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사업부지내 강정마을주민 추가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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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사업부지내 강정마을주민 추가연행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0.01.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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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2)해군기지 반대 범대위 긴급 기자회견 "추진방식 문제" 지적



강정주민들은 경찰 400여명을 동원, 18일 새벽 7시경 지난 8일부터 강정천 인근 사업부지에서 농성중이던 강정주민들을 강제로 연행한 것에 대해 이날 오전10시 현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오전 10시30분쯤 2차로 고유기 제주군사기지 범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과 강정 주민 5~6명을 추가로 연행해 갔으며 경찰들의 경호아래 굴삭기 공사가 진행됐다.



이날기자회견에서 천주교 제주교구 고병수 신부는 "해군은 강정주민들의 의견 및 온갖 절차를 무시한 채 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이며 첫 삽을 뜨는 기공식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8년여를 끌어온 이 문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전적으로 국가의 권위주의 논리와 오직 자신의 안위에만 관심이 있는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잘못된 행보"라고 성토했다.

고 신부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하는 도민들도 많다"며,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에도 나오듯, 해군기지 추진방식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음’을 한결같이 공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민들의 요구도 매우 상식적인 것이며, 오랜 세월 조상을 모시고 후손들을 길러내며 공동체로 살아왔던 마을에 이런 중대한 사업을 추진하려면, 최소한 주민들의 의사를 물어보는 절차만이라도 제대로 지켜달라는 것이며, 이는 민주주의를 거론하기 이전에 매우 순수하고도 상식적인 것"이라고 역설했다.

고 신부는 특히 "제주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한 정부가 어떤 이유에서 이와 모순되는 군사기지를 설치하려 하는지 납득할 수 없으며, 오늘 날 군사적으로 가장 첨예한 동북아시아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제주에 첨단 무기체계를 동반한 군사기지의 건설이 제주의 미래는 물론, 한반도의 미래에 끼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영향에 대해 어떠한 해답도 듣지 못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한편 고신부는 해군기지 문제로 인한 갈등과 혼란상황에 대한 해법마련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인데도, 거꾸로 우리가 그 해법까지 만들어 대화하고자 했지만 소용이 없었으며, 이미 결정된 일이니 돌이킬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밝히고, 여기에서 제주도정은 국가논리의 꼭두각시냐며 제주도정에 대한 맹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이날 강정마을 주민들은 "오늘 부터 우리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시작을 알리는 기공식을 우선 저지하기 위해 천막을 치고 사수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저들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고 말한 주민들은 "기공식에 참석할 고관대작들의 편한 걸음을 위해 평탄 작업을 포함한 사전준비에 착수해 올 것이며 그 사전준비의 내용에는 ‘걸림돌’로 지목된 이 곳 강정주민들과 많은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처음에는 완만하게, 그러다가 어느 순간 공권력의 엄청난 힘으로 일시에 쓸어 버리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우리에게는 힘이 없지만, 우리에게는 오랜 세월 축적된 평화적 삶에 대한 상이 분명히 있다. 그것을 침해하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하려는 의지도 분명히 있다. 또한 현장에서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뜻을 같이하는 많은 제주도민과 국내외의 시민들이 있다"고 말한 뒤 "강정마을을 지키는 일은 제주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며, 해군기지가 철회될 때까지 강정마을 주민들의 힘을 모아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경찰의 행동에도 항의하며 "공권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민의를 생각하고 도민들을 생각하는 공권력이 아닌 힘이 있는 사람들에게 휘둘리는 공권력이냐"며 경찰에 대해서도 맹비난을 가했다.


강정마을측은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제주의 앞날은 없으며, 우리의 투쟁을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끝까지 맞서자"고 결의하고 "연행된 마을주민들을 위해 힘을 합하여 역사와 우리에게 부끄럽지 않게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다.

마을 관계자는 김태환 지사가 "좋은 제주환경을 망치고 있다"며, "우리 모두 한데 힘을 모아 해군기지가 철회 될 때까지 목숨 걸고 끝까지 맞서 투쟁하겠다"고 성토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해군관계자 이민국 대령은 자기 입으로 우리는 법대로 하는 사람이고 우리 해군 땅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무조건 적으로 철수하라는 일관된 답변만 늘어 놨으며, 군인이 주민들과 대치하지 않으려면 경찰들을 동원한는 것은 당연한 일 이라는 어이없는 말만 늘어 놨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정마을 주민들 200여명은 18일 오후 3시 현재 사업부지내에서 항의 농성하고 있는 중이며, 기자회견에는 제주군사기지 범도민대책위원회, 강정마을회, 천주교 평화의섬 특별위원회,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모임 등 해군기지반대 단체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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