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칠 문화칼럼)사랑과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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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문화칼럼)사랑과 기술
  • 강문칠 기자
  • 승인 2012.09.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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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전 제주예총 회장,음악평론가.작곡가)

 

 

 

독일의 사회심리학자인 에릭 프롬(Erich From)의 저서인 '사랑의 기술(Love is Art)에서, 인간이 사랑을 하려고 애를 써도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를 사랑에 대한 기술의 미숙성 때문이라고 한다. 원래 이 저서의 책명은 The art of loving 즉 ‘사랑하기의 기술’ 혹은 기예(Art)라고 하여 사랑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프롬은 인간이 사랑에 대한 세 가지 오류를 지적하고 있는데, 첫째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기가 아니라 사랑 받기 문제로 이해하고 있는 점, 둘째로 자신이 사랑하는 능력 보다는 사랑하는 대상을 얻고자 하는 문제, 셋째로 사랑을 막 시작 하려할 때 순간의 강렬한 감정만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점, 이 때문에 많은 사랑의 오류가 발생한다고 한다.

음악이나 그림, 건축, 서예, 문학 등과 같이 넓은 의미의 기술처럼 예술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작품을 표현하기 위하여 기술을 익히고 배워 가면서 예술을 높여 나아가는 것처럼 사랑도 기술을 익혀가야 한다는 것이다.

 

Art의 어원인 희랍어의 테크네(영어의 Technic)는 예술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노래를 잘 하는 기술, 피아노를 잘 치는 기술, 그림을 잘 그리는 기술 등등 예술 작업을 하기 위해서 각 장르에는 이에 따르는 기술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예술은 모방에서 출발한다고도 하고 자연을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선생님이나 지도자, 렛스너(Lessoner) 등에서 배우고 익혀 나가다가 나중에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는 과정들이 우리들 예술 작업의 과정들이다.

또한 사랑의 가장 훌륭한 덕목은 신뢰와 인내라고 한다. 사랑은 믿음 속에서 시작하는 것이며, 믿음과 신뢰 안에 싹이 자라고 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시작하면서 곧바로 사랑의 싹과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다림과 인내 속에서 서로가 희망하고 바라는 새싹과 꽃 그리고 열매를 얻게 되는 것이다. 마치 봄에 밭을 갈고 씨를 뿌려 가을에 추수하는 농부의 마음처럼 사랑은 이렇게 믿음과 기다림의 바탕 위에 성실함과 노력으로 우리들에게 소망하는 수확을 안겨주는 것이다.

우리들 인생길에는 농부가 뿌리는 씨앗처럼 무수한 희망과 목표를 안고 살아가며 주변에 많은 희망의 씨를 뿌리며 살아간다. 때로는 성급하여 새싹이 나기도 전에, 믿음과 기다림을 하지 못한 채 수확을 못 보는 일들이 참으로 많다.

 

사랑한다며 결혼을 한 부부가 신혼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 소식을 듣게 된다. 단체와 모임 그리고 사회와 정치권, 상하관계와 수평관계들 속에서 벌어지는 불신과 오래 기다리지 못하는 조급함이 가득한 우리들 사회, 매일이 이러한 혼탁함이 가득한 사회, 사랑의 기술이 아직 부족한 탓이다.

예술과 사랑, 사랑은 우리들 인간 사회에서는 절대적인 과제이며 여하히 사랑의 문제를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한 인간의 일생과 사회단체에 접촉하는 관계들이 자신의 모습과 업적, 평가가 결정이 된다. 인간관계와 결혼, 단체들에 대한 숱한 불화와 잡음들, 믿음과 인내함이 없는 부족한 기술을 보유한 지도자들과 관계하는 그 속에서 지니는 상호교류는 상호 간에 의혹이 난무함을 왕왕 경험한다.

예술은 인간에게 사랑과 믿음을 주는 행위이다. 만약 예술이 모든 사람들에게 믿음과 인내함의 모범이 될 수 있다면 이 사회는 한층 밝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창작의 기술을 총 동원하여 오랜 작업 끝에 탄생하는 새로운 예술작품처럼 우리들 인간사회에서도 오랫동안의 친교 안에서 진정한 사랑의 기술을 바탕으로 희망과 행복을 주는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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