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올레걷기) "더 아름답고 찬란한 제주가, 가을과 함께 우리에게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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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올레걷기) "더 아름답고 찬란한 제주가, 가을과 함께 우리에게 오고 있다.."
  • 고현준
  • 승인 2021.10.06 13: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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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4코스 한림읍 월령리 선인장마을-한림항 .. 진정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찾는 길..

 

 

 

여름이 다시 오려는 것일까.

초가을인데도 늦더위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개천절 마지막 연휴날 제주14코스 하프 올레길 또한 무척 더웠다.

더위는 또 올레길에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해수욕장마다 사람들이 여전히 한여름처럼, 바캉스를 즐기는 중이었다.

올레꾼들은 이날 바다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한림읍 월령리에서 출발해 한림항까지 걷는 내내 무더위와 싸우며 걸어야 했다.

지난 4일 오전 11시경 올레꾼 고광언과 안건세 선생 등 셋은 한림항에 도착했다.

한림항에서 택시를 타고 월령리로 먼저 가서 한림항으로 걸어오기로 했다.

이날은 안건세 선생이 “어차피 택시를 타고 돌아와야 하니 종점에 차를 두고 먼저 출발지로 가자”는 건의로 이뤄진 일이었다.

 

 

 

월령리에 도착했을 때는 푸른 바다가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겼다.

사실 이날 날씨는 매우 더웠지만, 올레를 걷는 올레꾼들은 여전히 많았다.

특히 안 선생은 전날인 지난 3일 혼자 올레2코스를 걸었다고 하는데..

그곳에서 한달을 제주에 살면서 올레를 걷는 부부를 2팀이나 만났다고 했다.

제주올레 2코스를 홀로 완주하고 난 다음 날 우리 팀에 다시 합류했던 것이다.

월령리 선인장마을은 지금 예전의 명성은 많이 퇴색했지만(?)..

바닷가 해안에는 바위 가득 선인장이 여전히 그 위용을 자랑하며 동네를 빛내고 있었다.

제주 어디에도 없는 이곳만의 선인장 풍경은 늘 사람들의 발걸음을 유혹하는 곳이다.

푸른 바다를 배경 삼아 자연적으로 이뤄진 이곳 선인장 군락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더욱이 이곳에 놓인 데크를 걸어가다 보면 더욱 다양한 또다른 특이한 세상과 만난다.

지금은 열매를 맺고 있지만 노란꽃이 만발하면 푸른 바다와 함께 그 더욱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월령을 지나 제주올레 14코스를 걷는 하프코스 구간의 주인공은 언제나 비양도다.

비양도가 주인공처럼 보이는 올레길 14코스..

아무리 사진을 여러 곳에서 많이 찍어도 비양도는 항상 그 모습 그대로 우리 앞에 서 있는 것이 참 신비롭기만 하다.

바다와 함께 찍어도, 돌과 함께 찍어도, 해수욕장에 와서 찍어도 비양도는 항상 그 비양도 그 모습 그대로였다.

느닷없는 질문이 이어졌다.

“비양도에는 올레코스가 없지요?”

안건세 선생의 이 질문이 제주도 추자도 우도 가파도 외에 마라도와 비양도에도 올레길이 생기면 좋겠다는 바램이 생기게 했다.

조용한 섬마을에 사람이 많아지면 생기는 개발바람만 아니면..이라는 전제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들 더 아름다운 기생섬들인 비양도와 대한민국의 최남단 마라도는 그 의미가 다르기에 아쉬움이 생기는 것일까.

잠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에 한 50개의 올레길이 생기면 매주 한 코스씩 1년 동안 걷는 계획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올레길이 전하는 제주, 제주도에는 아직도 걸으면 좋을 미지의 구간이 많다.

이미 걷기에 좋은 마을 안길 해안올레길이 생긴 곳도 많아졌다.

제주올레는 제주를 더 속깊이 들어가 맨살을 만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제주를 더 아름답게 지키기 위해 마음과 정성을 더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구잡이 개발은 이제 그만 하고..

제주도를 더 제주답게 지켜나가기 위해서라도 올레길은 잘 만들고 잘 지켜져야 할 것이다.

바닷가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데 돌길로 이어진 올레길에 해녀콩서식지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콩은 달려 있으나 먹지는 못한다고 한다.

그렇게 지나는 올레길에 웬걸, 물이 펑펑 쏟아지고 있는 양식장 급수탑이 나타났다.

 

 

 

 

꼭지를 잠그지 않았는지 위로 물이 길에 날리면서 올레길을 다 막고 있었다.

아래쪽을 보니 또 물이 콸콸.. 아무런 여과장치도 없이 바다로 버려지는 현장이 나타났다.

위로도 아래로도 아까운 물이 쏟아져 내리면서 엄청난 양이 버려지는 중이었다.

그곳을 지나니 억새꽃이 흐드러진 길이 나타났다.

한라산이 보이는 곳이지만 한라산이 선명하지 않아 아쉽기만 한 곳..

이제 금능마을로 들어선 것이다.

 

 

 

금능 앞바다는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곳이라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뛰어든 상태였다.

우리는 이곳 유명한 자리물회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이다.

사실 식사를 하고 걸으니 참 편했다.

식사를 한 후 걸어보니..우선은 잘 먹고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렇게 걸어 협재에 당도하니 이곳 협재해수욕장은 사람으로 대만원이었다.

숲속에는 캠핑을 하는 캠핑족이 텐트촌을 이뤄 빈틈이 없을 정도였다.

협재를 지나 옹포리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오더니 화장실이 급해졌다.

옹포리 포구에는 화장실이 없어 급하게 걷는데..

마을 안길이라 도무지 적당한 장소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구세주같은 표지가 하나 보였다.

 

 

 

개방화장실..

용수사라는 절에 개방화장실이 있어서 급히 달려 들어갔다.

깨끗한 화장실이었다.

만약 이 개방화장실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아찔한 일이다.

식사를 먼저 했던 것이 이유였을까..

다행히 문제는 잘 해결했지만..앞이 캄캄했던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올레길은 쉴 곳도 문제지만 화장실도 큰 문제다.

여기저기 개방화장실을 많이 만들어 둬야 할 것 같다.

실질적인 어려운 문제(?)를 풀고 나니, 이제 여유가 생겼다.

한림항을 코앞에 두고 그늘에 앉아 편히 쉬기도 하고..

잡담까지 하면서 종점을 향해 편안히 진입할 수 있었다.

3시간30여분..식사시간을 빼면 3시간 정도를 걸었지만..

참으로 많은 일들과 만났다.

걸을 때는 힘도 들지만, 막상 다 걷고 나면 뿌듯한 성취감 같은 것이 생기는 길..

올레는 그렇게 말없이 정답게 우리 곁에 있다.

올레길은 진정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찾는 길이다.

이제 가을이 더 깊어지면 억새꽃이 만발할 것이다.

그런 제주를 올레길은, 우리를 늘 반갑게 맞이한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올레길..

더 아름답고 찬란한 제주가 그렇게, 가을과 함께 우리에게 오고 있다.

올레꾼 고광언(오른쪽), 안건세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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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멈춤 2021-10-13 21:43:14
파란 하늘
쪽빛 바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취한 사람들
축복 받은 땅 !
특혜!
그래서 더 좋은 제주
..............................................

양식장 급수탑에서 넘쳐흘러 버려지는 물을 보고
어떻게 하셨나요?
신고를 하셨나요?
그냥 보고 지나쳤나요?

정- 말- 궁 - 금- 올레꾼님
결과 꼭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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