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한전 고객센터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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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무인..한전 고객센터 123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2.08.31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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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전기고장보다 더 악몽..신고전화 끊어버려

 

 

제15호 태풍 볼라벤과 제14호 태풍 덴빈이 지나간 후 많은 곳에 전기가 끊기고 인터넷이 끊겨 많은 도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불편보다 더 큰 악몽같은 일은 전기고장신고를 접수하는 한전 고객센터 123의 고객 응대방식이다.


제주시민인 한 도민은 "한전 고객센터 123이 고장신고는 받지도 않고 그냥 전화를 끊어버려 열이 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서 제보한다"며 "문제를 알고 싶으면 전기고장신고 123으로 전화를 한번 해 보라"고 제보해 왔다.

123으로 전화를 해 봤다.


전화기속 내용은 "한전 고객센터입니다. 지금은 태풍 피해로 상담이 지연될 수 있으니 양해해 달라"는 친절한 안내멘트가 나왔다.


거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했다.

다음 멘트는 "전기고장신고는 1번을 누르세요"해서 1번을 눌렀더니 "지금은 모든 상담원이 상담중이니 다음에 전화해 주세요"라는 멘트가 나온 후 바로 "삑삑삑삑...(전화가 끊긴 소리)"하며 전화가 끊겼다.
두 번 세 번 해도 똑같은 상황이 계속된 것.


아무리 바빠도 이렇게 무식하게 고객을 상대로 한 전화를 끊어버리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많은 고객센터는 전문상담사를 채용하거나 해서 고객불편을 최소화 하는데 노력하는 기업이 많다.

많은 시간을 요하는 기다림 멘트의 경우에도 "현재 기다리는 고객수는 23명이며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22분35초입니다"라는 식의 멘트로 기다려야 하는 대기인원과 시간을 미리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중한 고객에 대한 배려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바쁘면 다음에 하고 시간이 있거나 급박하면 기다릴 수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전 고객센터는 우리나라 최고의 회사라는 권위와 위상에 걸맞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을 준다.


무엇보다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불편해 할 고객보다는 안하무인격 자기편의주의가 아니냐는 것.

한전이라는 조직이 이 정도밖에 안 됐었나 하고 창피할 정도였다.
전기와 관련 아무리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해도 고객에 대한 서비스정신은 가장 기본적인 자세다.

서비스정신이 뭔지도 모르는 이런 조직이 대한민국의 전기를 좌지우지하며 전기판매를 독점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서글프기만 한 현실이다.

문제는 전기가 고장 나도 전화를 통한 고장신고를 바쁘다고 받지 않는다면 고객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그 불편함에 대한 처리를 하라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이에 대해 한전 본사 고객감동팀에 강력한 항의와 함께 개선여부를 문의한 결과 "고장내용을 대신 접수해 주겠다"고 말한 후 "123번의 고객응대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전기고장 신고내용을 접수한 그대로 전해 주는 친절을 보내오기도 했다.

한편 한전 본사 사이트에는 한전 전력서비스 헌장을 통해 "우리는 항상 고객의 편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고객이 요청하신 업무를 신속하고 정확하며 친절하게 처리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제일 앞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한전의 국민을 향한 '전력서비스헌장은 허구'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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