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음식과 자연에 순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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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음식과 자연에 순응한다.."
  • 이원종
  • 승인 2013.05.0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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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건강의 비밀)접근하기 어려운 곳, 파키스탄의 훈자(Hunza)

접근하기 어려운 곳, 파키스탄의 훈자(Hunza)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훈자


파키스탄의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한 훈자지방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마을이다.

훈자지방은 파키스탄의 최 북쪽 지방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국과 경계를 두고 있는 길기트(Gilgit) 지역에 속한다.

길기트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750km의 거리에 있다. 훈자로 가는 도로는 1966년에 시작하여 1978년에 개통된 도로로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서 중국의 카쉬가르(카스)까지 총 연장 1,284km의 카람코람 고속도로이다.

‘카라코람’은 ‘가루가 되는 바위’라는 뜻으로 돌산을 부수어 도로를 만들었다. 이름만큼이나 험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도 알려져 있다.

 

해발 2,500m에 위치한 훈자는 라카포시, 디란, 울타르 등 7,000m 이상의 높은 설산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었다. 가까이 있는 산에는 나무가 없으며 벌거숭이산으로 회색의 흙과 바위로 덮여 있으며, 멀리에는 눈이 쌓여 있는 높은 설산들이 여기 저기 보였다.

마을의 밑에는 훈자강이 흐르고 있으며 계단식 밭에 초록색의 농작물이 자라고 있으며, 여기저기에 포풀러나무와 살구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접근하기 어려웠기 때문일까? 훈자의 첫 인상은 마치 신선이 사는 도시처럼 아름답고 신비롭게만 느껴졌다.

 

 

신토불이 음식만 먹는다


훈자의 노인들은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그 지역에서 나는 정제하지 않은 곡물과 감자, 시금치나 양배추와 같은 채소를 먹으며, 육고기는 즐기지 않는다. 요리를 할 때 기름을 사용하지 않으며, 양념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연료가 부족하여 거의 요리를 하지 않고 먹는다.

훈자인들은 식량을 자급자족해 왔다.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어 식재료를 공급받기도 힘들고 가난하여 넉넉하게 식재료를 살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마을 곳곳에 계단식 밭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작물이 감자이다.

 

채소도 훈자 사람들의 음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시금치, 상추, 호박, 당근, 감자, 무, 강낭콩, 병아리콩, 렌틸 콩 등이 텃밭에서 자라고 있다. 그들은 땅이 좁기 때문에 먹는 것이 귀하여 채소나 발아된 씨앗, 감자, 여러 가지 채소 등을 소량 먹고 절대 과식하지 않는다.

그들 음식의 상당 부분은 요리를 하지 않고 날로 먹는다. 요리를 하더라도 살짝 요리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음식의 약 80% 이상을 날로 먹는다. 겨울철에는 콩을 며칠 동안 물에 불려 햇볕에 말리면서 싹을 띄워 먹는다.

훈자 사람들은 빌카밤바나 캅카스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기 먹기가 쉽지 않다. 길거리 여기저기에 닭이 보이지만 닭 값이 다른 고기에 비해 비싸다. 훈자인들의 전통 음식 중 동물성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라고 한다.

훈자지방에는 어디에 가나 고목으로 보이는 살구나무와 멀베리 나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해마다 이 나무들에 주렁주렁 열리는 열매는 훈자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다. 바로 이 열매들에 훈자 사람들의 장수비결이 숨어 있었다.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훈자지방은 유난히도 공기가 맑다. 여름에는 30℃를 오르내리고,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온다. 주위에는 해발 수천미터의 설산들이 바로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다.

훈자지방의 장수 비결은 ‘훈자워터’라고 한다. 일년 강수량은 50mm에 불과하다. 강수량이 적어 만년설로 뒤덮인 설산의 빙하에서 흘러내려오는 회백색의 흙탕물을 도로 옆에 도랑을 만들어 흐르게 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곳곳에 침전물인 회색빛의 모래를 퍼내어 건축 자재로 사용한다고 했다. 이물이 유일한 식수이다. 내가 훈자마을을 처음 방문했을 때 도로 여기저기에 흘러내리는 물이 하수도 물인 줄로 알았다. 빙하에서 떠내려 오는 물에 모래가 섞이고, 마을로 흘러내리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많아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곳 사람들은 생명의 원천으로 여기고 개의치 않고 마시고 있었다. 오히려 이 물을 마시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믿는다.

 

이곳에서는 90세 넘은 노인들도 놀지 않고 계단식 밭을 오르내리며 일을 한다. 밭에서 감자, 옥수수 등을 재배한다. 아침에 할머니들은 등 뒤에 망대를 메고 들로 나간다. 길을 걷다보니 할아버지들이 열심히 돌과 흙을 파내고 있었다.

놀고 있는 석회질 땅을 개간하여 채소를 심을 예정이라고 한다.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쉬어 가면서 천천히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있었다. 돈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일을 하지 않으면 병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훈자 노인들은 항상 웃으며 즐겁게 산다.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살고 있다. 노인들은 한가로이 친구들과 나무 밑에 앉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평온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낸다.

 

노인들은 대개 큰 아들이 모시지만 때로는 딸이 모시기도 한다. 노인들은 가족들과 함께 살며 존경을 받으며 권위가 있다.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에는 노인들의 의견을 따르기 때문에 노인들은 항상 만족을 느끼며 산다.

훈자인들은 그들의 어려운 환경 때문에 오히려 장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깊은 산속의 가파르고 좁은 땅에 살다 보니 먹을 것이 귀했다. 땔감이 없다보니 요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대로 아끼며 먹었다. 자연히 먹거리를 해결하기위하여 일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필자 이원종 교수는..

   
이원종 교수
이원종교수는 22년 전부터 강원도 강릉 교외의 농가주택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고 있다. 농사짓는 교수로도 유명한 이원종교수는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노스다코타주립대학교에서 식품공학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KBS 아침마당, 생로병사의 비밀, MBC 스페셜, SBS 건강스페셜 등 각종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으며, 그의 저서로는 ‘100세 건강 우연이 아니다’, ‘영혼의 식탁’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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