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수치로 자연을 정립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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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수치로 자연을 정립하기 어렵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0.04.01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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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제주지방기상청 강태진 예보관

 

강태진 예보관은 "제주도는 기상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의 경우 해발 600m 이하는 이미 아열대 기후로 변했고 이런 추세로 간다면 그 이상의 지역도 아열대 기후로 곧 변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변화의 핵심에서 환경문제의 변화를 직접 느끼는 자리에 있는 제주지방기상대 강태진 예보관은 "제주도가 태풍의 길목이고 위험기상에 가장 먼저 접하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에서 기상학적으로 제주도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강태진 예보관으로부터 최근 이상기후 현상을 보이는 제주도의 기상과 환경문제와의 연관성에 대해 들어봤다.


-기후변화 예측모델이란 무엇인지...

"환경문제의 기초적인 자료가 과거부터 누적된 기상관측 자료입니다. 기상청에서는 기상관측자료를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분석하고 어떻게 변화했는가의 과정을 데이터로 만들어 경향을 파악합니다.

또한 CO₂나 메탄가스 등의 감축계획은 환경부에서 대책을 만듭니다만, 우리 기상청에서는 대기의 역학적 현상들을 총체적인 방정식으로 풀어내는 예측모델을 활용하여 향 후 변화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상청은 예측 결과을 제공하고 타 부서에서는 이를 토대로 대책을 만드는 시스템이지요.

 예를 들어 환경문제의 경우 기온의 변화경향, 강수의 일수 및 강도 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연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바람이 강한 지역과 연별 계절별 바람의 경향을 풍력지도로 제시한다든가, 태양의 빛을 이용하는 경우도 어느 지역에 일사량이 많은지 등을 조사하여 제공하는 등 풍력발전이나 태양발전에 도움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풍력발전의 경우 평균 풍속이 4-15m가 가장 적합합니다. 바람이 너무 세도 안 되고 약해도 안 되지요"



-예보관으로서 보람이라면..

"기상예보는 적중하면 무관심 속에 지나쳐 가지만, 틀리면 원인부터 많은 항의가 들어오지요. 위험기상요소인 호우 강풍 대설 등과 뇌전 안개 등 기상예보가 적중했을 때 국민에게 사전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나 예상이 빗나갈 때 참 기상예보가 어렵구나 하고 생각하지요.

기상변화가 평균적으로 진행되면 쉽지만, 해상에서 습윤한 공기의 공급을 받아 강수대가 발달하든가 지역적인 특성이 나타나 한 지역에만 위험기상이 나타나는 등 갑자기 나타나는 기상현상를 예측하기는 맞추기가 대단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수퍼컴퓨터가 있잖습니까..

"지난 3월 29일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가 준공식을 가지면서, 올해 12월에는 이론성능이 683TFlops(초당 약 1조번 연산 가능 용량)인 슈퍼컴퓨터 3호기를 도입 설치 완료한 예정입니다만, 슈퍼컴퓨터는 그동안의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빠른 시간 안에 결과를 산출하여 활용자에게 제공하는데 있습니다.

물론 빠른 결과의 제공으로 기상청 예보관들이 분석할 시간이 많고 토의시간도 길게 하면서 예보적중률은 높아집니다. 그러나 자연을 과학적 수치로 정립 한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이것이 수치예보의 한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작년 예보적중률이 단기예보에서 90%이상, 주간예보에서 80%이상 높인 것은 획기적인 업무 향상이라고 봅니다"



-고산기상대와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는 어떤 곳입니까..

"고산기상대는 관측의 종합메카입니다. 지상관측을 비롯하여 지상에 상층까지 대기흐름을 파악하는 고층관측, 비 구름대의 이동 강도 등을 파악하는 레이더관측, 중국대륙에서 밀려오는 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황사관측, 또한 근거리에 기후변화 감시소에서는 산성비 관측, 자외선 관측 등 기후변화의 모든 요소를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서쪽에 관측이 집중된 원인은 우리나라는 편서풍지대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기류가 흐림에 따라, 고산지역은 서쪽에 해상이 위치하여 장애물이 없이 순수한 기후변화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는 마라도 남서쪽 149km 해상에 위치합니다. 여기에서는 해양관측, 환경관측, 기상관측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에서도 파고, 수온, 풍향, 풍속, 기온 등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자료를 가지고 기상예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는 유일한 기상관측 자료로 태풍감시에 유용한 자료입니다."


-태풍센터는 ...

" 태풍센터가 제주도에 설치된 목적은 태풍의 길목으로 전초기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태풍센터는 다른 나라보다 상당히 늦게 설치된 편입니다. 이곳에서는 태풍의 진로 강도 분석 등 태풍에 관한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요즘 황사에 대한 문제가 많은데.

"황사는 바람에 의하여 하늘 높이 올라간 미세한 모레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원래 어원은 흙비라고 불리다가 최근에 황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황사먼지의 주요성분은 석영 장석 운보 알루미늄 철 등이 섞여있고, 사람의 머리카락 1/7정도의 크기로 호흡기 안질환 등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황사는 몽골고원 고비사막 황토고원 등에서 유입되는데, 최근 이 지역에 지구온난화에 따른 사막지역이 확대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원인 제거를 위한 사막화 완화 등 국제교류를 통해 해결해 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사는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 멀리 미국까지도 도달하고 있습니다. 짙은 황사시 외출을 삼가하는게 좋지만, 굳이 외출시는 최소한 마스크만 착용해도 먼지 흡입량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



-기상청에서 보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은 무엇인지..

"낚시를 해 보면 새로운 열대어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수온상승으로 인해 난대성 어류가 많이 잡히는데, 달고기가 그 중 하나입니다. 제주연안에서 열대 어종이 잡히고 자리가 울릉도까지 올라갔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환경문제에 정책적 조언을 한다면..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우지역에 속하지만, 많은 비가 고이지 않고 대부분 해상으로 유출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라산의 적설일수가 최근에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겨울철 한라산에 많은 눈이 내리고 적설이 장기간 유지되면, 지하수로 침투효과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적설의 변화추세와 지하수 침투의 관계를 분석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제주섬 지역에서 깨끗한 지하수는 보고이며 후손에게 물려줄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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