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칠 칼럼)지귀도(地歸島)에서 만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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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칼럼)지귀도(地歸島)에서 만난 사랑
  • 강문칠 기자
  • 승인 2012.07.02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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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전 제주예총 회장,음악평론가 작곡가)

 

<서귀포에서 동남쪽으로 9km 떨어진 남원읍 위미리 앞바다. 위미리 앞 바다에 87,934k㎡의 무인도인 지귀도(地歸島)가 있다.


이 섬에는 설문대 할망의 전설이 전해 온다. 설문대 할망이 백록담에 엉덩이를 걸치고 두 다리를 펼치면 한쪽 다리는 지귀도에, 또 한쪽 다리는 제주도의 북쪽 관탈섬에 닿았다는 섬이다. 1937년도에 유명한 미당 서정주 시인이 약 3개월 정도를 이곳에서 살았는데, 당시에 ‘지귀도는 제주남단의 아주 작은 섬이다.

神人 고을나의 자손인 한 가족이 살면서 보리농사를 하면서 살았다’고 기록한다. 지금은 무인도인 섬. 아주 오래 전에 그곳을 방문했을 때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었다. 집터와 밭이 있었고 염소와 말이 있었다.

시인은 <고을나의 딸>이라는 유명한 시를 남겼다. 지금은 흔적이 사라진 섬, 아직도 외로운 섬. 그러나 간혹 관광객들이 방문을 하고 낚시꾼들도 심심치 않게 방문하는 섬이다.>

 

지귀도(地歸島)

<고을나의 딸>


문득 전면에 웃음 소리 있기에/
취안(醉顔)을 드러 보니/
거기 오색 산호채에/
묻혀 있는 낭자/


물에서 나오니까/
머리카락이라든가
콧구멍이라든가, 콧구멍이라든가/
바다에 떠 보이면 아름다우렸다/


西壁 야생의 석류 꽃 알알/
입술이 저 잇빨이/
저-/

낭자 이름을 무에라고 부릅니까/


그늘이기에 손목을 잡았더니/
몰라요, 몰라요, 몰라요, 몰라요/
눈이 항만하여 언덕으로 뛰어 가며/
혼자면 보리 누름 노래 불러 사라진다/(항은 항아리)


-서정주의 ‘고을나의 딸’ 전문-

 

위미리 부두에서 찍은 지귀도


 

미당 서정주가 남긴 ‘고을나의 딸’이라는 시와 당시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읽지 않더라도, 우리는 안다.

지금도 사랑 때문에 울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사람들은 왜 아파할 사랑을 하는 걸까? ‘아파할 사랑이라면 사랑을 예초에 하지 말 것을-’ 유행가의 가사에서는 그렇게 말을 한다.

 

그러나 아파하는 사랑을 아는 순간의 사랑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되는 것입니다. 과거의 사랑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그것은 이미 지나간 것이기에, 미래의 사랑도 과거의 사랑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게 아닐까요?

지나간 사랑, 지나간 추억, 지나간 영광, 명예 등이 아무리 아름답다 하여도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일 뿐입니다.


지나간 사랑에 연연해할수록 마음만 아플 뿐입니다. 사랑의 이름은 지금이 중요합니다. 지금 하는 사랑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네의 인생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이나 두려운 삶이니까,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살아가야하는 것이지요.

사랑에 지친 많은 사람들, 여러 가지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 깊은 곳에 한 묶음의 고통과 아픔을 안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 말로 다 하지 못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하더라도 결국은 아픔을 다 해결해드리지 못하는 우리네의 형편들, ‘사랑은 최선의 것이다’라는 말처럼, 하나 뿐인 귀중한 인생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사랑하고,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사람, 그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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