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명승..'영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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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명승..'영실의 눈물'
  • 강건
  • 승인 2013.07.0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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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비경/사진가 강건의 포토에세이(2)

 

영실(사진=사진가 강건)

계곡을 끼고 오르기 시작하여 기암들의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영실코스는 한라산을 오르는 가장 짧은 등반로이자 가장 아름다운 코스이다.


그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 문화재청은 지난 2011년 10월 13일 제주도 지역의 명승 자원조사에 따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에 있는 영실기암과 오백나한(명승 제 84호)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했다.

또한 최근 펴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도편’의 저자인 유홍준 교수는 제주도의 한 곳을 떼어가라면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라산 영실이라고 답하였으며 덧붙여 영실은 세계에서 가장 환상적이면서 편안한 등산길이라고 할 정도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라산 정상의 남서쪽 산허리에 독특한 모습의 기암괴석들이 하늘로 솟아 있는데 이 바위들이 영실기암이다.

그리고 이 기암들이 두르고 있는 거대한 계곡의 모습이 석가여래가 설법하던 영산(靈山)과 흡사하다하여 이곳에 영실(靈室)이라 이름이 붙었다.

과거 문헌에는 영곡(靈谷)이라 불려오기도 했는데 곡(谷)은 물이 솟아나와 내로 통하는 곳을 뜻하는 것으로 산 사이로 우묵 들어간 골짜기를 의미한다.


평소에는 폭포수가 흐르지 않다가 큰 비가 내린 후 기암절벽을 따라 흘러내리는 비폭포는 영실기암에 깃든 슬픈 전설의 주인공인 오백나한의 눈물이 아닌가 싶다.

이 오백나한이라는 명칭과 관련된 설화는 매우 슬프다. 설문대할망이 오백명의 아들을 위한 죽을 끓이다가 솥에 빠져 죽었는데 그러한 죽인 줄도 모르고 허기를 채운 아들들이 뒤늦게 그 비통한 사실을 알게 되어 슬피 울다 바위로 굳어졌다는 설화이다.


이 슬픈 이야기들이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어냈는지 아니면 눈앞에 펼쳐진 영실기암의 모습이 이와 같은 애달픈 설화를 만들어 냈는지, 오랜 세월 바람에 깍이고 닳은 바위들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비온 뒤 떨어지는 비폭포의 모습은 그들이 흘리는 눈물인양 절벽을 적시며 조용히 흐른다.
 

 

사진가 강건의 프로필

   
▲ 사진가 강건
제주의 자연에 매료되어 이민 온 사진가 강건.
홈페이지 주소: http://fiae.blog.me/

(사진가 강건 씨가 본지에 게재하는 모든 사진의 사용권은 본지 외에 사용할 경우 작가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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