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만의 특별한 환경개념 정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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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만의 특별한 환경개념 정립하자"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0.02.02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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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김용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제주특별자치도는 환경보전을 주장하면서도,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자칫 이러한 제주도정의 행태는 제주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유치로 제주도는 전 세계의 환경수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는 활용을 제대로 할 때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잘 못하면 이 기회는 제주도에 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김용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개발 위주의 정책은 제주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제주만의 특별한 환경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용하 의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새해 소감과 도민들에게 인사의 말씀부터 해 주시지요.

"도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희망과 기대로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우리도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안고, 2010년 새해의 출발점에 섰습니다.

저는 경인년 한해 통합과 화해의 패러다임 속에 도민과 제주에 꿈과 희망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더욱이 올해는 백호랑이의 해입니다.

백호랑이의 힘찬 기상과 용맹, 지혜로 올 한해 주어진 시련을 잘 극복하여 뜻 하는 일 모두 성취되시길 기원합니다"

김용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 제주유치를 계기로 제주환경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이 총회를 앞두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추진해 나가야할 새로운 개념의 환경이슈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세계자연보전총회는 2주 가까이 세계 180여 개국, 1만여 명이 참여하여 자연보전·생물다양성·기후변화 등 범지구적 환경의제를 논의하는 ‘환경올림픽’입니다.

청정한 제주환경의 진가를 세계에 알리고, ‘세계 환경수도’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세계자연보전총회를 통해 ‘세계 환경수도’로 나가기 위해서는 제주만의 특별한 환경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도의 경쟁력의 원천은 섬이라는 입지가 아니라, 섬이므로 가질 수 있는 청정환경과 자연경관의 우수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제주특별자치도는 환경보전을 주장하면서도,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자칫 이러한 제주도정의 행태는 제주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유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통합적 관리는 자연과 생물종다양성을 보전하면서도, 지역주민의 요구에 의한 개발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제주도의회는 통합적 관리 원칙에 입각하여, 제주자치도정의 환경정책을 감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의원들의 자발적인 연구모임인 기후변화 연구모임이 주축이 되어, 새로운 환경모델들을 많이 제안하고 있으며, 의장으로서, 이러한 연구모임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한라산, 오름, 세계자연유산의 수용능력을 감안해야 한다"며  "수요가 많다면, 고가의 입장료 부과를 통해, 수요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용하 의장 

-한라산 오름 등 제주도가 갖고 있는 많은 환경자원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환경보전에 대한 의회에서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개발과 보전에 대한 의장님의 평소 느끼는 바를 말씀해 주시지요.

"지금 지구온난화에 따라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경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제주도내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의 종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인위적인 관리는 필요합니다.

중국에는 현재 30여개소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세계유산 관리에 있어서 유네스코로부터 많은 경고를 받기도 하였지만, 고가의 입장료 부과를 통한 입장객 통제는 본받을 만합니다.

지금 한라산 탐방객이 1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등산로 주변 식생과 생태계의 훼손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거문오름도 관람객이 많아지면, 훼손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한라산, 오름, 세계자연유산의 수용능력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수요가 많다면, 고가의 입장료 부과를 통해, 수요를 관리해야 합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의원입법으로 추진 중인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 보존 및 관리조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조례안에서도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입장료 징수가 쟁점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항공료와 숙박비라는 고비용을 지불한 사람들입니다. 관광객의 입장료 징수 저항이나, 관람객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지방채를 초과하여 발행하고 있는 제주자치도에서, 세계자연유산 입장료 징수는 지방세원 확충과 세계자연유산의 효율적인 관리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주도는 전 지역이 환경보호지역이 돼도 좋을 만큼 환경적 가치를 지닌 곳이 많습니다. 의회가 특별히 운영하는 환경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기관분리형을 택하고 있습니다. 각종 정책과 사업의 기획과 집행은 집행기관에서 하고, 의회는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 등을 통해 집행기관을 견제하는 역할만 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를 추진한다고 하여도, 기관분리형 상황에서는 의회의 역할은 견제와 감시 외에는 한정적인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많은 의원님들이 제주도의 미래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많은 연구모임들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중 기후변화대응 녹색성장 발전연구회가 주도적으로 제주도의 환경정책과 관련된 많은 논의를 이끌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집행기관인 제주도정이 좋은 환경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주가 살아갈 자산도 환경이고 지켜야할 자산도 환경이라고 봅니다.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 추구해야할 제주환경을 활용한 미래지향적 지역의 발전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2009년 제주관광객은 650만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008년 보다 12.0% 증가한 숫자입니다. 작년은 신종플루 때문에 수학여행이 대거 취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제주환경의 아름다움 때문에 달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제주올레와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따른 효과 때문입니다.
즉, 제주환경이 제주의 관광산업을 살린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주도가 아무리 지정학적인 입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홍콩, 싱가포르, 아일랜드, 두바이처럼 될 수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지역성장 모델은 지역공동체와 지역의 장점을 근간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제주도는 현재의 자연환경이 지구온난화 등으로 상실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는 노력 즉, 인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빠른 관광에서 느린 관광으로 바꾸고, 전 세계인이 제주도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주도의 미래발전방향이라 생각합니다"

제주환경일보 고현준 취재본부장과 대담중인 김용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자랑스런 환경도시입니다. 앞으로 제주도정이 추구해야할 가장 중요한 환경정책의 방향을 제시하신다면..

"이번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유치로 제주도는 전 세계의 환경수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기회는 활용을 제대로 할 때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잘 못하면 이 기회는 제주도에 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제주도정이나 제주도민, 그리고 지방의회는 항상 유네스코가 주장하고 있는 생물권보전지역 관리 원칙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지역주민의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개발은 생물의 종 다양성 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주민갈등을 초래해서는 안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영리병원과 관광객 전용카지노 도입,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비양도 케이블카, 한라산 케이블카 등의 사업으로 주민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사업의 찬반유무나 필요성을 떠나 주민갈등을 해소하지 않고는 세계환경수도로 도약할 수 없습니다.

주민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업의 초기단계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업의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해야 하며, 피해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최대한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때 주민갈등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제주환경을 위하는 일은 행정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주도민들에게 제주환경의 중요성과 도민들이 실천해야 할 일들에 대해 설명해 주시지요..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편리함을 위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위해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자신들이 속한 단체의 이익 때문에 무분별한 개발을 조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주도정의 지역정책은 개발에서 관리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제주올레와 세계자연유산의 효과가 오래갑니다.

만약 무분별한 개발, 주민갈등을 유발하는 정책들이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세계자연유산을 유지하기 어렵게 됩니다. 오만의 아라비안 영양보호구역,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세계유산에서 지정취소되었습니다.

지정취소에 따른 부정적인 파급효과는 지정효과보다 몇배 더 큽니다.
우리는 오만이나 독일과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됩니다.

환경을 위해 어떠한 일을 해야 할까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때 이미 다 배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실천이 중요한 때입니다"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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