었음을 돌이켜 본다면 실로 억장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일이다. 자연의 순리를 파괴하는 인간의 탐욕이 제주의 하천에서 현재 진행 중인 것이다.

제주다움을 지켜온 하천에 눈살 찌푸리게 하는 괴물이 나타나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다. 한번쯤은 물어보고 한번쯤은 생각해 보고 한번쯤은 고민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생채기가 나는 하천의 고통을 누구도 나누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연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하고 민망한 마음만 솟아오른다.

땅을 사용할 때 대지의 신께 허락을 받고 이용했던 전통문화가 우리조상 대대로 이어져 왔음을 생각해보자. 아무리 옳은 일이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은 훗날 큰 재앙을 몰고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하천의 범람, 통수구역 확보, 지역의 토지이용변화에 따른 하천유수의 증감 등의 이유가 사막계곡을 만드는 주요 논리로 등장한다. 굳이 바닥까지 평탄화 정비를 하지 않아도 그들이 주장하는 목적은 다 이룰 수 있었는데도 안타깝고 안타까울 마음은 하늘까지 치솟는다. 이제는 제발 ~~~

 

 

다음은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현원학 제주생태연구소장
현원학 제주생태연구소장

 

 

“바닥까지 평탄화 정비를 하지 않아도 그들이 주장하는 목적은 다 이룰 수 있었는데도 안타깝고 안타까울 마음은 하늘까지 치솟는다”

현원학 소장은 “제주의 하천은 백록담을 중심으로 방사상의 형태로 분포하며 특히 남과 북의 방향으로 잘 발달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하천은 성인에 따라 용암계곡과 침식계곡으로 구분되며 열곡, 유년곡 하천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천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각각의 특성에 맞는 생태계를 가지고 있으며 주변 환경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같은 지역에서도 하천 물의 양과 수질 그리고 주변의 토지이용은 수서곤충, 양서파충류, 조류 등의 생태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현 소장은 “하천의 수생생태는 육상생태로 연결되어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며 “특히 하천의 수서곤충과 어류 등은 조류의 먹잇감이 되는 먹이사슬구조가 가장 잘 발달된 곳이기도 해 하천과 하천주변의 생태는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을 주변의 하천들은 하천정비사업이라는 괴물을 만나 무참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지적한 현 소장은 “하천의 속살은 사라지고 대신 인공수로가 탄생했으며 생태와 문화는 어디론가 사라졌으며 우리가 원하지 않은 사막계곡이 등장한 것”이라고 말하고 “수 만년 동안 용암의 길을 만들고 물이 빚으며 사람과 수많은 생명들의 안식처였던 공간이 순식간에 중장비에 의해 파괴돼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소장은  “땅을 사용할 때 대지의 신께 허락을 받고 이용했던 전통문화가 우리조상 대대로 이어져 왔음을 생각해보자”며 “아무리 옳은 일이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은 훗날 큰 재앙을 몰고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하천파괴를 지적했다.

현 소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하천의 범람, 통수구역 확보, 지역의 토지이용변화에 따른 하천유수의 증감 등의 이유가 사막계곡을 만드는 주요 논리로 등장한다”며 “굳이 바닥까지 평탄화 정비를 하지 않아도 그들이 주장하는 목적은 다 이룰 수 있었는데도 안타깝고 안타까울 마음은 하늘까지 치솟는다. 이제는 제발 ~~~”이라면서 하천공사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인터뷰 =김태홍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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