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창간12주년 기념특집) “청정자연은 제주의 귀한 자산..한 번 파괴되면 돌이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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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12주년 기념특집) “청정자연은 제주의 귀한 자산..한 번 파괴되면 돌이킬 수 없다”
  • 김태홍
  • 승인 2021.04.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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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원희룡 제주특별도지사에게 듣는다.
“정부는 제주제2공항 책임 있는 자세로 답해야”
“7월 중앙정부 진출은 밝혀야 할 상황 되면 도민들께 말하겠다”

 

본지는 창간12주년을 맞아 최근 제주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제2공항 문제와 계곡파괴, 습지와 숨골 등 다양한 화두를 정해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원고를 받아 특집을 기획, 보도합니다. 특히 제주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주도의회는 물론 세계환경도시와의 비교를 통해 이를 참고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이들 기획특집에 참여하신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제주환경 문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기에 그 기고와 인터뷰는 더욱 의미가 크다고 사료됩니다. 아울러 이에 대한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부터 대담을 통해 그 해결방안을 묻는 자리도 함께 마련했습니다. 부디 제주환경을 위해 잘 이해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시면 좋겠습니다(편집자주)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 환경특성을 반영한 환경자원총량 관리계획을 수립하여 제주 환경자원의 훼손을 막고, 체계적인 보전과 관리로 환경자원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일에 매진하겠다.

청정자연은 제주의 가장 귀한 자산이지만, 한 번 파괴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사는 본지 창간12주년 특별대담에서 이 같이 말하고 “청정과 공존의 원칙 아래 자연경관을 보전하면서 제주의 미래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개발사업이 추진되도록 할 것”이라며 “제주의 미래발전에도 반드시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원희룡 지사와 대담 일문일답 내용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계곡이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대로 둬도 좋은지 걱정이 많은데 계곡을 잘 지키기 위한 좋은 방안은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효돈천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구역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지는 곳이다. 안덕계곡 상록수림지대는 300여 종의 식물이 분포하는 난대 원시림으로 천연기념물 제377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천아숲길 천아계곡은 단풍이 빼어나게 아름다워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화산섬 제주의 계곡과 건천은 다른 지역에는 없는 제주만의 특수한 지형이다. ‘생태자원의 보고’인 제주에서도 특히 계곡 보존을 잘 하면서 장기적으로 슬기롭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환경자원 총량관리계획 수립 특례, 곶자왈 보호지역 지정 특례 및 환경영향평가 협의 특례 등을 지난해 제주특별법(6단계)에 반영하고, 시행했다.

곶자왈오름습지 등 제주 환경자산의 체계적 보전과 관리 기반을 마련하는 일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까지 제주 환경특성을 반영한 환경자원총량 관리계획을 수립, 제주 환경자원의 훼손을 막고, 체계적인 보전과 관리로 환경자원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일에 매진하겠다. 청정자연은 제주의 가장 귀한 자산이지만, 한 번 파괴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뛰어난 생태자원인 제주의 계곡을 현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도 지속가능한 환경자원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보전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하고자 한다.”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문제가 지금 제주도의 가장 큰 현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도지사는 시급한 건설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는데..제2공항에 반대하는 도민의견에 대해서는 이를 반영하지 않아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도지사로서 제2공항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제주도는 지난 5년 동안 제2공항 건설 사업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충실하게 밟아왔다.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는데도,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 제출을 재차 요구함에 따라 정상 추진을 다시 요청한 것이다.

도민 여론조사는 애초부터 정책 결정에 있어 참고사항이라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중차대한 국책사업의 진행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도민 여론조사에서 반대를 표한 도민들이 우려하는 제2공항 접근성, 기존 상권에 미칠 수 있는 영향, 환경관리 역량 등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완책과 투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현 제주공항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이용객들의 불편을 넘어 안전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현 제주공항의 확장은 전문가들이 경제적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제2공항 건설이 무산되면 국민들의 안전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현 공항 확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또 다른 대안이 있는지 정부는 책임 있는 자세로 답해야 할 것이다.”

 

 

-제주 지하수의 보고인 숨골은 물론 동굴을 보호하기 위한 문제도 최근 급부상하는 제주환경에 대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에 대해 어떠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중산간·곶자왈 등에서 다수 확인되는 숨골은 제주 지하수가 탄생하는 시작점이자, 제주의 숨은 환경자원이다. 지표수가 지하로 흘러드는 곳이 숨골이다.

숨골과 동굴은 미래세대에게 영원히 물려줘야 할 값진 자연유산이다. 숨골을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숨골 현황 조사, 위치정보 데이터베이스화 사업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17년 숨골로 축산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사건이 발생해 전국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고,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분뇨를 무단 배출한 양돈장은 허가를 취소했고,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지하수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을 기존 160㎢에서 635㎢로 대폭 확대했다. 이를 통해 지하수 신규 개발 제한과 지하수 오염원 관리를 더욱 강화했다.

제주의 동굴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등재된 세계적인 보물이다.

동굴의 지속가능한 보존과 관리를 위해 내외부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탐방객 출입 제한과 동굴훼손 방지, 동굴환경에 대한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체계적인 연구 활동을 지원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제주 동굴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자 한다.”

 

 

-제주의 생명수로 일컬어지는 용천수가 최근 급격히 사라지고 있고 습지 또한 난개발로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환경단체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데 이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 마련하고 있는지요.

 

“숨골을 통해 지표수가 없는 지역에서 용천수로 나타난다.

용천수는 상수도 시설이 보급되지 않았던 1980년대 이전까지 식수원이자, 생활 및 농업용수로 이용되어온 제주도민의 생명수였다.

인구와 관광객이 늘어나고, 지하수 개발이 증가해 용천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용천수 전수조사 및 가치 보전환용방안 마련’ 학술용역을 지난해(2020.2~12) 완료했다. 용역을 통해 제시된 용천수 가치 보전 및 활용방안으로는 △향토유산 지정 방안 △친환경 정비 가이드라인 △주민참여형 용천수 관리방안 마련 등이다.

조천읍 조천리에서 주민참여형으로 용천수 관리 시범사업을 추진했는데 용천수 모니터링과 주변 청소, 관련 교육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최근에는 용천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근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민들이 직접 용천수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

용천수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키고, 주민 주도적으로 이를 알려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국내 20여 곳의 람사르 습지 중 5곳이 제주에 있다. 습지에는 멸종위기 등급의 동식물과 희귀한 생태계가 보존돼 있다.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환경여건이 갖춰진 습지에 관심이 크다.

제주도는 2017년 ‘제주도 람사르 습지 등 습지보전 및 관리 조례’를 제정하는 등 습지 보전을 위한 제도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하논분화구 습지주변 생태계 조사사업(2019.6~2020.7)을 추진하는 등 습지생태계 조사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습지보전 네트워크 참여를 통해 협력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에는 많은 환경도시가 존재합니다.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떠한 개발과 어떠한 환경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2014년 도지사 취임 이후부터 제주의 핵심가치인 청정자연을 지키고, 난개발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환경보전을 최우선하는 투자 3원칙(환경보호, 투자부문 간 균형, 미래가치)을 수립하고, 제주의 자연환경을 해치거나 부동산 개발분양 위주의 사업은 과감하게 중단시켰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은 난개발 우려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지와 약속을 담아 지난해 10월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발표했다.

청정과 공존의 원칙 아래 자연경관을 보전하면서 제주의 미래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개발사업이 추진되도록 할 것이며, 제주의 미래발전에도 반드시 기여해야 할 것이다.

청정제주는 제주만의 것이 아니고, 지금 세대만 누릴 것도 아니다. 청정제주는 전 세계인과 다음세대 모두의 것이다.”

 

-현재 중앙정치권에서는 내년 대권주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사님 또한 오는 7월이 되면 중앙무대로 올라간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데 사실인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지사직이 지닌 책무와 이에 따른 영향이 결코 가볍지 않기에 닥쳐오는 상황 속에서 책임감 있게 임할 것이다.

사퇴 시기가 결정된 것은 없다. 거취를 밝혀야 할 상황이 되면 명명백백하게 도민들께 말씀드리겠다. 어떤 경우라도 도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도민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일본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등 제주의 자연생태계를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방류는 2023년 10월경으로 예상되지만, 도민의 삶의 터전인 바다와 수산물 오염에 대한 걱정, 건강과 안전에 대한 불안은 이미 시작됐다.

저는 작년 10월부터 오염수 방류에 따른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 4월 19일에는 주제주 일본총영사관을 초치해 도민들의 뜻을 전달했다.

일본정부에 우리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알리고, 방류 저지와 원점 재검토에 대한 제주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도민의 안전과 청정자연을 지킬 수 있도록 도민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협력해 나가겠다.”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대담 =김태홍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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