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형평성, 이제는 제주가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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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형평성, 이제는 제주가 요구해야 한다
  • 김용하
  • 승인 2010.01.12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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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김용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충청민심은 중요하고 제주민심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보면서 이런 자괴감이 드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세종시에 대한 엄청난 특혜는 제주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 것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정부는 4개월 이상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세종시 수정안을 확정해 공식 발표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9부2처2청 행정기관 이전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는 대신 과학비즈니스 벨트 거점지구 지정을 추진해 삼성, 한화, 웅진, 롯데, SSF 등 대기업을 유치했다. 고용창출 효과만 25만 명에 달한다.


고려대와 KAIST 등도 세종시에 들어오기로 했다. 서울대도 논의 중이라고 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투자규모도 16조원으로 약 당초 계획보다 2배나 확대됐다.


투자기업에 평당 40만원에 용지를 공급하고 7년간 법인세 50~100% 감면 혜택을 준다고 한다. 그것도 모자라 외국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유치를 위해 190만㎡규모의 글로벌 투자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도시 중심지에 리틀 제네바 로 이름붙인 국제교류지구(30만㎡)를 배치해 국제기구와 다국적 기업 등이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대단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솔직히 부럽다. 4개 시·군을 통합하는 아픔 속에서 제주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킬 때만해도 이만한 특혜가 없었다. 참 씁쓸하다.


이제는 우리 제주도 형평성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동안 특별자치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자치단체들이 형평성을 요구하며 제주를 견제했던가. 그것도 무늬만 특별자치도인데도 불구하고. 그것도 모자라 경제자유구역, 기업도시, 지역특화지구, 그리고 5+2광역경제권 지역 활성화 방안 등 제주에 와야 할 권한을 나눠먹기 했던가.


더 큰 문제는 제주 등으로 와야 할 기업들이 이제는 올 이유가 없어졌다는데 있다. 세금감면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는 세종시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전용 학교와 병원 등이 설립될 때 적용되는 규제도 대폭 완화한다고 하니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세종시에 대한 엄청난 특혜는 결국 제주에 대한 홀대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우리 제주도 형평성을 따지면서 당당하게 정부에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모든 권한을 이양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정과 의정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할도 절실히 요구된다. 제4단계 제도개선, 제5단계 제도개선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제주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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