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의 전략과 '겁먹은(?) 도민'
상태바
짐 로저스의 전략과 '겁먹은(?) 도민'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3.06.08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칼럼)우근민 제주도정의 착시 아닌가..

 

 

제주포럼에 참가했던 짐 로저스는 한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투자방향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하고 돌아갔다.


그의 강연내용을 다시 찾아 보면서 느낀 것은 그의 투자전략은 한마디로 세상을 꿰뚫는 전략가로서의 면모가 엿보이게 하는 많은 투자방식을 소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날 사회를 본 황영기 전 KB지주 회장은 "1백만불짜리 강연이었다"고 소개할 정도로 투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했다.

짐 로저스가 가장 강조했던 산업은 농업이었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농촌으로 돌아가 농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트랙터를 몰줄 아느냐며 농업을 전략으로 할 것을 가장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인구가 늘어나게 될 미래사회는 역시 먹을 것에 대한 문제가 가장 심각할 것이라는 혜안이었다.


그리고 버마(현재의 미얀마)와 싱가폴의 예를 들며 미얀마는 외국인 투자자를 받지 않아 50년전에는 가장 잘 사는 나라에서 지금은 가장 못사는 나라로 전락한 반면 싱가폴은 그 반대로 외국인 투자를 받아들여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됐다는 얘기도 소개했다.


이어 제주도의 경우 중국이라는 나라를 곁에 둔 행복한 곳이라며 중국에서의 투자는 물론 인재까지도 모두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이 말은 지난 3일 우근민 도지사가 월례 정례회의에서 했던 말과도 같은 얘기였다.


이날 우 지사는 "중국인들의 투자가 시작되니까 제주도민들이 제주도땅을 중국인들이 다 사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여 겁을 먹었다"고 말해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짐 로저스는 미래의 투자처로 금과 은 그리고 농업이라는 실물경제를 꼽았지만 북한의 화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은 앞으로 4-5년내에 통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 짐 로저스는 "통일이 된다면 북한이라는 나라는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화폐도 투자가치가 있다"는 설명을 함께 곁들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농업투자를 위해 가장 오염이 안된 DMZ나, 지금은 외국인투자를 받기 시작한 미얀마에도 투자하도록 권했다.


하지만 짐 로저스는 제주도에 투자하라고는 강하게 말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의 투자에 대해서는 모두 받아들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자기는 미얀마나 북한 화폐 또는 금이나 은 농업에 투자하지 제주도에 투자한다고는 말하지 않은 것이다.


돈이 되는 투자처라면 무엇이건 투자하고 있다는 짐 로저스에게 금값 변동에 대해 물었을 때 "그동안 금이 12년동안이나 내려간 적이 없기 때문에 한번은 조정을 거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오를 것"이라며 금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


짐 로저스의 투자전략은 탁월한 것이었다.


하지만 제주도로서는 잘 생각하고 추진해야 할 몇가지 부분들도 드러나 앞으로 어떤 정책으로 나타날지도 사실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도지사로서는 세계적인 투자전략가가 중국인의 투자를 모두 받아들이라고 조언했고 이 또한 제주도의 비축토지까지 대 내어주며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 온 일이기에 이같은 방식의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겁먹은(?) 도민들이 이러다가 중국인에 제주도땅을 다 빼앗기는게 아니냐고 걱정한다 해도 겁먹지 말고 짐 로저스의 조언을 받아들여 미얀마차럼 되지 말자고 말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을 중시한 제대로된 개발이 아니거나 중간에 개발을 중단할 경우 환수조치나 몰수 등 강력한 대안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조건적인 투자유치는 결국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많은 돈을 들여 투자할 때는 이익을 보려고 투자하는 것이지 손해를 감수하며 투자하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그들의 땅이 아닌 곳에 위험한 투자를 할 때에는 어떤 이득을 원하는지도 궁금한 일이다.


땅을 그들이 갖고 가겠느냐는 단순한 논리로 겁먹은 도민들의 입을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들이 미쳤다고 돈만 갖다 제주도에 주겠느냐는 것이다.

제주도의 경우 땅은 물론 호텔과 상업지 등 중국인들이 이미 하나하나 접수(구입)를 하기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초기에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강력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먼 훗날 후손들에게 고통만 남길 것이 아닌가 하여 심히 걱정스럽다.


짐 로저스는 투자전략을 얘기한 것이지 제주도의 발전을 위한 심층적인 조언을 말한 것은 아니기에 단순히 이를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짐 로저스가 제주도의 한라산과 오름 올레 등을 모두 돌아보고 제주도를 새롭게 만났다면 "환경을 위해 이익만을 위한 어떠한 투자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을 지 모른다.


앞으로는 제주도의 가치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안내자도 제대로 선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생각해 볼 일이다.


제주도민은 지금 걱정을 하는 것이지 겁을 먹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제주도정은 기억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