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올레걷기) "인간도 지구생태계의 일부분에 불과..의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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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올레걷기) "인간도 지구생태계의 일부분에 불과..의식 확산.."
  • 고현준
  • 승인 2021.06.1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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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10코스, 화순해수욕장-하모리..교통안내판도 천연기념물 화석산지 안내판도 엉망

 

 

4번째 올레걷기..

하프올레 걷기에 나선 후 제주올레가 만든 10코스를 지난 6일과 12일 2주간에 걸쳐 걸었다.

화순금모래해변에서 중간스탬프가 있는 섯알오름학살터 주차장까지는 바다가 압권이었고, 다시 하모리 종점까지 걷는 구간은 알뜨르비행장을 거쳐 감자와 무밭을 따라 걷는 길이었다.

올레10코스에는 자연도 사람도 두 가지 얼굴이 상존했다.

자연 그대로가 아름다운 산방산과 형제섬, 그리고 푸른 바다와 금모래빛 모래사장이 스스로의 자태를 보여준다면..

사람이 만든 안내판이나 운전기사의 모습도 달랐다.

 

내용이 보이지 않는 안내판

 

 

코끼리발자국과 사람발자국이 남아 있다는 안덕면 사계리 화석산지(천연기념물 464호)는 사진이 모두 햇볕에 바래버려 확인조차 할 수 없도록 변해 있지만 아무 손길도 미치지 않는 듯 했다.

풀은 깎아 사람들이 다니기에는 편하지만 안내판을 보면 어떤 곳인지 알수조차 없고 더욱이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어서 들어가 볼 수도 없다.

10여개의 안내판 중 가장 끝에 있는 두어개 정도만 대강의 내용 확인이 가능했다.

 

제주환경이나 문화재 보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모자라다는 반증이다.

관리 주체가 어디건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많은 곳의 안내판은 늘 형식적으로 놓여 있는 곳이 많다.

평화로를 따라 대정으로 가는 큰 길에는 4,3유적지가 있는 백조일손 묘역이나 아니면 알뜨르비행장까지 안내하는 표지판이 없다.

훈련소가 있는 그 옆길 안으로 들어서니 조그만 안내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목적지를 알리는 안내판은 당연히 큰 길에 서 있어야 한다.

 

모슬포항에서 제주시로 나올 때도 마찬가지이다.

제주라고 안내된 곳은 일주도로 표지판이 전부다.

평화로를 가려면 서귀포쪽으로 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운전자가 얼마나 될까.

그 길도 안내표지를 따라 가다 보면, 여기저기 평화로라고 쓰여 있어 도무지 어디로 가야 제주시로 가는 길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안내판은 소비자를 위해 만들어 놓아야 한다.

공급자가 아무렇게나 세워놓고 우리는 할 일을 다했다고 손을 놓을 일이 아니다.

최종목적지와 함께 중간에 지나가는 마을이 함께 나타나야 한다.

중간중간 그런 안내는 계속 돼야 한다,

마을 2-3개는 계속 최종목적지와 함께 쓰여져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제주도민도 헷갈리기 일쑤인데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얼마나 헷갈릴 것인가,

 

도로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는 서울에서 부산은 물론 인천에서 서울 등 서울에서부터 시작하는 모든 고속도로의 안내판과 함께  국도의 안내표지판 상황을 꼭 차를 타고 달리면서 확인해 보기 바란다.

육지부는 어딜 가건 초행자도 목적지에 헷갈리지 않게 안내되는 정확한 표지판에 많이 놀랄 것이다.

제주도처럼 도무지 무슨 안내를 하겠다는 건지 모를 형식적인 교통안내판이 널려 있는 곳은 정말 한 곳도 없다.

이런 부실한 교통안내판이 난무하는 곳은 아마 전국에서 제주도가 유일할 것이다.

길을 잘못 안내해 다시 다른 길을 찾아가거나, 시간에 맞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겪을 어려움과 그 사회적 비용은 또 얼마나 클 것인가.

무책임한 일임에 틀림없다.

형식보다 실질을 추구해야 하는 제대로 된 정책이 요구되는 현장이 올레길에서는 많이 발견된다.

안내표지판 하나만 봐도 행정의 부실을 그대로 느낄수가 있는 것이다.

올레길에 생긴 카페..이런 곳에 건축허가가 난다는 사실이 놀라운 일이다

 

종점 가까지 왔을 때 보여준 산방산의 위용

 

운전기사도 두 종류로 나뉜다.

6일 만난 운전자는 좋은 식당을 묻는 손님에게 어떤 말도 해주지 않았다. 어떤 이야기에도 묵묵무답이었다.

12일 만난 운전자는 아주 자세히 동네상황과 대강의 식당에 대한 평가까지 잘 해 주었다.

이처럼 항상 두가지 상황이 존재하는 건 개발과 환경에 대한 딜레마와도 같다.

음과 양의 조화일까.

 

꽃과 나비..신비한 모습이다

 

 

하모해수욕장 입구까지 왔을 때 이름 모를 예쁜 꽃 위에는 표범나비 한 마리가 꿀을 찾는 듯 무심하게 바람에 흔들려가며 앉아 있었다.

나비와 꽃..

서로 주고 받는 자연의 경이로움..

사람은 탐욕에 눈이 멀기도 하지만 자연은 그런 법이 없다.

먹을 만큼만 먹고, 가질 만큼만 갖는다.

꽃과 나비는 이날 처음 보는 관계일 테지만 자연의 섭리대로 서로 주고 받는다.

이보다 아름다운 광경은 더는 없을 것이다.

내실을 기한다는 것은 형식보다 실질에 더 치중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문제의 본질을 찾는 일이다.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그들을 부수는 침략자들이다.

평화로운 생명체들의 서식지를 빼앗고 그들의 삶의 터전을 망가뜨린다.

인간이 자연보다 우선이라는 잘못된 시각 때문이다.

세상은 점점 지구생태계가 먼저라고 말하기 시작했고 이미 그런 운동이 태동하고 있다.

 

인간도 지구생태계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구는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는 터전이므로 인간이 마음대로 파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그런 움직임은 벌써 법적인 제도로까지 만들어지면서 생태계보호를 우선시하는 경지까지 발전하고 있다.

제주도는 그에 반해 거꾸로 가는 후진적인 지역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올레길은 그런 변화를 매번 걸을 때마다 일깨우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매년 올레길도 코스가 변화하고 있다.

좋은 변화도 있고 나쁜 변화도 있다.

우리는 늘 두가지 상황에 직면하지만..

좋은 선택을 위해 더 힘싸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길이 제주올레다.

 

올레꾼 고광언 선생(왼쪽)과 안건세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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