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 매립, 막아야 할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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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동 매립, 막아야 할 이유 있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2.07.27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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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개발은 현재,환경은 미래를 위한 정책

 

 


개발론자와 환경론자의 대화는 참으로 어렵고 지난한 일로 다가온다. 서로가 전혀 다른 얘기들을 하기 때문이다.

개발정책에 대해 환경론자가 반대의견을 피력하면 "그것도 일리가 있다. 참고하겠다"며 일견 이를 받아들일 듯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개발론자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러면 환경론자는 개발론자가 문제점을 인식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후에 보면 언제 환경론자가 그런 지적을 했느냐는 식으로 개발론자는 개발 계획을 처음 방식 그대로 밀어부친다.


해군기지가 그렇고 제주도의 계곡을 모두 망가뜨린 개발방식이 모두 이런 식으로 추진됐다.
탑동도 꼭 그런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전문가들과 대화는 하고 있지만 그들의 머릿속에는 이를 계획 그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탑동 매립문제로 시끄럽다.
25일 JIBS의 제주아젠다 직격토론에서는 탑동매립 문제를 이런 모습으로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그런 모습은 이날 방송토론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사회자까지 탑동매립계획에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이자 제주도청 김태년 항만개발과장은 당황한듯 “이곳은 이미 항만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곳”이라며 ‘어쩔 수 없이 이곳은 항만을 만들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김희현 제주도의회 농수축위원장은 ""탑동의 경우 3.5점을 만점으로 봤을 때 생태적 가치는 3.48점, 개발의 가치는 0.5점밖에 안된다"며 탑동 매립계획을 적극 반대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공유수면 매립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어느 곳도 하지 않는 구식방식"이라며 매립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태년 도 항만개발과장은 "월파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나머지 부분을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매립계획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주장했다.


이날 말을 가장 많이 아낀 이는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한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과 교수였다.
김 교수는 이날 "탑동 개발문제는 꼭 매립정책으로 가야 하는가"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방식도 많을텐데 왜 꼭 매립이아야 하느냐”는 지적인데 이날 김 교수는 중요한 한가지 사항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매립보다는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복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김 교수는 "탑동을 더 매립했을 경우 사봉낙조가 사라진다"는 아쉬움도 토로했지만 결국 "매립방식은 해결방법이 아니"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밝혀진 제주도의 방침이자 개발부서의 탑동매립 논리는 간단하다.


"월파피해를 막으려면 방파제가 필요한데 그 방파제를 만들면서 주위에 땅을 늘리는 게 뭐가 나쁠게 있느냐"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꼭 그곳을 매립하지 않더라도 제주도는 땅이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매립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김희현 위원장과 이영웅 사무국장을 비롯 김 교수가 이처럼 탑동매립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개발론자들은 “지금 당장 먹고 살 돈이 필요한데 현재 돈이 되지도 않는 환경으로 우리를 먹여 살릴 수 있느냐”는 주장을 편다.


개발이 곧 현재의 돈이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번 후에 환경을 논해도 늦지 않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환경론자들의 주장은 매우 간단하다.


“지금 당장의 이익을 위해 환경을 파괴하고 나면 나중에 우리 후손들은 더많은 돈을 들여 지금 파괴한 환경을 복원해야 한다. 어느 것이 더 경제적인가”라고..


탑동매립은 이미 실패작이라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월파피해를 막는다며 매립을 늘려나간다면 언젠가는 목포까지 연결해야 할지도 모른다.


탑동은 '탑바리'라고 불리운 제주시민의 마지막 남은 로망이었다.
저물어갈 때면 모든 시민들이 모여 소라와 고동 게를 잡던 무한한 자원이 숨겨져 있는 갯벌이었다..
주전자 하나만 들고 가면 저녁 찬거리는 걱정도 없었던 그 낭만이 사라졌다.


이제 이를 원상태로 복원하려 해도 지난한 일인데 이를 더 늘린다는 건 언젠가 이를 다 부숴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어리석은 계획임에 틀림이 없다.


이영웅 사무국장도 이날 “탑동은 옛모습대로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도 “조금씩이라도 복원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경은 현재의 문제가 아니다.
미래세대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상의 자원이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도 바다 매립정책은 모두 철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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